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던 유교 종단의 중앙조직 성균관이 과거의 영광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집행부와 직원들의 자리 보전과 그들을 위한 각종 비용 지출에 상당수 예산을 써버리며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의제 하나 설정하지 못하는 곳으로 전락된 현실은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해왔던 뜻 있는 전국 유림들의 마음을 하나씩 깨우고 있다.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주요 부처 장관, 여·야의 지도부, 주목받는 정치인, 혁신적인 기업가는 물론 유교 문화의 종주국이었던 중국의 최고 지도부까지 오랜 세월 동안 변치 않고 유교의 가치와 각종 자료를 보존해 온 한국 유교 종단에 대한 경의와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 왔던 것이 불과 십수 년 전이었음을 오랜 유림생활을 해온 이들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냉전의 차가움과 정부 간의 두꺼운 벽을 허물기 위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남북 교류를 전개하며 평양·개성·금강산·백두산 등의 지역을 방문해 서로의 숨결과 눈빛을 마주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고, 이웃종단과도 함께하며 ‘시대 정신의 선구자’로 역할을 하던 자랑스러운 성균관이었다.
그러나 거듭되는 위법·편법·불법·무법(無法)·멸법(蔑法) 행위들과 있는 재산 다 없애고, 없는 것도 빌려와 다 써버리며 감당할 수 없는 ‘악성 빚’을 만들어내는 집행부의 무능과 뻔뻔함으로 인해 이제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판단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침몰의 늪에 빠져 버렸다.
일상이 된 거짓말과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과시욕이 결합되며 틈만 나면 ‘1천만 유림’을 강조하더니 벌써 몇 년째 ‘공부자탄강일을 국경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이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 하나 이뤄지는 게 없고, 만성적인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주목받을 정도의 거액 후원금이나 헌성금을 유치했다는 소식은 아예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며, 이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치인은 물론 성균관이 소재한 지역의 후보 하나 방문하지 않는 적막강산(寂寞江山)이 이어졌음은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성균관의 행정을 총괄한다’고 자랑하는 총무처장은 유림회관을 방문한 정부 인사 앞에서 ‘1천만 유림’ 운운하며 허세를 부리다가 “정말 1천만 명이 맞냐?”는 질문을 받고서야 “사실이 아니다”라고 실토했다는데 지난해 정부가 실시한 「2025 인구주택총조사」 당시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의 이웃종단은 중앙 차원에서 대대적인 준비와 내부 홍보를 통해 앞으로의 정부 정책과 예산안 마련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결과를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그런 일을 하는지조차 몰랐던 성균관 집행부는 올해 11월 말로 예정된 국가데이터처의 발표 결과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부관장, 전례위원, 기타 성균관 직함을 가진 이들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 통일교와 신천지 관련자임을 커밍아웃하거나 통일교 신자가 향교 전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들리고 있는데도 아무런 조사나 조치도 하지 않으니 ‘유교 종단 수호자’라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을 망각하고 그저 자리만 탐내는 부유(腐儒)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는 성균관 집행부가 잘못된 모습들을 거듭하고 있으니 지역에서도 이런 것만 그대로 따라하려는 악습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우는 그동안 최종수 성균관장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중앙종무회의와 총회 등에서 성균관이 의도하는 회의 진행과 결과 도출에 대해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원리인 대화와 타협의 정신에 입각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이가 있으면 고성과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무조건 따를 것을 종용해온 진인수 제주향교 전(前) 전교의 사례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제주향교의 전교 직위를 어떻게든 차지하고 싶어 오랫동안 활동해온 유림 다수에 대해 소송과 고소·고발을 남발하는 것은 물론 가짜 경력과 학력으로 행세하며 종헌과 규정 등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고쳐 억지로 재선됐으나 사라지지 않는 잘못으로 인해 최종수 성균관장과 마찬가지로 그도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이다.
그는 2026년 1월 18일 자신이 개정한 제주향교 규정에 의거해 정기총회를 열고 제34대 제주향교 전교로 추대됐으나 제주지방법원(2024가합10408 정관개정결의 등 무효확인 청구의 소)은 ‘제주향교가 정관 개정을 의결한 2023. 8. 30.자 정기총회 결의는 무효이다’라고 판결하며 이번 선출을 인정하지 않았다.
2023. 8. 30. 총회에서 ‘선거로 인한 혼란을 없애겠다’며 수석부전교가 차기 전교를 자동승계하도록 하고, 전교 선거관리 규정을 폐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관 및 규정 개정(안)을 상정하고 총회 구성원 119명 중 참석 42명, 위임장 제출 21명, 구두(전화) 위임 3명을 포함한 총 66명의 출석과 찬성으로 의결했으나 법원은 총회 당시 구성원은 진인수 씨가 총회 구성원으로 인정한 119명 중 총회 구성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 47명을 제외하고, 진인수 씨가 적법한 총회 구성원임에도 총수에서 제외한 6명을 포함하여 총 78명이라고 판시했다.
해당 총회 구성원이 아님에도 의결권을 인정한 출석자 22명과 의결권을 위임한 것으로 인정한 13명 등 총 35명을 출석 및 찬성 인원에서 제외해야 하고, 이를 제외하면 진인수 씨는 총회에서 구성원 78명 중 참석 20명, 위임장 제출 8명, 구두(전화) 위임 3명을 합산한 총 31명의 출석과 찬성으로 정관개정안을 의결한 것이 되므로 이는 정관이 규정한 총회 의사정족수인 총회 구성원 과반수 40명에 미달하여 정관 및 규정 개정(안)은 무효라는 것이다.
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왔고, 그래서 손진우 원임 제33대 성균관장은 진인수 씨의 선임장 상신 요구에 대해 불가 회신을 했는데 당시 성균관 총무처는 제주지방법원(2021가합 10612 당선인지위 확인 등) 판결, 광주고등법원(2022나10325 당선인지위 확인 등) 판결을 근거로 했다.
사법부의 제대로 된 판단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진인수 씨는 어떻게든 다시 전교가 되려고 지난 6월 8일에 ‘(오는) 6월 21일에 임시총회를 열고, 「임시전교 선출의 건」과 「정관 추인의 건」 등을 의안으로 상정하겠다’는 공고를 게시했다.
게다가 정관상 이미 1월에 끝난 임기를 ‘최종수 성균관장이 불법으로 연장해준 선임장’을 근거로 내세우며 법원의 무효 판결도 무시하고, 유교 종단 역사에서 듣도 보도 못한 용어인 ‘임시전교’를 등장시키며 억지로 총회를 다시 진행하겠다고 한다.
법과 규정 같이 ‘선배유림들의 고뇌와 정신이 깃든 소중한 유산들’은 쓰레기통에 넣어버린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한 번 더 해먹어야 겠다’는 알량한 자세는 그 자체가 도덕적 파탄이고, 무법(無法)의 결정판인데 현재의 성균관과 제주향교 집행부는 쌍둥이처럼 그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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