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특례시 최초의 재선 시장이 탄생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민선 9기 용인시정은 이전과 다른 출발선 위에 섰다. 그동안 용인시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시정 방향과 조직 운영의 연속성이 흔들리는 일을 반복해 왔다. 이제 시민들은 ‘새로 시작하는 시정’이 아니라 ‘이어가며 완성하는 시정’을 기대하고 있다.
그 변화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용인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장 상당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도시공사 사장을 제외한 기관장들이 물러나는 절차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단순한 인사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새 임기를 시작하는 시장에게 시정 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온전히 돌려주는 행정적 결단으로 읽힌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한 자리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기관장 자리는 개인에게는 생계와 명예의 문제이고, 그 주변에는 함께 일하는 직원과 가족의 삶도 걸려 있다. 그럼에도 민선 9기 용인시정의 안정적 출발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선택을 했다면, 그 결단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용인 공직사회 안팎에서도 이를 책임 있는 자세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번 흐름의 출발점에는 이상일 시장의 민선 9기 구상이 있다는 것이 지역사회에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이 시장이 새 임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두고 깊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는 말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 앞자리에는 정무직인 황준기 제2부시장과 이은국 용인시정연구원장이 있었다. 이들의 사직 이후 다른 기관장들의 거취 정리도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분명한 제도적 근거도 있다. 이상일 시장은 민선 8기 당선 이후 시장과 산하단체장의 임기를 맞추는 내용의 조례 개정을 약속했고, 이를 실제 제도화했다. 현행 용인시 출자·출연기관장 임기 관련 조례는 기관장의 임기를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는 경우 남은 임기와 관계없이 시장 임기 개시 전 기관장 임기가 종료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핵심은 조례의 존재가 아니라 실천이다. 제도는 만들어 놓고도 지키지 않으면 행정의 장식에 그친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변하는 것도 바로 그 지점에서다. 이상일 시장의 이번 조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자신이 시민에게 약속했던 내용을 실제 행정 구조 안에 반영했고,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그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는 단순히 사람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다. 선출직 시장에게 시민이 위임한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의 문제다. 시장이 새 임기를 시작하면서도 전임 임기 구조에 묶인 기관 운영을 그대로 떠안는다면, 시민이 선택한 시정 방향은 온전히 작동하기 어렵다. 반대로 기관장 임기와 시장 임기의 정합성이 확보되면 책임 행정의 구조는 한층 분명해진다.
이상일 시장은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민선 9기 용인시정의 큰 그림을 구상하는 시간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휴식의 시간이든 숙고의 시간이든, 중요한 것은 7월 이후 시민 앞에 어떤 청사진을 내놓느냐다.
용인은 지금 반도체 국가산단, 교통망 확충, 교육·복지 인프라, 도시 균형발전 등 굵직한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첫 재선 시장이라는 상징은 그래서 더 무겁다. 재선은 축하받을 성과이지만, 동시에 더 이상 시행착오를 변명하기 어려운 책임의 시작이기도 하다.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다. 약속한 것을 지키고, 시작한 일을 완성하며, 필요한 인재를 제자리에 세우는 일이다. 용인시정이 이제는 단절과 반복을 넘어 축적과 완성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민선 9기 이상일 시정의 성패는 결국 실천에 달려 있다. 미래는 말하는 사람의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사람의 몫이다. 용인특례시 최초 재선 시장에게 거는 기대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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