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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무료 사진 촬영’ 피해 4년여간 1670건…공정위·소비자원, 가격표 사전 고지 권고

원본파일·앨범·액자 비용 사후 청구 논란…“무료 미끼 상술, 신의 훼손하는 행위”

 

무료 사진 촬영을 내세운 뒤 원본파일과 앨범, 액자 비용을 추가로 요구하는 이른바 ‘깜깜이 추가비용’ 피해가 이어지자 정부가 촬영 전 상세 가격표 게시와 사전 고지를 권고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프로사진협회와 간담회를 열고 사진촬영업 분야 소비자 피해 예방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무료 촬영을 미끼로 소비자를 유인한 뒤 촬영 이후 원본파일, 앨범, 액자 제작비 등을 별도로 청구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4월까지 접수된 사진촬영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모두 1670건이다. 이 가운데 무료 촬영 상술 관련 사례는 262건으로 15.7%를 차지했다.

 

연도별 사진촬영 피해구제 신청은 2022년 312건, 2023년 329건, 2024년 472건, 2025년 392건, 올해 1~4월 165건으로 집계됐다. 무료 촬영 상술 관련 피해는 2022년 62건, 2023년 44건, 2024년 61건, 2025년 77건, 올해 1~4월 18건이다.

 

피해 유형은 계약해제가 190건으로 72.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계약불이행 29건, 부당행위 18건 순이었다.

 

계약금액이 확인된 250건을 보면 100만원 이상 고액 계약이 98건으로 39.2%를 차지했다. 10만원 미만 계약도 100건으로 40.0%였다. 평균 계약금액은 78만7705원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례도 다양했다. 일부 소비자는 무료 촬영으로 안내받고 촬영을 마친 뒤 원본파일 비용으로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받았다. 또 다른 소비자는 액자를 구매하지 않으면 원본파일을 삭제하겠다는 압박을 받았다고 호소했다.

 

촬영 이후 액자 제작에 착수했다는 이유로 환급을 거부하거나, 가격표와 환급 기준을 사전에 안내하지 않은 채 예약금 반환을 거부한 사례도 있었다. 원본 구매를 거부하자 헤어·메이크업 비용 등을 별도 청구했다는 사례도 접수됐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사진촬영업 사업자들이 소비자에게 촬영 전 가격 정보를 명확히 알리도록 권고했다. 촬영비, 원본파일 제공 비용, 앨범·액자 제작비, 헤어·메이크업 비용, 환급 기준 등을 사전에 게시하거나 고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단순한 안내 차원을 넘어 소비자가 계약 전 실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무료’라는 표현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뒤 핵심 비용을 숨기는 행위는 표시·광고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무료 촬영을 강조하면서 실제 부담 비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행위는 기만적 광고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

 

또 피해보상기준을 사업장에 명확히 표시하지 않을 경우 관련 고시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 역시 계약 해제와 환급 판단의 주요 기준이 된다.

 

다만 이번 조치는 제재보다 자율개선 권고 성격이 강하다. 소비자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가격표 게시와 사전 고지가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지는지에 대한 점검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원은 지난해에도 무료 사진 촬영 상술에 대한 소비자 주의보를 낸 바 있다. 그런데 이후에도 관련 피해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업계 간담회와 가이드라인 마련으로 대응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촬영 전 계약서와 가격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무료 촬영이라는 설명만 믿고 촬영을 진행하기보다 원본파일 제공 여부, 추가 상품 구매 의무, 환급 기준 등을 문서로 남겨야 한다.

 

사업자 역시 가격 정보를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무료 촬영을 홍보하더라도 실제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있다면 이를 숨기지 않아야 한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정확한 정보에서 출발한다.

 

유교에서 신의(信義)는 거래와 관계의 기본이다. 《논어(論語)》에는 “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그 쓸모를 알 수 없다”는 인이무신 부지기가야(人而無信 不知其可也)라는 말이 있다. 이익을 앞세우더라도 소비자의 신뢰를 해치는 방식이어서는 오래갈 수 없다.

 

무료라는 말로 소비자를 불러 세운 뒤 뒤늦게 비용을 요구하는 관행은 단순한 영업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다. 정부의 권고가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업계의 자정 노력과 당국의 지속적인 점검이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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