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광정시해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오영동)는 지난 6월11일 오후 2시 전북 고창군 동리국악당 대강당에서 3백여 명의 추모객이 참석한 가운데 ‘순국 제120주기 일광추모제’를 개최했다.
120주년 집행위원회(위원장 김춘진)와 일광기념관(관장 정만기)이 주관하고 국가보훈부, 광복회, 고창군의회, 고창향교, 무장향교, 흥덕향교 등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지난 1906년 6월5일 최익현의병부대의 소모장(召募將) 겸 중군장(中軍將)으로 활동하며 을사늑약(乙巳勒約, 1905)으로 기울어진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다가 그해 6월11일 전사한 일광(一狂) 정시해(鄭時海, 1874-1906) 의사(義士)의 순국(殉國) 120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면암(勉菴) 최익현(崔益鉉, 1833-1907) 선생은 일본 쓰시마섬(對馬島)에 유배되어 있을 당시에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날 저문 순창의 객사에서(落日淳昌館), 죽기를 맹세한 이는 겨우 이십 칠이었네(誓死纔二七), 그대만이 먼저 목숨을 바치니(惟君先致命), 우리들이 덕분에 살아있는 얼굴빛이네(吾輩賴生色)’라는 추모시를 지었는데 선생의 문집인 『면암집(勉菴集)』 권2 「일본 감옥에서 말없이 오언 절구 열네 수를 지음(日獄中黙會五絶十四首)」에 수록되어 전하고 있다.
매천(梅泉) 황현(黃玹, 1855-1910) 선생도 고인을 애도하며 「무장의 의사 정시해를 애도함(哀茂長義士鄭時海)」이라는 추모시를 지어 『매천집(梅泉集)』 권4 「시(詩)」에 수록되어 전하고 있는데 정시해 의사의 애국애족 활동은 국가에서도 인정하여 지난 1963년 대통령표창, 1977년 건국포장,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追敍)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추모사를 통해 “우리에게 나라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준 분이시고, 이렇게 순국한 의병 선조님들 덕분에 이제는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접을 받고 있으니 국가 공동체는 이제 이분들의 희생에 충분히 보상하고 예우해야 하며, 그 일에 국가보훈부가 앞장 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시해 의사가 스스로 자신의 호를 일광이라고 지은 뜻을 적은 「일광자호기(一狂自號記)」 시를 낭송하고, 면암 최익현 선생이 그를 기리는 절절한 심정을 담은 「곡정의사시해(哭鄭義士時海)」 시도 낭송되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 김진 수석부회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선비가 마땅히 죽을 자리를 찾는 것을 명예롭게 생각한다’는 의사의 유훈은 나라는 망할 수 있어도 의병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산 증인이시다”라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김춘진 120주년 집행위원장(전 국회의원)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임진왜란부터 항일의병에 이르기까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가장 먼저 일어섰던 호남의 의로움을 의사께서 이어주셨기에 저 역시 호남인으로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추모했다.
고창 지역 출신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의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일광아카데미, 항일역사도서관, 일광답사단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민들과 호흡하는 일광기념관의 선양사업에 감명을 받아 권오을 장관께서 먼 고창까지 오셨다”며 지역민을 대표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치범 기념사업회 고문(전 환경부장관)은 “일광아카데미에 특강을 왔다가 정시해 의사님을 처음 알고 기념사업회의 일원으로 기꺼이 합류했는데 앞으로도 일광 정신을 널리 알리는 데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최용규 독립문화포럼회장(전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친일재산환수법을 만든 장본인 자격으로 나라에 생명과 재산을 다 바친 독립유공자들의 선양사업에 그 자금이 제대로 쓰여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면암 최익현 선생의 현손(玄孫) 최진홍 박사는 “어려울 때에 아무런 조건이나 누구의 강요도 없이 단지 공동체 구성원의 책무로 목숨을 바친 의사는 의병의 표본이고, 한민족만의 전통이니 잘 이어 나가자”고 추모했다.
정시해 의사의 후손을 대표하는 정재영 장손의 분향을 시작으로 하여 참석자들의 헌화 행렬이 이어졌으며, 유족대표로 나온 정만기 일광기념관장은 “여기 계신 분들의 열기에서 일광 의사를 향한 한마음 한뜻은 일백 이십 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의향호남의 자부심으로 각인되어 앞으로도 한민족공동체를 향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영동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신 많은 독립유공자 후손과 여러 기념사업회 관계자분들과 추모객들에 감사드리며, 선양사업의 발전으로 모범적인 기념사업회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폐식 선언을 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참석한 지역 원로들은 “지자체 도움 없이 이렇게 성대하고 의미가 큰 행사에 처음 참석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독립유공자에 대한 관심이 늦어지자 3천여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일광기념관을 건립한 선배 세대의 전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기쁘다”며 칭찬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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