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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선거 이후, 덕으로 다스리는 세상을 기대하며

김문재 해남향교 전교, 대성전 3월 망 분향례에서 기원(祈願)

                                                 

이제 사흘 후면 치열하게 경쟁하고 다투었던 선거의 막이 내린다.

 

국민의 선택에 따라 새로운 정치 질서가 시작되고,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의 갈등과 대립은 끝나고, 이제는 통합과 책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떠올리게 되는 말이 있다.

 

공자는 논어에서 “덕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마치 북극성이 제자리에 있으면서도 여러 별들이 그 주위를 공손히 따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덕(德)은 단순한 선행이나 도덕적 품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옛 학자들은 “덕이란 도(道)를 실천하여 마음속에 얻어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즉 올바른 길을 따르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할 때 비로소 형성되는 것이 덕이다.

 

정치는 강압과 탄압, 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런 정치는 패도(霸道)에 불과하다. 진정한 정치는 인(仁)을 바탕으로 한 덕치(德治)여야 한다. 백성들이 두려워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신뢰하고 존경하기 때문에 스스로 따르게 만드는 정치가 바로 공자가 말한 이상적인 정치다.

 

공자가 북극성과 별들을 비유한 것도 이러한 의미일 것이다. 중심이 바르면 주변이 자연스럽게 질서를 이루고, 지도자가 덕을 갖추면 백성들은 자발적으로 화합하게 된다.

 

2500여 년 전 춘추전국시대의 혼란 속에서 제시된 가르침이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준다.

 

최근 우리는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혼란을 겪으며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 역시 우리 사회가 법과 민주주의의 원칙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는지를 되새기게 했다. 이제는 과거의 갈등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다.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 선생도 『목민심서』에서 “서울의 높은 벼슬은 재주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목민관만은 아무나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백성과 직접 마주하며 그들의 삶을 돌보는 공직자의 역할이 얼마나 무겁고 중요한지를 강조한 말이다.

 

오늘날의 목민관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공직자들일 것이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모두가 주민과 국민의 선택으로 권한을 부여받는다.

 

따라서 선거 과정에서 약속한 공약을 성실히 실천하고, 국민의 어려움과 아픔을 살피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책무다.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유권자들은 단순히 선거 구호나 화려한 약속만을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의 밝은 면뿐 아니라 그 이면에 존재하는 권력의 유혹과 정치의 한계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책임 있는 정치와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는 끝나지만 정치는 그때부터 시작이다. 승자는 겸손해야 하고 패자는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출된 권력은 국민 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가 갈등과 분열이 아닌 화합과 상생의 시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국민 모두가 다시는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 성숙한 민주주의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쓴이=김문재 해남향교 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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