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홍보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언론 보도 한 건이 기업 인지도 확산의 중요한 출발점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기사가 보도된 뒤 검색 결과에 어떻게 남는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어떤 출처를 기준으로 기업을 설명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서울플래닝·라이징팝스를 이끄는 김근식 대표는 최근 유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사는 홍보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다. 언론 보도 이후 보도자료 원문을 자사 홈페이지와 블로그에 축적하고, 외부 검색 결과와 AI 인용 환경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를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답변 엔진 최적화)와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생성형 엔진 최적화) 시대의 스타트업 홍보 전략으로 제시했다.
Q. 스타트업 홍보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가 있다면?
“예전에는 잘 정리된 기사 한 건을 내보내는 것이 홍보의 종착지처럼 여겨졌습니다. 지금은 기사가 나간 뒤 검색 결과에 어떻게 남는지, AI가 그 정보를 어떻게 인용하는지, 실제 고객 행동으로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제는 기사라는 단편보다 정보가 디지털 생태계 안에서 어떻게 축적되고 연결되는지를 봐야 합니다”
Q. 그렇다면 전통적인 언론홍보의 역할은 축소됐다고 판단하는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언론은 여전히 공적 신뢰를 만드는 강력한 채널입니다. 다만 언론은 기업의 홍보 문구를 그대로 옮기는 곳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팩트를 기준으로 기사를 재구성하는 곳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설명하고 싶었던 서비스의 배경이나 세부 맥락은 압축될 수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과 기업의 역할은 다릅니다”
Q. 기업은 언론 보도 이후 무엇을 해야 하나?
“사후 운영이 중요합니다. 언론을 통해 공인된 사실이 배포됐다면, 기업은 곧바로 자사 공식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보도자료 전문과 추가 설명을 정리해야 합니다. 언론이 정제한 요약 정보와 기업이 보유한 원문 정보가 함께 있어야 독자와 AI가 기업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AEO·GEO의 출발점은 ‘공식 출처’다.
김 대표가 강조한 핵심은 ‘보도자료의 재자산화’다. 한 번 배포한 자료를 일회성 홍보물로 끝내지 말고, 기업의 공식 기록으로 축적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교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이름과 실상을 바르게 세우는 정명(正名)의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기업이 스스로의 기록을 방치한 채 외부에서 정확하게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
AEO는 이용자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정보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GEO는 생성형 AI가 참고하기 쉬운 신뢰 가능한 정보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두 전략의 공통 기반은 공식 출처의 정리와 축적이다.
Q. 보도자료 전문을 자사 채널에 축적하는 일이 왜 중요한가?
“AI는 기사 제목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여러 디지털 출처를 비교하면서 정보의 신뢰도를 확인합니다. 이때 기업 공식 홈페이지에 구조화된 원문이 있으면 중요한 기준 정보가 됩니다. 공식 콘텐츠와 언론 기사가 서로 검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디지털 공간에서 정보 왜곡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이것이 AEO·GEO 전략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AEO는 세상의 질문에 우리 기업이 정확한 답을 내놓을 수 있도록 정보의 뼈대를 세우는 일입니다. GEO는 AI가 우리 기업을 오해 없이 인용할 수 있도록 정보 생태계를 만드는 일입니다. 이 구조에서 기업의 공식 홈페이지는 가장 확실한 출처가 됩니다”
Q. 위키백과나 나무위키 같은 외부 플랫폼 관리도 홍보 전략에 포함시키나?
“포함됩니다. 다만 접근 방식은 달라야 합니다. 자사 홈페이지가 기준 정보라면, 외부 플랫폼은 공개 검증의 장입니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 공간에 홍보 문구나 주관적 주장을 채우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연혁과 주요 활동을 신뢰할 수 있는 언론 보도와 객관적 출처에 근거해 연결하는 것입니다. 화려한 수식어보다 담백한 사실이 더 힘이 셉니다”
Q.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첫째, 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해야 합니다. 둘째, 자사 채널에 원문을 온전히 축적해야 합니다. 셋째, 객관적으로 검증된 기사를 중심으로 외부 플랫폼 정보를 점진적으로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채널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정보의 일관성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홍보에서 단기 노출보다 장기적인 발견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극적인 제목과 일회성 기사량에 매달리기보다, 고객과 검색엔진, 생성형 AI가 기업을 정확히 찾고 이해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견리사의(見利思義)의 태도와도 통한다. 눈앞의 이익을 볼 때 마땅한 의로움을 함께 생각하라는 뜻이다. 홍보 역시 당장의 노출만 좇으면 정보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Q. 생성형 AI 시대를 맞은 스타트업 경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번의 파격적인 기사나 자극적인 노출이 기업의 운명을 바꾸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홍보는 배포 후 방치가 아니라 공식 채널에 축적하고, 검증 가능한 정보들이 서로 연결되도록 관리하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보도됐느냐가 아닙니다. 고객과 AI가 우리 기업을 얼마나 지속적이고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느냐입니다”
스타트업에게 홍보는 더 이상 기사 한 건의 성과로 끝나지 않는다. 언론 보도, 공식 채널, 검색 결과, 외부 플랫폼, AI 인용 구조가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되는 시대다. 김 대표의 말처럼 기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 시작을 어떻게 축적하느냐가 기업의 다음 신뢰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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