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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향교·서원

성균관유도회 수원지부, 수원향교서 전통 혼인례 거례

조규만 씨 아들 창현 군·필리핀 신부 히카오 마리칼 양 혼례… 전통 예법으로 백년가약

 

성균관유도회 수원지부가 9일 낮 12시 수원향교 명륜당 앞뜰에서 전통 혼인례를 거례했다.

 

이날 혼인례는 조규만 씨의 아들 창현 군과 필리핀인 신부 히카오 마리칼 양의 혼례로 진행됐다. 신랑·신부 양가 하객과 장의, 유림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두 사람의 백년가약을 축하했다.

 

혼례에는 수원 국악협회가 전통음악 연주를 맡았다. 전통 가락이 명륜당 앞뜰에 울려 퍼지며 예식의 의미를 더했다.

 

진행은 수원향교 류남용 부회장이 주례를 맡았다. 집례는 최승덕 성균관유도회 수원지부 회장과 오완수 부회장이 맡았다. 신랑 집사는 이진하·이명숙 회원, 신부 집사는 최용애·이윤숙 회원이 각각 담당했다.

 

전통 혼인례는 신랑이 신붓집에 기러기를 드리는 전안례로 시작됐다. 전안례는 부부가 변치 않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뜻을 담은 예식이다.

 

이어 신랑과 신부가 처음 만나 맞절하는 교배례가 진행됐다. 두 사람이 천지신명에게 서약하는 서천지례, 배우자에게 서약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서배우례도 이어졌다.

 

혼례의 핵심 절차인 근배례도 거행됐다. 근배례는 하나의 박이 두 개의 바가지로 나뉘었다가 다시 하나가 되는 뜻을 담고 있다. 부부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혼인을 통해 한 가정을 이루는 의미를 상징한다.

이후 주례의 당부 말씀과 신랑 친구의 축가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필례선언을 통해 혼인례가 마무리됐다.

 

류남용 부회장은 주례사에서 서로 다른 국적과 문화, 언어를 가진 두 사람이 큰마음으로 포용하고 조용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 부회장은 “두 사람은 서로 양보하고 채워주며 도와주어 어려움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도록 많은 이해와 인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살다 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으나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믿음의 정신으로 밝게 웃으며 살아가야 한다”며 “세상을 살아가는 도리를 책을 통해 익혀 효도하는 자식, 우러러보는 부모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혼례는 전통 예절과 다문화 가정의 의미가 함께 어우러진 자리였다. 국적과 문화는 달랐지만, 전통 혼례 절차를 통해 가족과 지역 유림이 함께 두 사람의 새 출발을 축복했다.

 

성균관유도회 수원지부는 우리 예절과 정신문화의 계승을 위해 2024년부터 전통 예절 시연단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 혼례는 올해 첫 번째 전통 혼인례로 거례됐다.

 

최승덕 회장은 “전통 혼인례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부부의 도리와 가정의 책임을 함께 배우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아름다운 우리 예절과 정신문화를 지역사회에 알리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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