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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향교·서원

오관석 순천향교 신임 전교 “명령 아닌 경청과 합의의 향교 만들 것” [인터뷰]

 

오관석 신임 전교가 순천향교 전교(典校)직을 맡게 됐다. 여러 차례 도전 끝에 얻은 결과인 만큼, 그에게 주어진 소임의 무게도 가볍지 않다.

 

오 신임 전교는 선거 과정에서 ‘화합과 소통’을 주요 기치로 내세웠다. 전통의 품격을 지키면서도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향교, 지역사회와 더 가까워지는 향교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본지는 선거 전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 선거 직후의 발언을 더해 오관석 신임 전교의 포부와 운영 철학을 정리했다. 향교 안팎의 기대와 과제가 교차하는 가운데, 그가 내건 약속들이 어떻게 실현될지 주목된다.

 

Q. 우여곡절 끝에 당선됐다. 전교직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집안에 전교를 지내신 어른이 계셨다. 그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향교에 처음 입문했을 때부터 처신을 바르게 하려 애썼다. 지난 선거에서 낙선했을 때는 마음을 접고 향교에 나가지 않으려 했다. 한동안 발길을 끊고 있으니 모친께서 이유를 물으셨다.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그래도 다시 다녀보라”고 권하셨다. 어머니의 그 말씀이 다시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이번에 출마를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화합과 소통’을 통해 순천향교가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었기 때문이다. 향교는 선현의 가르침을 계승하고, 지역사회에 도덕과 예절, 인성의 가치를 전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다만 시대가 바뀌면서 향교도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구성원 간 소통, 세대 간 연결, 지역사회와의 협력이 그것이다. 전통의 무게는 온전히 존중하되,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의견을 나누는 ‘열린 향교’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화합의 순천향교, 발전하는 순천향교”를 목표로 출마했다.

 

Q. 임기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핵심 목표 세 가지를 꼽는다면?

 

-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향교를 이끌고자 한다.

 

첫째, 소통 구조를 정례화하겠다. 원로 유림과 장의, 청년유도회원이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정기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

 

둘째,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겠다. 청소년 인성교육, 선비문화 체험, 시민 예절교육, 전통문화 강좌 등을 확대해 향교의 문턱을 낮추겠다.

 

셋째,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 재정과 사업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해 향교 운영에 대한 신뢰를 쌓겠다. 지역사회로부터 존중받기 위해서는 내부 운영부터 정직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 소신이다.

 

Q. 현재 향교 내 구성원 간 소통은 어떻게 평가하나. 개선 방안은 무엇인가?

 

- 순천향교 구성원 모두가 향교를 아끼는 마음은 크다. 다만 세대와 직책에 따라 소통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기적인 의견 수렴 구조를 제도화하겠다. 중요한 사업이나 행사를 앞두고는 반드시 구성원의 의견을 듣겠다. 실무자와 청년, 원로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도 만들겠다.

 

회의 결과와 주요 결정 사항도 투명하게 공유하겠다. 그래야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향교 운영의 기본은 ‘명령’이 아니라 ‘경청과 합의’라고 믿는다.

 

Q. 유림과 지역사회의 연대 및 소통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 그동안 순천향교가 지역사회와 일정 부분 협력해 온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는 더 적극적인 연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지자체는 물론 각급 학교, 문화기관, 시민단체, 언론, 청년단체 등과 폭넓게 협력하겠다. 향교가 지역문화의 중심 역할을 하려면 지역민이 쉽게 알고, 찾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세대가 향교를 어렵고 고루한 곳으로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지역 행사와 연계한 개방형 프로그램도 적극 추진하겠다.

 

Q. 2000년에 발간된 『순천향교지』 이후 개정 작업이나 학술연구가 멈춰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매우 무겁고 중요한 과제다. 향교는 역사를 생명으로 하는 단체다. 기록이 제대로 보존되고 정리되어야 역사가 이어질 수 있다.2000년 이후 순천향교가 걸어온 활동과 변화, 헌신한 인물들, 사업과 의례, 교육 활동 등을 망라해 향후 개정판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지역 대학 연구자, 문화유산 전문가, 유림 원로들의 고견을 모아 순천향교의 역사와 가치를 학술적으로 재조명하는 작업도 시급하다. 기록이 없으면 역사가 이어지기 어렵다. 앞으로 자료 수집, 구술 채록, 사진 및 문서 정리, 학술세미나 개최 등을 추진하겠다. 순천향교의 역사 정리와 연구 기반을 탄탄히 다져놓고 싶다.

 

Q. 마지막으로, 향교를 이끄는 전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정함, 경청, 책임,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전교는 향교를 대표하는 자리다. 그러나 결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섬기는 자리다. 구성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원로를 깊이 존중하며, 청년들에게는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 지역사회와도 단단한 신뢰를 쌓아야 한다.

 

무엇보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야 한다. 유교의 참된 가르침은 일상 속 실천을 통해 빛난다. 신임 전교로서 먼저 모범을 보이고, 순천향교의 품격을 묵묵히 지켜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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