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장애인 체육의 현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3만8000여 명의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마주한 체육 환경은 열악함을 넘어, 지역 복지의 빈틈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장애인 복지와 체육 인프라 구축은 시혜적 차원의 사업이 아니다. 장애인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 사회 참여를 넓히며,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의료비와 돌봄 비용을 줄이는 가장 선제적인 공공 투자다.
그럼에도 용인시 장애인 체육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장애인들이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체육관은 물론, 생활체육의 기본 시설이라 할 수 있는 수영장조차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장애인 공공복지와 체육 인프라가 도시 규모에 걸맞게 갖춰졌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나마 조성된 론볼경기장도 접근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가파른 언덕 위에 위치해 겨울철이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날에는 차량 접근조차 쉽지 않다는 불편이 제기된다. 장애인 체육시설이라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이동 편의성과 안전성이다. 그런데 실제 이용자의 동선과 환경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 이는 공급자 중심 행정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 아쉬운 대목은 미르스타디움 내 건립이 논의됐던 ‘반다비 체육관’ 사업이 보류됐다는 점이다. 미르스타디움은 접근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공간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형 체육 인프라를 만들 수 있었던 기회가 멈춰 선 것이다. 이 사안은 단순한 예산 심의 문제가 아니다. 용인시가 장애인 체육을 도시 복지의 핵심 의제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부대 사업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다.
하드웨어가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할 소프트웨어라도 살아 있어야 한다. 문제는 용인시 장애인 체육의 운영 시스템 역시 활력을 잃었다는 점이다. 관내 장애인을 하나로 묶고, 종목과 세대를 넘어 참여를 넓힐 수 있는 대표적인 장애인 생활체육 행사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장애인 한마음 체육대회와 같은 통합형 행사는 단순한 체육 행사가 아니다. 장애인들이 문밖으로 나와 서로 만나고, 지역사회와 연결되며,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중받는 장이다.
용인시장애인체육회는 바로 이러한 생활체육의 허브가 돼야 한다. 특정 종목 단체의 유지나 형식적 행사 운영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비장애인 중심 이사진의 행사 참여와 정치적 홍보에 치우친 구조라면, 장애인 체육의 본질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체육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의 삶 속에 체육이 실제로 스며들게 하기 위해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시도다. 찾아가는 생활체육, 재활과 건강을 연계한 프로그램, 중증장애인 참여형 종목 확대, 가족 동반 체육 프로그램, 학교·복지관·장애인단체와의 연계 시스템이 필요하다. 장애인체육회가 행정의 보조기관에 머무르지 않고,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정책과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조직으로 바뀌어야 한다.
장애인 체육은 일부 선수나 특정 종목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용인시 전체 장애인의 건강권, 이동권, 사회참여권과 직결된 공공정책이다. 운동은 몸을 움직이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장애인이 집 밖으로 나오게 하고, 사람을 만나게 하며, 스스로의 건강을 관리하게 만드는 힘이다. 체육 활동을 통해 장애인은 고립에서 벗어나고, 가족의 돌봄 부담도 줄어든다. 장기적으로는 의료비와 사회복지 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지금, 장애인 체육의 의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장애는 특정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다. 질병, 사고, 노화로 누구나 장애와 가까워질 수 있다. 지금 장애인 체육 인프라를 세우는 일은 미래의 시민 모두를 위한 안전망을 만드는 일이다. 장애인 체육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현재의 장애인만이 아니라 미래의 시민 복지까지 뒤로 미루는 일과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용인시 장애인 체육 정책은 이러한 큰 흐름을 충분히 읽지 못하고 있다. 체육회 역시 자신들에게 부여된 사회적 책무를 보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장애인 체육은 예산이 남을 때 하는 사업이 아니라, 도시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기본 인프라다. 용인시와 시의회, 용인시장애인체육회가 함께 이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
이제 용인시 장애인 체육은 낡은 틀을 깨고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지금의 방식으로는 3만8000여 명의 장애인과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기 어렵다. 용인시장애인체육회는 먼저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행정 의존, 행사 중심 운영, 일부 종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정책과 프로그램에 반영해야 한다. 생활체육 참여율을 높이는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그 성과를 시민 앞에 투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반다비 체육관을 비롯한 필수 인프라 구축에도 보다 분명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장애인 체육 시설은 있으면 좋은 부대시설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공공시설이다. 용인시와 시의회 역시 장애인 체육을 예산의 후순위로 미뤄서는 안 된다. 체육회가 진정으로 장애인의 건강과 삶을 말하려 한다면, 이제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로 답해야 한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결국 도태된다. 용인시 장애인 체육의 멈춰 선 심장을 다시 뛰게 해야 한다. 그것이 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에게 희망을 돌려주는 길이며, 용인시가 품격 있는 복지도시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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