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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리포트

유불(儒佛) 경계 넘은 호국 제향, 대흥사 서산대제...4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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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대흥사 표충사 춘기서산대제

 

대흥사 표충사에서 봉행되는 서산대제는 우리나라 제향 문화 가운데서도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국가제향으로 거행되는 이 향례는 불교 인물을 기리는 제사이면서도, 형식과 절차는 유교식으로 진행되는 독특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교와 불교의 경계를 넘나드는 제향은 양 종교계 모두의 깊은 관심을 받아왔다.

서산대제는 임진왜란 당시 속세 나이 73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8도도총섭으로서 1,500여 명의 의승군을 이끌고 참전했던 서산대사의 호국·구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춘·추로 봉행되는 제례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종교를 넘어 몸소 실천한 그의 행적은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표충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해남 대흥사 경내에 위치한 사당으로, 정조 12년(1788년)에 사액됐다.

전라남도 기념물 제19호로 지정된 이곳에는 서산대사의 영정이 봉안돼 있으며, 그의 선풍이 대흥사에 뿌리내리게 된 은덕을 기리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숭유억불 정책이 극에 달했던 조선시대에 왕명으로 사찰 내 유교식 사당이 세워졌다는 사실이다.

중앙 관리를 파견해 제향을 올리도록 한 것은 서산대사의 구국 정신만큼은 유교와 불교를 막론하고 모두가 인정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종교적 공존을 넘어, 국가적 대의를 중심으로 한 대승적 화합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2026년 대흥사 표충사 춘기 서산대제는 오는 4월11일 엄숙하게 봉행될 예정이다.

조선시대에는 정5품 예조정랑이 초헌관으로 참여하고, 종3품 장흥부사가 찬자를 맡는 등 다수의 관직자가 제관으로 참여할 만큼 그 격식과 규모 또한 각별했다.

오늘날의 향례 역시 전통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 일주문에서 시작된 제관 행렬이 표충사로 들어서며 제향이 시작되고, 초헌관을 비롯해 아헌관·종헌관과 제집사가 차례로 입제한다.

모든 절차는 홀기와 진설을 포함해 유교식 예법에 따라 진행되며, 해남향교 향례보존회 회원들이 시종 제관으로 참여해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향례는 점시와 관세, 세작을 시작으로 전폐례,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를 거쳐 음복례와 망료례에 이르기까지 엄숙한 절차로 진행된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의식 속에서 선현의 뜻을 기리는 경건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해남향교 김문재 전교는 “국가제향인 서산대제가 하루빨리 국가문화재로 등재되어, 서산대사의 뜻처럼 어려운 시기에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산대제는 단순한 제례를 넘어, 종교와 이념을 초월한 통합의 상징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정신일 것이다.

갈등과 분열이 아닌, 공동의 가치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힘. 서산대제가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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