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는가? [전문가칼럼]

  • 등록 2026.07.23 11: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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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개정안의 명암과 해외 비교법적 시사점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법조계의 논쟁이 뜨겁다. 개정안의 핵심은 형사소송법 제196조를 삭제하여 검사의 수사 권한을 원칙적으로 제거하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만을 남기는 것이다.

 

수사와 기소의 실질적 분리라는 오랜 개혁 과제를 완성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형사소송법 TF는 이를 “검찰개혁 2단계 입법”으로 규정하며, 2021년 수사권 조정 이후 미완으로 남아 있던 수사·기소 분리를 제도적으로 완결짓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행정부 내에서 수사권 및 소추권의 구체적인 조정·배분은 헌법사항이 아닌 입법사항”임을 반복적으로 확인한 바 있어(헌법재판소 2023. 3. 23. 선고 2022헌라4 결정), 이번 개정안이 위헌 논란을 피해갈 헌법적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개정안의 장점은 분명하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 검사는 경찰 송치 이후에도 직접 피의자를 조사하고 압수수색을 실시할 수 있어,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이 사실상 형해화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경찰청 직무대행이 밝힌 바와 같이 전체 사건의 89%가 이미 경찰 수사로 처리되고 있는 현실에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는 예외적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수사나 별건 수사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해 왔다.

 

개정안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차단하는 동시에, 보완수사요구권을 실질화하여 검사가 보완수사의 대상·방법·기한을 문서로 명시하고 경찰이 원칙적으로 1개월 내에 이를 이행하도록 의무화하였다. 나아가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요구에 불응할 경우 담당 수사관 교체 및 수사관서 변경 지정을 가능하게 한 점도 제도적 실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심야조사 금지, 반복소환 제한, 피의자 휴식권 보장 등을 형사소송법에 직접 명문화하려는 것은 그간 훈령과 내부규정에 머물렀던 피의자 인권 보호를 법률 차원으로 격상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피해자 측면에서도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확대, 수사 진행상황 통지 강화, 기록 열람권 확대 등 절차적 권리를 보강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려도 만만치 않다. 법무부 장관조차 “현재 경찰 송치 사건 중 검찰이 직접 손보는 비율이 약 45%”라고 밝힌 상황에서,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 경찰의 부실·편파 수사를 실효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에 불응하더라도 검사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은 담당 수사관 교체 요구에 그치며, ‘정당한 이유’라는 불확정 개념이 실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광주광산경찰서 증거인멸 가담 사건이나 이른바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경찰 내부의 유착이나 증거 인멸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검사가 직접 개입하지 못한다면 사건이 그대로 묻힐 위험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성범죄·아동학대·경제범죄 등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인 사건에서 검찰 단계의 재검토 기회가 사라지면, 결국 법률 조력을 받기 어려운 서민 피해자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살인 등 특정강력범죄, 성폭력범죄, 아동·장애인·노인 학대, 보이스피싱 등 민생범죄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허용하는 별도 법안을 발의하기도 하였다. 또한 검찰과 경찰 사이에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해외 사례는 이 논쟁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프랑스는 검사가 직접 수사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경찰 수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모델로 자주 거론된다. 프랑스의 검사(Procureur de la République)는 수사판사(juge d'instruction) 제도와 함께 사법경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며, 광역공소청(Parquet général) 단위에서 경찰관에 대한 징계 요구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특히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경찰관의 사법경찰 자격 자체를 박탈하는 강력한 제재 수단이 법제화되어 있어, 검사의 요구권이 단순한 권고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우리 개정안이 ‘수사관 교체 요구’에 그치는 것과 대비된다. 프랑스 모델이 시사하는 바는, 검사의 직접 수사권 없이도 경찰 수사를 통제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제재 수단이 법률에 명확히 규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경우는 다소 다른 맥락에서 참고할 수 있다. 미국은 연방과 주(州) 차원 모두에서 검사(District Attorney, U.S. Attorney)가 수사기관인 경찰·FBI 등과 협력하되 원칙적으로 직접 수사를 수행하지 않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대신 검사는 기소 여부 결정권을 통해 경찰 수사의 질을 간접적으로 통제한다.

 

일부 주에서는 경찰관의 기소 성공률, 증거 수집의 적법성 준수 여부 등을 경찰관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검사의 요구에 부응하는 수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들어 두고 있다. 이는 법적 강제보다 제도적 유인을 통해 검·경 협력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우리 개정안이 ‘요구-불응-교체’라는 대립적 구조에 치우쳐 있는 것과 대조된다. 미국 모델이 주는 교훈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려면 두 기관 사이의 협력 문화와 상호 평가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개정안의 성패는 보완수사요구권의 실질화에 달려 있다. 프랑스처럼 경찰의 사법경찰 자격 박탈이라는 강력한 제재 수단을 도입하거나, 미국처럼 기소 성과를 경찰 인사평가에 연동하는 협력적 유인 구조를 설계하는 등 해외 사례를 참조한 정밀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 단순히 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폐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사권 조정의 완성이라는 명분과 피해자 보호의 공백이라는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민주당이 예고한 공청회를 통한 충분한 의견 수렴과 함께 경찰 수사에 대한 외부 통제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이번 입법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 이 칼럼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정안의 방향을 분석한 것으로, 최종 입법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동률 변호사 (법무법인 초원 파트너 변호사) desk@cf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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