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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의 '술 소비' 자료에서 대한민국은 네덜란드와 공동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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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우리가 최고일 것이다'라는 예상과 달리 세계 1위의 술 소비국은 유럽의 라트비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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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는 밀주가 상당히 성행하는 시기가 있었다(1949년 5월 20일자 <평화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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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매년 3조원 이상의 세금 납부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출처-지표누리 e-나라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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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밝이술 등 우리의 전통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들이 존재하고 있다(출처-한국민속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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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후원유연(後苑遊宴)> 등에서 전통주와 함께한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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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농업회사법인 오연가 대표
1. 일반적인 OECD 통계 항목 순위보다 한창 뒤떨어진(?) 한국의 ‘술 소비’
지난 1961년 9월30일 설립되어 ‘개방된 시장경제’ ‘다원적 민주주의’ ‘인권존중’이라는 3대 가치를 공유하는 38개국(오스트리아·벨기에·캐나다·덴마크·프랑스·독일·그리스·아이슬란드·아일랜드·이탈리아·룩셈부르크·네덜란드·노르웨이·포르투갈·스페인·스웨덴·스위스·터키·영국·미국·일본·핀란드·호주·뉴질랜드·멕시코·체코·헝가리(1996), 폴란드(1996), 한국(1996), 슬로바키아(2000), 칠레(2010), 슬로베니아(2010), 에스토니아(2010), 이스라엘(2010), 라트비아(2016), 리투아니아(2018), 콜롬비아(2020), 코스타리카(2021))으로 구성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의 각종 자료는 홈페이지(https://www.oecd.org)에서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세계인이 애용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세계적인 추세를 비교, 분석하기 위해 여러 항목이 종종 인용되는데 ‘Alcohol consumption(술 소비)’ 항목을 검색하면 ‘15세 이상 1인당 순수 알코올의 연간 판매량(리터)’으로 표시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각 나라의 상황에 따라 높은 주세(酒稅)를 피하기 위해 불법 제조가 성행하기도 하고, 일부 생산량은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눈속임 과정을 거치므로 누락되는 경우도 있겠으나 그래도 공통가치로 지향하는 목록에서 짐작하듯 이들 국가의 데이터는 ‘비교적 믿을만한 수치’로 광범위하게 인정된다.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는 한국인의 특성상 ‘당연히 이것도 압도적인 1등이겠지!’라고 장담해왔던 분들이 보시면 안타깝게도 ‘대한민국(Korea)’은 1위 라트비아(11.7리터), 2위 오스트리아(11.3리터), 3위 체코(11.2리터), 4위 스페인(11.1리터), 5위 리투아니아(11리터), 6위 에스토니아(10.9리터), 7위 프랑스(10.4리터), 8위 헝가리(10.3리터), 9위 폴란드(10리터), 10위 아일랜드(9.9리터), 11위 슬로베니아(9.7리터), 12위 슬로바키아공화국(9.4리터), 공동 13위 영국·덴마크(9.3리터), 15위 뉴질랜드(8.2리터), 16위 스위스(8리터)에 이어 7.8리터로 네덜란드와 함께 공동 17위를 기록하고 있고, 그 뒤를 19위 아이슬란드(7.7리터), 공동 20위 핀란드·스웨덴(7.4리터), 22위 일본(6.7리터), 23위 노르웨이(6.4리터), 24위 멕시코(6리터), 25위 코스타리카(3.4리터), 26위 튀르키예(1.7리터) 등이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교부 자료(https://overseas.mofa.go.kr/lv-ko/brd/m_21761/view.do?seq=45)에 의하면 2024년 현재 185.3만 명의 인구를 가진 라트비아(Republic of Latvia)가 7.8리터를 기록한 우리나라에 비해 무려 3.9리터가 더 많다고 하니 ‘도대체 저 나라 사람들은 왜 저렇게 술을 많이 마시는지’ 궁금하고, 한국인들이 의외로 세계인들에 비해 술을 적게 마신다는 것이 흥미롭다.
2. 감소하는 대한민국 술 소비량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당시 사회생활을 했던 이들의 기억에도 생생하듯 소위 ‘허구(許久, 세월 따위가 매우 오래됨)한 날 술을 마신다’는 표현이 일반적일 정도로 단체 회식은 물론 각종 모임이나 개인간의 교류가 매우 활발하여 연일 언론에서는 ‘한국인 1인당 술 소비량 세계 최고 수준(<의학신문> 2001년 12월18일)’ 등의 기사가 이어졌는데 2010년대에는 ‘한국인 '술' 소비량 7년 연속 감소…'와인'만 소폭 상승(<아이뉴스24> 2015년 4월22일)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술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음이 여러 지표에서 확인됐다.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은 사회학자 등 전문가들의 영역이겠으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당시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리나라 음주는 식당 등 외부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술을 권하는 문화로 인해 버리는 술 양이 상당한 반면 유럽에서는 가정에서 음주가 주로 이루어져 버리는 술이 거의 없다. 버리는 술에 대한 실증 연구가 부족하지만 약 10%라고 가정할 경우 우리나라의 음주량은 OECD나 WHO(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하는 수치보다도 더 낮을 것이다”고 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단체 회식 등의 모임이 이전에 비해 줄어들고, 다음 날 새벽까지 3, 4차로 이어지던 릴레이 음주 문화가 크게 감소한 결과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가 지난 2019년 겨울에 발생해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COVID-19) 펜데믹(pandemic)으로 인해 약 2년여의 기간 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단체 모임을 전면 금지시키게 되자 단체 음주는 아예 통계 작성이 어려울 정도로 급감하고, 대신 혼술(혼자 마시는 술, 독작(獨酌))이 급속하게 확산되어 이제는 보편적인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 9월에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광역시 서구)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아 공개한 ‘최근 5년간 주류품목별 반출량 및 수입량’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 성인 1명당 평균 주류 소비량은 소주 52.9병, 맥주 82.8병이었고 그 외 막걸리, 위스키, 혼성주 리큐르, 청주 등도 대부분 감소하고 와인, 보드카 등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술을 좋아하고 즐기는 이들이 많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과음(過飮) 대신 음미(吟味)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3. 명절 전통주(傳統酒)의 변화 양상
평소에 가장 즐기던 막걸리 대신 새해가 되는 설날(음력 1월1일)에는 질병과 나쁜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소주(燒酒)를 마셨던 우리 조상들은 첫 정월 대보름인 음력 1월15일이 되면 부럼을 깨물거나 더위를 파는 행위 외에도 ‘귀밝이술’이라고 하여 ‘귀가 밝아지고 한 해 동안 좋은 소식을 듣는다’는 의미를 담아 주로 청주(淸酒) 계통의 술을 어린아이에게도 권하여 원래는 입술만 갖다 대는 것이었으나 짓궂은 어른들(특히 남성 어른)이 알콜 성분을 접해보지 않은 어린아이가 마시게 하여 나중에 이를 알게 된 할머니, 어머니의 원망과 걱정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으며,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한 이들 중에는 갑자기 기절해서 병원까지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도 있다.
설과 함께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추석은 한 해의 농사지은 작물들이 풍성하고, 시원한 바람이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데다가 오랜만에 마음의 여유들이 넘치다 보니 과음하는 분위기가 꽤 오랫동안 지속됐는데 예전의 TV 뉴스나 신문 보도를 보면 유독 추석 명절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음주 문화의 실태나 세계적인 음주량을 부각하는 내용들이 많았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부터의 경험을 되돌아보더라도 옛날에는 명절 당일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친척집을 여러 곳 돌면서 함께 차례를 지내며 음식을 나눠 먹고, 차례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동네 어른이나 친구를 비롯한 지인들과의 모임을 연속해서 가지다 보니 ‘술을 할 줄 아는 이’는 저녁 무렵이 되면 평소의 몇 배에 이르는 주량을 마신 셈이 되어서 인사불성(人事不省, 제 몸에 벌어지는 일을 모를 만큼 정신을 잃은 상태)이 되곤 했다.
게다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98년 올림픽을 전후로 우리나라 경제가 발달하고, 1993년 5월 처음 출간된 유홍준 영남대 교수(현재 국립중앙박물관장)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열풍 등이 이어지며 ‘전통술, 추석 때 큰 인기... 값 저렴, 명절 분위기 편승(<한국경제신문> 1993년 10월6일)’ 기사에서 ‘문배주, 안동소주 등 전통주들은 수요가 밀려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고 보도될 정도로 인기가 치솟으며 전통주에 대한 수요도 폭증했다.
하지만 점점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 속에서 친척집을 함께 가서 차례를 지내는 분위기가 줄어들다가 결정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서로를 위해, 서로가 만나지 않는 형태’가 일반화되었고, 그것이 2, 3년 지속되는 과정에서 이제는 부모님 등 어른이 생존해 계시면 그래도 형제, 남매, 자매 등이 함께 모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각자가 알아서 명절을 보내거나 개별 혹은 가족여행을 국내·외로 떠나는 형태가 확산되었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부터 새롭게 가능해진 온라인판매로 인해 젊은 층의 전통주 입문이 넓어지며 기성세대로 다시 전파하는 모습이 만들어졌고, 온라인 세대다운 접근으로 다양한 정보의 습득과 SNS를 통한 자연스러운 노출로 몇 년간은 상당한 관심을 일으켰던 점은 긍정적이었으나 제조 및 운영의 측면에서 보면 상업양조의 체계화된 교육 부족 현상이 고질화되며 전통주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양조사업에 진출한 이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쳤고, 질적 성장보다 양적 성장과 유행에 편승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가운데 양조장만의 고유성 부족과 불경기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현상이 맞물리며 한국의 전통주 시장은 예전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는 일부 지역의 이름을 반영하거나 몇몇 브랜드가 부각되는 과정은 있었으나 중국의 마오타이(茅台)나 일본의 사케(酒,さけ)처럼 간략하면서도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명칭으로는 새롭게 정립되지 못한 단계라 아직도 ‘고리타분하다’는 느낌과 우리 술에 대한 기준보다는 외국 술의 기준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강하다.
아울러 외국의 바이어 및 매장(바텐더, 소물리에)에서 판매하고 싶어도 정보 부족 및 연결통로 미비 등의 원인으로 시행할 수 없는 경우도 많으며 제조방식, 맛의 고유성, 재료의 특징 등과 같은 다양함을 체계화하여 국내 소비 및 세계화를 위한 우리만의 특별한 기준을 재정립하는 진지한 고민도 필요하다.
지나치게 엄격한 제조 및 위생규정, 오래 전부터 관례화되어 온 세법, 정부 차원의 지원 미미, 세계화 작업의 저조, 업체간 과당 경쟁, 대형 기존주류회사의 지나친 견제 등이 얽히고 설켜서 무엇부터 실마리를 풀어야할 지 모를 정도의 리스크가 상존(常存)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세계인은 물론 젊은 한국인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고, 그런 전통문화의 본류를 형성했던 유교에서 파생된 우리의 좋은 전통주들이 뜻 있는 개발자, 운영자들에 의해 지금 이 시간에도 수 없는 실패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다음 글에서는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담을 소개하며 유림, 독자 여러분과 함께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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