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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덕이 용인이냐, 홍제동이 원주냐"… 현근택, 지역을 아는 후보인가? [기자수첩]

낙하산 공천 논란 반복 속 캠프 대응 혼선까지… 지역 민심이 묻는 질문들

 

"과거 이언주가 의원 후보 시절 동백을 부산이라고 얘기한 거와 비슷한 수준의 발언이, 흥덕이 용인이냐라고 말한 거랑 비슷한 거쥐 ㅋ"

 

6·3 지방선거를 열흘 앞둔 용인 구성·동백·죽전 주민 온라인 대화방에 올라온 이 문장은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용인특례시장 후보를 향한 지역 민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논란의 핵심은 ‘흥덕’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현 후보가 ‘한국장애인부모회 용인시지부’와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기흥구 흥덕지구가 용인시 관할인지 여부를 동석자에게 되물었다는 전언(傳言)이 퍼졌다. 해당 내용은 후보 측의 공식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다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이미 차갑다.

 

"후보로 나오신 분이 흥덕이 용인인지도 모르는 상태라니....ㅜㅜ 죽전에서는...동백신봉선 어려울 거라고까지 얘기하셨다는데...."

 

"이번 시장 후보로 나오신 분은 너무 공부를 안 하신 거 같아 속상하네요."

 

"아무리 전략공천지라도 너무한 거 아닌가요. 우리를 무시해도 정도껏이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불편한 기색이 감지된다. 한 주민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 빼고 계속 민주당을 지지했던 1인이지만, 이번처럼 이토록 민주당에 실망한 적이 있나 싶네요. 이번 동백에서 주민과 토론회를 하려다 취소한 것도 그의 무지함이 들통날까 두려웠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라고 적었다.

 

지방선거에서 지역명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동백, 구성, 죽전, 흥덕, 수지, 기흥, 처인은 주민들의 생활권이다. 도로 하나, 철도 한 줄, 학교 배치 하나가 삶의 질을 가른다. 후보가 지역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후보가 이 도시를 얼마나 자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단서다.

 

용인의 현안은 가볍지 않다. 반도체 국가산단, 플랫폼시티, 광역교통망, 동백·신봉선, 경기남부광역철도, 죽전 교통 문제, 수지·기흥 생활 인프라, 처인 개발 균형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다룰 수 없다. 주민들은 공약집의 문장이 아니라 후보의 이해도를 본다. 지역 현안을 두고 나온 발언 하나가 곧 후보의 준비 정도로 읽히는 이유다.

 

이 같은 논란은 용인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강원지사 후보는 지난 11일 강원도지사 후보 첫 TV토론회에서 상대 후보로부터 "홍제동을 아시느냐"는 질문을 받자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전세로 거주했지만 원주에는 거주한 바 없다"고 답했다. 원주에 홍제동은 없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서울 정치인이 강원지사 출마하니 촌극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부산·광명 정치 이력을 가진 이언주 의원이 2024년 총선에서 용인정에 출마한 데 이어, 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했던 현근택 후보가 전략공천으로 용인시장 후보에 올랐다. 강원에서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우상호 의원이 강원지사 후보로 나섰다. 지역에서 오래 살고 일해온 인물이 아닌 외부 인사가 ‘중앙의 힘’을 앞세워 지역 선거판에 뛰어드는 구도가 이번 선거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외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후보 자격을 단정할 수는 없다. 지방자치에 필요한 것은 출신지보다 실력이고, 연고보다 책임이다. 다만 외부 인사라면 지역 현안을 더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주민의 목소리에도 더 낮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지역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여기에 캠프 대응 혼선까지 겹치며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현 후보 측이 언론에 배포한 일부 자료에 ‘더불어민주당 용인시장 예비후보 현근택 선거사무소’ 명칭과 함께 성남시 수정구 소재 ‘중원법률사무소’ 주소가 병기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본지는 해당 사안을 추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캠프 공보 담당자로부터 "해당 보도는 오보"라는 답변을 받았다.

 

문제는 그 이후다. 본지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자, 최초 보도를 작성한 기자에게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앞서 캠프 측이 "오보"라고 말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같은 사안을 두고 기자에 따라 캠프의 설명이 달라진 셈이다. 현재 본지와 통화했던 공보 담당자는 본지 기자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캠프 실무자들은 선거운동 기간 후보를 대신해 언론을 만나고 주민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같은 사안에 대해 말이 달라지고 이후 응대마저 끊긴다면, 이는 단순한 소통 실수를 넘어 캠프 운영의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공자는 『논어』 자로편(子路篇)에서 정명(正名)을 말했다. “名不正則言不順 言不順則事不成(명부정즉언불순 언불순즉사불성).”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순하지 않고, 말이 순하지 않으면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선거사무소는 선거사무소답게, 후보는 후보답게, 공약은 공약답게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논어』 안연편의 무신불립(無信不立)도 지방선거에 그대로 적용된다. 백성의 신뢰 없이는 아무것도 설 수 없다. 높은 정당 지지율이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를 대신할 수는 없다. 공천이 유권자의 신뢰를 얻으려면 후보의 자질과 지역 연계성이 출발점이 돼야 한다.

 

선거자료 한 장의 표기, 간담회 자리의 발언 하나, 캠프의 답변 하나가 유권자에게 어떻게 읽히는지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 무게는 결국 투표장에서 시민이 직접 달아볼 것이다.

 

본지는 현근택 후보 측에 이번 사안 전반에 대한 공식 입장을 재차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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