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림직책 사퇴확인서 사본 제출’ 조항 몰래 없애며 ‘현직 관장’ 유지한 채 재출마
- 이전까지 금지됐던 ‘버스 임차비’와 ‘최고 10만원의 여비 지급’ 등으로 참석 유도 정황
- 예전의 ‘성균관장 선출’만을 위한 총회들과 달리 ‘하자 치유를 위한 안건’ 등도 의결 처리
- 참석 통지문에 없던 ‘제2차 임시중앙종무회의’ 관련 내용도 첫 번째 의안에 포함시켜 의결
- 세 건의 의안 모두 통지문에 없던 ‘이의 제기 금지’를 갑자기 넣어 의결 처리해 유효성 논란 불가피
성균관(관장 최종수)은 3월18일 오전 11시 5분부터 2026년도 제1차 임시총회를 열고, 최종수 성균관장을 제35대 성균관장 당선인으로 선출했다.
원래 예정되었던 오전 10시 30분보다 35분가량 늦게 시작된 회의는 오전 10시 58분 기준으로 재적인원 849명 중 508명(서면의결 제출 80명 포함)이 출석하여 성원된 것으로 보고한 가운데 임시의장 박영록 성균관 상임부관장이 개회를 선언하며 시작됐다.
1호 의안 ‘2026년도 제1차 임시중앙종무회의 개최 관련 일체의 사무절차 및 의결사항 승인의 건’이 상정되고, 제안 설명에 나선 김기세 총무처장은 “중앙종무위원들에게 회의 개최를 통보하였으나 ㈜유교신문사 이상호와 설균태 고문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제35대 성균관장 선거는 불법 및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고, 설균태 고문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선거절차중지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런데 어제 3월17일 저녁 6시에 기각되었음을 통보받아 선거가 가능하게 됐다. 또한 지난 3월3일에 제2차 임시중앙종무회의를 개최하여 2026년도 제1차 임시중앙종무회의 개최를 위한 문서발송 등 일체의 사무처리 결과가 회의 개최 및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문제가 전혀 없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결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회의의 결과를 가지고 향후에 또다시 선거의 공정성 문제나 무효 주장으로 인한 유림의 분열을 사전 예방하고자 오늘 회의에서 지난 2026년도 제1차 임시중앙종무회의와 2026년도 제2차 임시중앙종무회의에서 의결한 모든 사항이 유효한 의결이었음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임시의장은 “참석자 436명 중 436명이 찬성하고, 서면의결서 제출자 90명 중 90명의 찬성을 포함해 526명이 찬성했다. 반대 0명, 기권 0명이다. 이로써 본 안건은 가결됐다”고 말한 후에 앞에서는 전혀 말하지 않았던 새로운 내용인 “따라서 향후 이 절차와 관련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결의하고자 한다. 이의 없느냐?”고 다시 물었고, “예”라는 대답들이 나오자 의결을 선포했다.
그런데 성균관이 지난 2월26일자로 작성해 총회 대의원들에게 발송한 소집통지 공문에 명시된 1호 의안은 사진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2026년도 제1차 임시중앙종무회의 개최 관련 일체의 사무절차 및 의결사항 승인의 건’만 해당되고, 3월3일의 2026년도 제2차 임시중앙종무회의에 관한 내용은 전혀 적혀 있지도 않았는데도 김기세 총무처장은 제안 설명에 무단으로 넣고, 임시의장인 박영록 상임부관장은 이를 의결함으로써 지난 회의들에 이어 이번에도 종헌 제29조(소집통지) ‘총회는 회의 개시 14일 전에 안건, 일시, 장소를 명시하여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를 정면으로 위반하며, 미리 통지하지도 않았고 현장에서 수정안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주최 측의 마음대로 의안 내용이 바뀌며 통과된 것으로 처리됐다.
임시의장이 의결 선포에 앞서 “향후 이 절차와 관련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결의하고자 한다”고 언급한 부분도 지금까지 어떠한 유림관련 회의에서도 보지 못했던 이색적인 형태의 회의 진행 모습으로서, 마치 과거 일제강점기나 군부독재 시절의 악습처럼 누구라도 개인적인 생각이나 판단,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당장 대한민국 헌법 제1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와 헌법 제37조 1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등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호 의안 ‘2025년도 제1차 임시총회(25.3.27) 의결사항에 대한 유효의결 확인의 건’이 상정되고, 제안 설명에 나선 김기세 총무처장은 “성균관은 작년 2025년 3월27일 개최한 제1차 임시총회에서 첫째 2024년도 주요 업무 실적 보고, 둘째 2024년도 세입·세출 결산 승인, 셋째 종헌 개정안 승인, 넷째 성균관 현안사항 보고 등 네 건의 안건을 상정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체 대의원 812명 중 출석 137명, 서면결의 343명 등 총 480명이 참석하여 회의 정족수를 충족한 것으로 확인했다... 제1호 안건은 전원 동의로 가결되었고, 제2호 안건은... 이상호 (유교신문사 대표)를 제외한 모든 대의원은 성균관 감사 보고서를 채택하여 원안 가결했다... 이상호 (유교신문사 대표)는 2024년도 결산 감사와 관련해 복식부기에 의한 제무제표가 없으며 결산보고와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모든 대의원이 알다시피 성균관은 단식부기에 통해 예산을 집행하고...왔으나 최종수 관장 취임 이후에는 복식부기를 통해 회계사의 결산 감사를 받은 후 정부의 최종 승인을 얻도록 하여 총무처의 예산 집행을 스스로 엄격히 통제해 왔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김기세 총무처장의 보고 내용 중 ‘회계사의 결산 감사를 받은 후 정부의 최종 승인을 얻도록 한다’는 것은 성균관의 3대 회계(①성균관 일반회계 ②유림회관 특별회계 ③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회계) 중 보통 세 번째인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 회계에 해당하고,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단장 조장연)이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 및 증빙 승인을 거쳐 유교지원국고사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에 승인 요청을 했던 것은 성균관이 자발적으로 했던 것이 아니라 국고사업에 대한 횡령, 부당 지출 등의 문제가 이웃 종단을 포함한 제반 사회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적발되어 온 흐름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타의적인 행위였으며, 이전의 손진우 제33대 성균관장 등의 시절에도 이미 시행되던 제도였다.
30년 기부 채납을 통해 국가로 소유권이 넘어간 성균관 유림회관의 관리청인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이 유교 종단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당장은 직접 관리하지 않고, 성균관 총무처에 관리위탁을 맡기면서 운영되는 유림회관 특별회계도 문체부 종무실이 담당하는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의 회계처럼 외부 회계법인의 엄격한 감사를 거친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알려진 바가 전혀 없으며, 김기세 총무처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지적사항이 없어야 할 텐데 국가유산청은 최근인 ‘2024년 결산승인 자료’에서 ①퇴직금 외부 적립 필요 ②4대 보험 단위사업소 분리 필요 ③미수납 수입액 관리 철저 ④임차보증금 관리 철저 ⑤보증금 예치에 따른 이자금액의 수입액 산정 필요 ⑥사업비 통장 수입지출 적요 기입 관리 철저 ⑦가스료 등 공공요금 연체 가산금 관리 필요 등 다수의 집행개선사항을 제시했다.
매년 문체부의 엄격한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 유교문화활성화사업단에서 만약에 이렇게 많은 지적사항이 있었다면 당장 책임 추궁은 물론 그해 중간마다 지급되는 사업비와 다음 해부터의 사업비도 반드시 지급 중단이나 삭감이 되었을 것인데 특별한 보조금 감소 없이 그냥 넘어갔다는 것 자체가 특혜이고, 일반적인 공무원 사회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라는 것이 공직생활을 오랫동안 경험한 유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제3호 안건인 종헌 일부 개정안은 해석상 문제가 있거나 조문체계에 맞지 않는 문구를 정리하여 분쟁의 소지를 없애고, 성균관 위상과 유교 사상에 반하는 행위자에 대한 출입을 막고자 개정을 추진하였다”고 설명을 이어간 김기세 총무처장은 특히 “중앙종무위원에서 ㈜유교신문사 사장을 삭제하였으며... 총회 대의원에서 한국서원연합회와 ㈜유교신문사 사장을 삭제했다”고 밝히며 그동안 최종수 성균관장과 김기세 총무처장의 각종 위법·편법·불법 행위들에 대해 오랜 유림생활을 해왔던 유교인으로서의 양심과 언론인으로서의 직업 의식을 바탕으로 지적하고 보도했던 이상호 유교신문 대표만을 콕 찍어서 축출시키기 위한 의도였음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당시 회의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본지 기사 「성균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2025년도 제1차 임시총회 개최」 http://www.cfnews.kr/news/view.php?no=95885 참조).
이상호 유교신문 대표가 중앙종무위원과 총회 대의원 등의 권리를 강제로 빼앗긴 것에 대해 법원에 지위보전가처분을 신청한 것과 관련해서도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 제27조 1항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김기세 총무처장은 거듭해서 마치 이상호 대표가 악의적인 것처럼 발언을 이어갔고, 이상호 대표가 어제인 3월17일에 담당 변호사를 통해 재판부에 추가답변서를 제출했는데도 “와... 오늘까지 아직까지 답이 안 왔다. 아마 오늘까지 판사의 판단이 안 온 걸로 봐서는 당연히 기각됐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담당 변호사로부터 이미 연락을 받았을 내용을 뻔한 거짓말로 참석한 대의원들을 속이고, 이상호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
거듭해서 김기세 총무처장은 “첫째, 2025년 3월27일 제1차 임시총회 당시 개의 정족수를 충족하였고 둘째, 의결 정족수도 모두 충족하였으며 셋째, 이날 결정한 모든 안건들은 이미 보고드린 바와 같이 누가 보아도 명백하게 적법한 절차를 거쳐 통상의 의결 절차에 따라 동의·재청을 통해 가결 처리되었고, 이 의결방식에 대해 모든 대의원은 이의가 없었으며, 지금도 없으므로 2025년 3월27일 제1차 임시총회의 모든 안건은 유효한 결의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면 이상호가 벌이는 모든 건들은 다 승소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다시 한번 이 안건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임시의장인 박영록 상임부관장은 “참석자 436명 중 436명이 찬성하고, 서면의결서 제출자 90명 중 90명의 찬성을 포함해 526명이 찬성했다. 반대 0명, 기권 0명이다”고 발언한 뒤 앞서와 마찬가지로 회의 통지서에 전혀 나와 있지 않는 내용인 “향후 이와 관련하여 어떠한 민·형사상의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결의하고자 한다”를 추가해 “이의가 없으시냐?”고 물었고, “예”라는 대답 속에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했다.
3호 의안 ‘제35대 성균관장 선출의 건’이 상정된 후 사회자가 오전 11시 29분 기준으로 참석 470명, 위임 90명 등 560명이 출석했다고 알렸고, 임시의장은 “선거 과정과 결과에 대한 승복 및 부제소(不提訴) 결의안을 안건으로...”라며 말을 중간에 마친 후에 총무처장에게 설명을 맡겼는데 이번 총회를 앞두고 대의원들에게 발송된 통지서에 전혀 나오지 않는 내용인 ‘선거 과정과 결과에 대한 승복 및 부제소(不提訴) 결의안’은 이날 회의에서 의결된 세 건 중에서 가장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
김기세 총무처장은 “이렇게 형식을 갖추지 않으면 또 형식이 잘못됐다고 소송을 걸고 하니 이렇게 하나하나 해나간다... 오늘 선거를 실시하고, 자세한 내용은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고드리겠다. 다만 성균관장 선거 때마다... 소송으로 이어지는 악습을 반복해 왔다... 이번 선거 과정과 결과에 무조건 승복하고, 향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 결의를 안건으로 상정해 줄 것을 긴급 동의한다”고 제안 설명했다.
임시의장이 이미 세 번째 안건을 상정하고, 통지서에 명시되지 않은 이상한 내용을 덧붙이면 정상적인 회의를 위해서는 총무처장이 이것을 말리고 자제시켜야 할 텐데 이날 전개된 모습들은 임시의장인 박영록 상임부관장과 김기세 총무처장이 미리 계획하고 들어온 과정으로 확실하게 드러났다.
김기세 총무처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임시의장은 의안으로 상정한 후에 토의를 생략한 채 이의를 묻고, 찬성하는 이들이 손을 들게 했으나 숫자를 헤아리는 과정을 포기하고 “참석자 470명 중 470명이 찬성하고, 서면의결서 제출자 90명 중 90명의 찬성을 포함해 560명이 찬성했다.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부제소 합의가 이뤄졌음을 확인한다. 이로써 우리는 성숙한 자세로 이번 선거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누구라도, 어떠한 명목으로도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특별결의했다”며 가결되었음을 선포했다.
선거 사무 진행으로 이어지며, 낮 12시경에 등장한 박철수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 관리 사무 시작을 선언했고 투표가 시작됨과 동시에 오후 2시 개표 종료 및 당선인 발표 등의 과정도 잠시 설명되었다.
오후 2시를 약간 지난 시간에 사회자는 정족수와 관련하여 다시 “참석 및 투표 인원은 644명이고, 위임장을 제출한 90명 중 26명이 참석해 위임장 제출자는 64명으로 줄어들었으며, (총회 참석자는) 총 780명으로 보고 드린다”고 설명했으나 644+64=708명이므로 사회자는 실제 인원보다 72명이나 많게 보고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김기세 총무처장은 “849명이 대의원 정원인데 644명이 투표를 했으므로 75.9%가 투표했다”고 덧붙였고, 박철수 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참석자 644명 중 찬성 613명, 반대 26명, 무효 5명으로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였기에 당선되었음을 선언한다”고 선포하며 최종수 현직 성균관장에게 제35대 성균관장 당선증을 수여했다.
이날의 회의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해되지 않고, 기존의 유림단체 회의 과정과도 너무 다른 점들이 많았다.
첫째, 지금까지 성균관장 선출을 위한 총회는 다른 안건 없이 곧바로 선출 절차만을 진행했으나 이번에는 성균관이 만든 하자를 치유하기 위한 안건과 소송이 제기된 내용에 대응하기 위한 안건이 추가되며 마치 ‘문제 해결이 우선시 되는 모습’이었다.
둘째, 총회 소집을 위한 통지문에 없던 ‘제2차 임시중앙종무회의’ 관련 내용도 첫 번째 의안에 포함시켜 의결하고, 세 건의 의안 모두 통지문에 없던 ‘이의 제기 금지’를 갑자기 넣어 의결 처리해 의결된 안건 모두에 대한 유효성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셋째,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은 사회구성원들의 가장 중요한 공통약속인 헌법을 준수해야하는데 이날 회의에서 언급되거나 의결된 내용들은 헌법 제1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제37조 1항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제27조 1항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이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들은 완전히 무시하고, 이웃종단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모습을 예고도 없이 선보임으로써 유교 종단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음을 만천하에 공표한 괴상한 모습이었다.
넷째, 임시의장인 박영록 상임부관장과 김기세 총무처장 등 회의 진행 관계자들 모두가 조만간 개최되는 예정인 삼성전자 주주총회나 이런 절차들을 제대로 하는 향교의 유림총회 등에 참석해 ‘회의를 어떻게 해야 올바르게 진행하는 것인가?’에 대해 배워올 필요가 있을 정도로 정상적인 회의 절차나 규정을 어긴 점들이 다수였다. 지난 3년간의 각종 회의마다 절차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경우가 거의 없었던 점을 이미 유림들이 알고 있을 정도로 지금의 성균관 집행부는 회의에서 늘 문제점을 노출시켜 왔으니 여기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다섯째, 제안 설명을 했던 김기세 총무처장은 행정실무자로서의 객관적인 사실을 대의원들에게 설명하면 그만인데 자꾸 주관적인 의견과 표현까지 넣고 심지어 거짓말까지 거듭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적인 회의 진행자답게 상대를 지칭하는 표현에서 적어도 직위나 직함, 또는 씨(氏)라는 정도는 언급해야 텐데 습관적으로 마치 상대를 대단히 비하하는 듯한 어투는 물론 이름 뒤에 아무 것도 붙이지 않는 막말과 같은 발언을 계속함으로써 스스로의 품격은 물론 성균관 총무처장에 대한 신뢰와 수준 평가까지 함께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잘못된 모습을 회의가 거듭될수록 반복·심화하고 있다. 이날 회의의 모습은 차마 외부인들에게 보이기가 매우 부끄러울 정도였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 ‘차기 성균관장 선출’이라는 과정을 끝낸 후에도 숙제는 여전히 남았다.
오랫동안 유림생활과 성균관 출입을 해온 이들이 “이런 경우들은 처음 본다”면서 고개를 흔든 경우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이전까지 금지했던 버스 임차비를 선관위가 부담하고, 지난 2020년의 제33대 성균관장 선거부터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여비 지급액이 이번에는 1인당 최대 10만 원까지로 증가하여 그렇지 않아도 최종수 현직 성균관장에게 지나치게 우호적인 인사들이 많다는 평가를 받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거듭됐다.
“왜 이번에는 최종수 성균관장이 사퇴하지 않고 재출마하느냐?”는 질문에서 시작된 원인 파악의 결과 2023년 4월1일 임기 시작 후 두 달도 되지 않은 2023년 5월31일 개최된 성균관 임시총회와 임시중앙종무회의에서 그동안 유림사회의 오랜 관행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여겨졌던 ‘현직 유림지도자의 성균관장 출마시 유림직책 사퇴확인서 사본 제출’ 사항이 제대로 된 설명이나 보고도 없이 몰래 삭제된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나며 선배유림들이 분쟁 예방과 공정한 경쟁을 위해 오랜 기간 숙고와 논의하여 만든 결과물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종헌과 성균관장 선출규정 등의 제규정을 가장 앞장서서 지키고, 그렇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는 위치가 성균관장과 성균관 총무처인데 이번 선거 과정에서 최종수 성균관장과 김기세 총무처장, 성균관 총무처가 종헌과 성균관장 선출규정 등의 제규정을 고의나 실수로 위반한 바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 만한 이들도 알고 정부, 정치권, 이웃종단, 언론계, 사회 단체들에도 알려져서 “성균관은 아직도 그렇게 해도 되느냐?”는 반문의 질문을 받게 되는데 지키지 않을 법을 왜 만들었고, 이렇게 중앙에서 어기면 어떻게 향후에 유교 종단을 바르게 이끌어나갈 지에 대한 우려와 걱정도 유림 사이에서 크게 대두되어 있다.
그 외에 전체 132명의 성균관 임원으로 총회 대의원이 되어 성균관장 선거 투표권을 가지게 된 이들 중에서 무려 33명이나 제주도 지역의 유림들이 포함되어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전국동시지방 선거 등 일반적인 선거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유교 종단에 벌어진 셈이며, 사전에 아무런 논의의 과정이나 예고도 없이 갑자기 ‘선거 기탁금 2억 원’과 ‘20%의 기탁금을 사전에 내며 예비후보로 등록해야 선거인 명부 열람권 제공’, 성균관 직원들의 노골적인 관장 선거 개입 등의 문제들도 당사자들이 아무리 부인하더라도 이미 많은 이들이 직접 보고 들은 바이니 마냥 방치할 수만은 없는 상태이다.
성균관과 성균관장선거관리위원회는 어제인 3월17일 저녁에 전국 대의원들에게 발송한 문자메세지에서 ‘선거가 성균관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고, 신명나는 축제가 되길 희망한다’고 표현했으나 그런 내용을 보낸 이들이 이번 선거에서 보인 모습들이 너무 뚜렷하게 각인되어 과연 그게 가능할 지도 의문이다.
유교 종단과 성균관은 특정 개인의 것도 아니고, 어떤 세력이 마음대로 해서도 안 되는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선거를 이긴 측에서는 지금쯤 즐거운 파티라도 하면서 기쁨을 만끽하고 있겠으나 이번 선거를 통해 회의감과 무력감, 유교 종단의 수준을 체득한 상당수는 더 이상 유교 종단과 성균관에 대한 기대와 협력조차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으니 최종수 제35대 성균관장 당선인이 당선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언급한 “개인의 승리만이 아니라 모두의 승리다”라는 말은 전부가 아닌 특정인들에게만 통하는 표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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