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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리포트

[특집] 울진군, 경북 첫 농기계임대 전담 조직으로 고령 농가 지원 강화

임대료 75% 감면·배송 서비스 확대·영농대행단 운영…두레·품앗이 전통 현대 행정으로 재구성

 

울진군이 농촌 고령화와 일손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농기계 임대와 배송, 교육, 영농대행을 결합한 현장 중심 농업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군은 2025년 1월 13일 조직개편을 통해 경북 최초로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전담 조직으로 신설했다. 농기계 가격 상승과 농촌 노동력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임대·정비·교육·대행 기능을 통합 운영하기 위한 조치다.

 

농기계임대사업소는 농업인의 실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임대료 75% 감면을 지원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지난 해 농기계 임대 실적은 1만368대, 배송 서비스는 3509회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임대 농가 수는 9.5%, 배송 건수는 23.8% 증가했다.

 

이는 고령 농업인과 원거리 농가의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농기계를 직접 구입하기 어려운 농가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비를 줄이고, 필요한 시기에 장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비 절감 효과가 있다.

 

 

울진군은 농기계 임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올 10월 경 울진읍 분점 설치도 추진한다. 분점이 설치되면 울진읍과 인근 지역 농업인의 이동 시간과 운송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본소에 집중되던 예약과 배송 업무도 일부 분산될 전망이다.

 

내구연한이 지난 임대 농기계는 농업인에게 매각하는 방식으로 농가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있다. 군은 불용 농기계 매각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관련 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매각 방식과 가격 산정 기준은 투명하게 관리돼야 할 부분이다.

 

영농대행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농기계임대사업소는 ‘농작업 기계화 영농대행단’을 통해 경운, 휴립·피복, 돌 수집, 조사료 수확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482농가, 114ha 규모의 영농대행을 실시했다. 이용 농가 수는 전년보다 39% 늘었다.

 

군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직접 농작업이 어려운 농가가 늘고 있는 만큼 영농대행 운영 조례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조례가 마련되면 사업의 지원 기준과 운영 근거가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번기 작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담 인력도 단계적으로 확충할 방침이다.

 

농기계 안전교육과 자격취득 지원도 병행된다. 농·산업기계 전문교육관은 기초반, 심화반, 면허취득반, 숙련반으로 나눠 연중 운영된다. 트랙터, 관리기, 승용예취기 등 주요 농업기계의 구조와 조작법, 유지관리 방법을 실습 중심으로 교육한다.

 

올해는 굴착기와 지게차 등 건설기계 실기시험 대비를 위한 숙련반도 신설한다. 실제 시험 장비를 활용한 반복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3톤 미만 굴착기·지게차 소형건설기계조종사 면허 취득 교육도 지원한다.

 

 

소형건설기계조종사 면허 취득 인원은 2024년 226명에서 2025년 251명으로 늘었다. 농기계 안전사용 교육 참여 인원도 2024년 324명에서 2025년 619명으로 증가했다. 농기계 활용이 확대되는 만큼 안전사고 예방 교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산불 예방을 위한 영농부산물 파쇄 지원도 추진된다. 울진군은 10개 읍·면을 대상으로 영농부산물 파쇄지원단을 운영하고, 농기계임대사업소가 보유한 파쇄기 무상임대와 현장 기술지원, 안전교육을 함께 실시하고 있다.

 

특히 산불조심기간인 2~5월과 11~12월에는 집중 파쇄활동을 통해 영농부산물 불법소각을 줄일 계획이다.

파쇄된 부산물은 현장에서 퇴비 등으로 활용돼 자원순환과 친환경 농업에도 기여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예취기 합동 순회수리도 계속된다. 울진군은 농기계임대사업소, 울진군공무원노동조합, 울진군공무직노동조합, 한수원 한울원자력본부와 함께 10개 읍·면을 순회하며 예취기 점검·정비와 안전사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21년째 이어지고 있다. 추석 명절 전 예취기 사용 증가에 맞춰 점화플러그, 연료계통, 예취날 등 주요 부품을 점검하고 소모품 교체를 지원한다. 2024년에는 1278대, 2025년에는 1,538대의 예취기를 점검·정비했다. 전년보다 약 20% 늘어난 규모다.

 

울진군의 이번 농기계 지원 체계는 조선 시대 향촌 사회의 두레와 품앗이 전통과도 맞닿아 있다. 두레와 품앗이는 농번기 일손을 함께 나누며 마을 공동체의 생업을 지탱하던 상호부조 방식이었다. 오늘날 고령화와 인력난으로 농가의 자력 대응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농기계 임대와 영농대행, 배송 지원은 이 같은 공동 노동의 기능을 현대 행정 안에서 재구성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향약이 강조한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정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고령 농가와 영세 농가가 제때 파종하고 수확할 수 있도록 행정이 장비와 인력을 보완하는 일은 단순한 편의 지원을 넘어 농촌 공동체의 생업 기반을 지키는 일이다.

 

전호봉 울진군 농기계임대사업소장은 “농업인의 영농 부담을 줄이고 안전한 농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현장 중심의 지원 정책을 확대하겠다”며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농기계 임대와 영농대행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농촌의 지속 가능성은 농민이 제때 일할 수 있는 기반에서 출발한다. 맹자는 항산항심(恒産恒心)을 말했다. 안정된 생업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 마음도 선다는 뜻이다. 울진군의 농기계임대사업은 고령화 시대 농민의 항산을 떠받치는 민본 행정의 한 방식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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