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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리포트

해남향교, 삼당시인 백광훈 선생 향사 엄숙히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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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광천 초헌관이 부복한 가운데 손은수 축관이 독축하고 있다.

 

전남 해남군 옥천면 송산리에 위치한 옥봉사에서 지난 20일, 조선 중기 삼당시인 백광훈 선생의 향사가 해남향교 주관으로 엄숙히 봉행됐다.

 

옥봉사는 수원 백씨 문중이 건립한 사당으로, 조선 중기 문단에서 당대 최고의 시적 교양과 문장력을 보여준 삼당시인을 기리는 공간이다.


‘삼당’은 백광훈과 손곡 이달(1535~1595), 고죽 최경창(1534~1592)을 일컫는다.


이번 향사에는 해남향교 전·현직 전교와 수원 백씨 문중 후손들이 함께 참여했으며, 전통 제례의 모든 절차가 엄격히 재현됐다.


제향 제관은 초헌관 윤광천, 아헌관 박수흠, 종헌관 윤국현 장의, 집례 김웅(해남향교 사무국장), 축관 손은수(향교유도회 부회장), 알자에 색장의 백호림, 찬인·봉향·봉로에는 수원 백씨 후손 백관선ㆍ백광선, 해남향교 파견 장의에는 윤주연 씨가 맡았다.


제향은 전폐례 → 초헌례 → 아헌례 → 종헌례 → 음복례 → 망료례 순으로 진행됐다.


초헌관이 분향하고 폐백을 올리는 전폐례를 시작으로, 초헌관이 첫 잔을 올리며 축관이 축문을 낭독하는 초헌례, 아헌관과 종헌관이 이어 각각 두 번째와 세 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례·종헌례가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음복례와 망료례가 이어지며 선현에 대한 예를 마쳤다.


한편, 옥봉사의 유물 113점 가운데,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9종이 주목받고 잇는데 대표 유물에는 『백광훈교첩』, 『옥봉집』, 『가장필적』, 백옥봉 목판, 한석봉서증백진사 목판, 『옥봉집』 목판, 영여(靈與) 등이 있다.


『옥봉집』은 백광훈 시문을 아들 백진남(1564~1618)이 간행했으며, 영여는 혼백과 신주를 모실 때 쓰는 가마로 높이가 78㎝에 달한다. 이들 유물은 삼당시인 백광훈과 수원 백씨 가문의 문학적·역사적 위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백광훈 선생은 28세에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정치적 출세를 포기하고 시와 서예에 전념했으며, 최경창, 이달과 함께 삼당시인으로 불렸다.


그의 시는 자연과 인간, 무상과 영원을 섬세하게 은유하며, 『홍경사』와 『능소대 아래 피리소리를 들으며』 등에서 그 뛰어난 문학적 감각이 드러난다.


특히 “지난 왕조의 절터에 가을 풀 남은 비석에 학사의 글, 천년을 흐르는 물, 지는 해에 돌아가는 구름을 본다”와 같은 시구는 인간 존재와 자연의 무상을 동시에 담아, 은거와 사색 속에서 완성된 그의 시적 세계를 보여준다.


백광훈 선생은 1582년 서거 후 북평면 동해리에 안장됐으며, 1590년 강진 서봉서원에 제향됐다. 1712년 5대손이 옥봉사를 건립한 이후, 춘분 하루 전날 정기 제향이 이어지고 있다. 2012년에는 해남향교 주관으로 옥봉·송호·무안·옥천·월주 선생 5위 향사위도 봉향하며 문중과 향교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향사는 조선 중기 문단의 깊이와 삼당시인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행사였으며, 제향 과정과 유물 전시를 통해 문학적·역사적 가치가 오늘날에도 생생히 전해졌다.


한편, 행사 시작에 앞서 임형기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우리는 조선 중기 문단의 빛나는 시인이자 삼당시인인 백광훈 선생을 기리는 자리이다. 선현의 뜻을 기리고, 그 문학적·정신적 가치를 이어받아 후손들이 예와 학문을 존중하는 마음을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다”라고 전하며, 향사의 의미와 전통 계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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