늘 그렇지만 후회와 아쉬움의 지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면 뭔가 달라지겠지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새해, 새날의 ‘새’자에 들어 있는 ‘새롭다, 산뜻하다, 깨끗하다, 처음, 맑음’ 등의 뜻은 무거운 몸과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주며 ‘다시 한번 해보자’라는 도전 의지를 불러 일으킨다.
옛날부터 유림 어른들은 중요한 일이나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 사자성어로 희망을 표현해왔는데 예를 들어 ‘창간 57주년의 유교권 유일의 전국신문’인 본지의 전신인 유림월보 창간호(1969.4.30.)에서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 화두로 제시됐다.
올해의 시작을 여는 시점에서 여러 유림이 숭고한 뜻을 담은 휘호를 보내오고 있는데 지금의 유교 종단 성균관에 적합한 표현으로는 ‘근본을 바로 세우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상식이 통용되는 공정한 사회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은 ‘정본청원(正本淸源)’이 가장 어울리는 듯하다.
『한서』 「형법지」에서 유래한 이 말은 기본에 충실하며 잘못을 거울삼아 올바르게 정도로 가야 하고, 비상식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미 많은 유림과 정부, 관계부처, 이웃종단, 언론사, 국민들도 알고 있듯이 지난해 유교 종단 중앙본부인 성균관은 도덕적으로는 최고 지도부의 연이은 거짓말, 거듭된 종헌·제규정 변경, 위법·편법·불법으로 성북동 토지에 대한 불법 근저당 설정 및 자산가지 하락 등을 유도해 신뢰를 상실했고, 재정적으로는 각종 회의마다 내용이 달라질 정도로 예·결산 자료가 마음대로 조작되고 국유재산법을 어기면서까지 무리하게 받은 유림회관 보증금을 함부로 사용했으며, 이념적으로는 이단 사이비가 활개치며 선배 유림들이 꿋꿋히 지켜온 ‘마지막 자존심’ 정체성마저 무너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교 종단 수호’에 앞장서야 할 최종수 성균관장, 김기세 총무처장, 총무처 직원들이 앞장서서 위법·편법·불법을 주도하고, 재정의 파탄을 이끌어 앞으로 갚을 수도 없는 금액인 수십 억 원의 부채를 만들었으며, 전임 관장 시절까지만 해도 정부와 이웃종단 등을 상대로 목소리를 내던 유교 종단을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에 한창 뒤처지는 ‘기타 종교’로 전락시키고도 부끄러움조차 모르고 있다.
정부와 이웃종단, 언론계 등에서 ‘괜찮냐?’ ‘성균관이 요즘 왜 이러냐?’는 우려와 걱정을 전해오고, 유교지원국고예산으로 매년 운영되던 성균관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의 사업이 갑자기 예산이 덜 내려와 조기매듭되었으며, 확정된 내년 예산도 이웃종단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턱없이 적고 미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의 성균관 자산과 부채 현황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자료는 어디에서도 공개되지 않고 있고, 지난 가을의 ‘전국 향교·서원 순회간담회’에서 성균관장과 총무처장이 제시한 ‘2026년도 성균관 예산안’에 명시되었던 58억 5,870만 원이 어떠한 설명도 없이 11월의 중앙종무회의·총회에서는 갑자기 33억 9,300만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정부에서 유교 종단에 관례적으로 매년 지원하는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예산 18억여 원을 제외하면 성균관이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 예산은 15억 원 정도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부관장·임원 분담금 7억 원, 책·소식지 판매금 1.5억 원 등 최종수 관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수치가 제시됐다.
대통령부터 주요 정치인,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본인들의 잘못에 대해 솔직하게 사실을 공개하며 이해를 구해도 용납되지 쉽지 않은 현실에서 ‘부(不)정직과 위법의 대명사’ 최종수 성균관장의 올해 3월 제35대 관장 선거의 재선 도전 선언은 ‘엄이도종(掩耳盜鐘, 직역-귀를 가리고 종을 훔침, 의역-나쁜 일을 하고 남의 비난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음)’으로 소통을 거부하고 독단적인 정책을 강행하는 현재의 성균관으로는 더 이상 유교 종단의 발전적 미래가 보장되지 못함을 알리고 있다.
선배 유림들은 목에 칼이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국왕과 왕족, 고위직 인사들에 대해 잘못을 비판하고 청백(淸白)정신으로 표현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을 강조했으며,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에서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청렴하다(大貪必廉)’라며 본연의 도덕적 의무감을 부각시켰다.
수천 년을 이어온 유교 종단의 중심기관 성균관의 수장은 당연히 정직과 합법이 생명인데 지금까지 함부로 저지른 각종 위법·편법·불법만으로도 유림은 물론 정부, 이웃종단, 언론계, 일반 국민들에게 유교 종단의 지도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최근의 소위 ‘쿠팡 사태’ 등 각종 사회적 이슈에도 입을 다물며 ‘국민과 함께하지 않는 유교’를 만들어 언론사의 기사 검색을 해도 유교 종단, 성균관, 성균관장 등에 대한 내용은 거의 보이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부터라도 ‘국민과 함께하는 유교’ ‘유림과 성균관의 존재감이 통용되는 한국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정직한 이들이 앞장서고, 법과 원칙이 바로 세워진 ‘정본청원’의 공정한 유림 사회를 반드시 복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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