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 수지구에서 13개 공동주택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상일 시장이 조합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 지연 요인과 주민 부담을 점검했다. 6개 단지는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고, 이 가운데 2곳은 이주를 마치고 오는 11월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 시장은 13일 수지구청 대회의실에서 수지구 내 10개 리모델링주택조합의 조합장과 임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시는 간담회에 앞서 조합별 건의사항을 받아 법령과 행정절차, 지원 가능 여부를 검토했다. 현장에서 답변할 수 있는 사안은 관련 부서가 검토 결과를 설명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경기도와 국토교통부 등에 건의하기로 했다.
현재 수지구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는 수지초입마을, 수지보원, 수지동부, 성복역리버파크, 수지한국, 수지뜨리에체, 신정마을9단지, 현대성우8단지, 수지현대, 광교상현마을현대, 수지삼성1차, 서원마을현대홈타운, 수지풍산 등 13곳이다.
수지초입마을과 수지보원, 수지동부, 수지한국, 성복역리버파크, 수지뜨리에체 등 6곳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수지초입마을과 수지보원은 이주를 마치고 오는 11월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수지동부와 성복역리버파크, 수지한국, 수지뜨리에체 등 4곳도 사업 진행 상황에 맞춰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이주할 예정이다. 나머지 7개 단지는 조합별 일정에 따라 안전진단과 심의, 사업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시는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대규모 이주가 수지구와 인접한 분당 일대 전세시장에 미칠 영향도 살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수지초입마을에서는 1,626세대가 이주를 마쳤다. 향후 승인 단지들의 이주가 잇따르면 전·월세 수요가 단기간에 몰릴 수 있어 단지별 일정을 조정하고 시장 동향을 지속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지구는 지난해에도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공급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다. 승인된 6개 단지의 사업자료를 합산하면 기존 4,300여 세대가 4,800여 세대로 늘어나는 수준이다. 전체 이주 규모와 비교하면 순증 물량은 500세대 안팎으로, 리모델링은 신규 주택 공급보다 노후 주거환경 개선에 무게가 실린다.
대규모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는 조합원 분담금과도 연결된다. 수지초입마을은 전용면적 59㎡ 주택을 약 77㎡로 늘리는 조건으로 조합원당 분담금을 3억 5,000만 원 수준으로 정했다. 공사비는 3.3㎡당 715만 원으로 확정됐다.
수지초입마을은 기존 1,620여 세대에서 리모델링 후 1,713세대로 늘어날 예정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93세대에 그쳐 재건축보다 분양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다. 공사비나 금융비용이 오르면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지고 사업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시장이 조합의 요구를 직접 듣고 지원책 검토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인허가 속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비와 학교 배정, 갈등 조정, 이주 대책을 함께 다뤄야 리모델링 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합 측은 이날 사업비 지원을 위한 기금 조성과 준공 후 학교 배정 문제 해소, 정비사업 갈등조정제도 운영을 요구했다. 통합심의를 통한 인허가 기간 단축과 재건축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건축심의 기준 마련도 건의했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은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주택법의 적용을 받는다. 도시정비법에 근거한 정비기금을 리모델링 사업에 그대로 지원하기 어려워 별도의 법적 근거나 조례 정비가 필요한지 검토해야 한다.
수직증축 리모델링도 조합설립 이후 안전진단과 건축심의, 사업계획 승인 과정에서 전문기관의 안전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조합들은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중복 절차를 줄일 수 있도록 심의와 검토 체계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주택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시는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사업 초기 단계의 사전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수지구 15곳을 포함한 용인 지역 정비사업 현장 23곳을 직접 점검해 조합 운영과 인허가, 시공사 협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요인을 확인했다.
이 같은 행정지원은 실제 사업계획 승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복역리버파크는 지난 1월 용인에서 다섯 번째로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기존 702세대에서 805세대로 103세대 늘어나며, 주차면은 1,075대로 확대된다.
수지뜨리에체도 지난 2월 여섯 번째로 승인을 받았다. 기존 430세대에서 494세대로 64세대 늘어나고 주차면은 669대로 확대될 예정이다. 증가한 세대는 향후 일반분양으로 공급한다.
한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과 비교해 리모델링 단지가 불리하지 않도록 건축심의 기준을 적용하고 사전 컨설팅을 확대해 달라”며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시가 경기도와 국토교통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선 8기 출범 전부터 이상일 시장이 조합 관계자들과 만나 행정지원을 약속했고, 지난 4년 동안 여러 단지가 사업계획 승인을 받아 착공을 준비할 정도로 진전됐다”며 후속 지원을 요청했다.
이 시장은 “사전 컨설팅이 필요하다고 보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법령이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현장의 의견을 모아 관계 기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범위 안에서 용인시가 리모델링과 관련한 선도적인 지원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주민들이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조합과 계속 소통하고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