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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경영시리즈] 장병 위한다던 비타민 기증, ‘신뢰’의 문제로 번지다

유통기한 임박·변질 의심 제품 제보…기업 사회공헌·군 검수 체계 함께 도마

 

군 장병에게 전달된 비타민 기증품을 둘러싸고 유통기한 임박과 변질 의심 논란이 제기되면서 기업 사회공헌의 진정성과 군 기증품 관리 체계가 함께 도마에 올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부대에 배포된 비타민 제품 상태를 문제 삼는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는 해당 제품의 유통기한이 한 달가량 남은 상태였고, 일부 제품에서는 액상 내용물이 굳거나 하얗게 변한 것으로 보이는 현상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논란은 제품 종류에서도 이어졌다. 제보 내용에 따르면 일부 제품에는 여성용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 장병이 다수인 군부대에 이 같은 제품이 배포된 사실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장병을 위한 기부인지, 재고 처리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군 내부에서도 뒤늦게 섭취 제한 안내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부대에서는 배포된 제품 가운데 변질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견되자 섭취를 중단하도록 하고, 배탈 등 이상 반응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문제는 단순한 제품 상태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은 장병을 위한 기부라는 명분에 맞게 품질과 적합성을 확인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군 역시 장병에게 배포되기 전 기증품의 유통기한, 보관 상태, 제품 적합성을 제대로 검수했는지 점검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공헌은 남는 물품을 내보내는 행위가 아니다. 받는 사람의 안전과 존엄을 먼저 살피는 일이다. 특히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기부라면 기준은 더 엄격해야 한다. 장병은 기업 홍보의 대상도, 재고 처리의 최종 소비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유교 경영의 관점에서 이번 논란의 핵심은 ‘신(信)’이다. 공자는 “사람은 예로부터 모두 죽음을 맞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는 설 수 없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고 했다. 기업과 군도 다르지 않다. 장병의 건강을 위한다는 말과 유통기한이 임박한 변질 의심 제품이 배포됐다는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크다면 신뢰의 기반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유교에서 말하는 신은 단순한 이미지 관리가 아니다. 말과 마음, 행동이 어긋나지 않는 성실성이다. 기부가 사회공헌이 되려면 선의보다 책임이 먼저다. 약속과 실제 행위가 다르면 선의는 불신으로 바뀐다.

 

이번 사안은 제약사와 군 당국 모두에 설명 책임을 요구한다. 해당 제품이 어떤 경위로 기증됐는지, 유통기한과 보관 상태는 적정했는지, 변질 의심 사례가 실제로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미 배포된 제품에 대한 회수 여부와 장병 건강 이상 여부도 공개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군도 기증품 관리 기준을 다시 살펴야 한다. 장병에게 제공되는 물품은 기부품이라도 사실상 공적 관리 대상이다. 기증자의 선의만 믿고 배포할 수 없다. 검수, 보관, 배포, 이상 반응 대응까지 절차가 분명해야 한다.

 

정도경영의 기준은 단순하다. 약속과 현실이 하나로 맞는가, 그렇지 않은가. 장병을 위한다는 기부가 군자의 도리였는지, 소인의 계산이었는지는 해당 기업과 군 당국의 사실 확인, 회수 조치, 재발 방지 대책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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