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백지화 논란의 고비를 넘어 실행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국가산단 계획 승인과 손실보상 착수, 삼성전자의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 용인시민들의 국가산단 지키기 운동이 맞물리면서 사업을 되돌리기 어려운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25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돼 온 집권세력 일각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방해 시도는 시장과 함께한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투쟁으로 무산됐다”며 “용인 국가산단을 지키기 위해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고 나서고, 서명운동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 온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용인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에 들어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이른바 팹 6기 건설계획도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언론 등을 통해 시민들께 알려드린 대로 용인 이동·남사읍 국가산단의 삼성전자 팹 6기 건설계획은 권력을 잡은 쪽의 흔들기에도 불구하고 바뀌지 않을 것임을 삼성전자 최고위층 관계자와의 연락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용인시민들이 사력을 다해 지키려 분투한 것을 삼성전자도 잘 알고 있다”며 “용인을 실망시키는 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시민들께서는 이제 안심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원에 조성되는 대규모 국가 전략사업이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소재·부품·장비·설계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함께 들어서는 국내 최대급 반도체 산업 거점으로 추진되고 있다. 용인시는 이 사업이 완성되면 지역경제와 일자리, 교통·도시 인프라, 국가 반도체 경쟁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민선 8기 시장 취임 후 공들여 추진해 온 용인 국가산단이 계획대로 온전히 조성된다는 것은 국가 경제의 중추인 반도체 산업은 물론, 대한민국과 용인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제 이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서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 사업시행자 등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이 제시한 핵심은 백지화 논란은 넘겼지만 실행은 아직 정부와 관계기관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그는 용인 국가산단이 백지화 위기를 넘긴 요인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현 정부 출범 전인 2024년 12월 국가산단 계획이 승인된 점, 2025년 12월 22일부터 손실보상 절차에 들어간 점, 같은 달 19일 삼성전자와 LH가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을 체결한 점, 그리고 용인시민들이 촛불문화제와 서명운동 등을 통해 국가산단 지키기에 나선 점이다.
이 시장은 “용인 국가산단 계획이 현 정부 출범 전인 2024년 12월 정부 승인을 받은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그렇게 일찍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2025년 1년 동안 보상 준비를 잘해서 2025년 12월 22일부터 보상에 들어갔고, 그해 12월 19일에는 삼성전자가 LH와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을 맺고 다른 곳으로 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 출범 전 국가산단 계획 승인, 보상 시작 및 진척, 삼성전자와 LH의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 훌륭한 용인시민들의 국가산단 지키기 투쟁 등 이 네 가지가 용인 국가산단의 백지화를 막은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를 지렛대로 삼고 현 정부가 원하는 호남 등에 대한 선물을 주면서도 용인 국가산단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용인 국가산단은 2023년 3월 정부가 발표한 전국 15개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가운데 가장 앞서 나간 사업으로 꼽힌다. 이 시장은 “전 정부 때인 2023년 3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발표가 났을 때 전국의 다른 14곳에도 국가산단을 조성한다는 계획이 함께 공개됐다”며 “당시 발표 후 3년 3개월이 지난 현재 국가산단 계획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곳은 용인 국가산단 단 한 곳뿐”이라고 했다.
이어 “국가산단 조성은 나라와 해당 지역을 위해 매우 필요한 프로젝트인 만큼 현 정부는 이들 지역 국가산단 계획을 속히 승인해서 조성에 속도가 붙도록 해야 한다”며 “전 정부가 시작한 사업이라고 해서 무심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현 정부 출범 전 용인 국가산단 계획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사업의 향방이 달라졌을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용인 국가산단은 현 정부 출범 전인 2024년 12월 계획 승인을 받았다”며 “만일 다른 지역처럼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였다면 지금쯤 어떤 상태에 있었을까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1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남쪽으로 눈을 돌려 달라’고 한 대통령 발언과 그간의 집권세력 움직임을 고려했을 때, 현 정권은 용인 국가산단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몰고 갔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용인 국가산단을 둘러싼 정치적 재검토론에 대한 이 시장의 판단이다.
현재 남은 과제는 사업 속도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현안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임명과 부지조성 입찰공고 지연이 꼽힌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초 부지조성을 위한 입찰공고가 나가고 6월께 공사에 들어가야 했지만, 7월을 앞둔 현재까지 입찰공고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용인시의 설명이다.
이 시장은 “국가산단 부지조성을 위한 사업이 현 정부 출범 후 당초 계획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대통령은 사업시행자인 LH 사장을 속히 임명해야 한다”며 “LH가 국가산단 부지 1·2공구 조성사업 착수를 위한 입찰공고를 빨리 내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당초 ‘올해 초 입찰공고, 올해 6월께 부지조성 착수’라는 계획이 잡혀 있었으나 7월을 바라보는 현재 아직 입찰공고도 나가지 않고 있으니 매우 답답하다”며 “늑장을 부려온 책임은 그동안 용인 국가산단 흔들기를 조속히 정리하지 않고 방관한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사장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도 대통령에게 사장을 빨리 임명해 달라는 목소리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한 LH 측에 있다”고 비판했다.
용인 국가산단은 2028년 하반기 삼성전자 1기 팹 건설 착수, 2030년 하반기 1기 팹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부지조성 입찰공고와 공사 착수가 늦어질 경우 팹 건설, 장비 반입, 전력·용수 공급, 협력기업 입주 일정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시장이 LH 사장 임명과 입찰공고를 반복해서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력공급도 핵심 관문이다. 이 시장은 “용인 국가산단 팹에 대한 전력공급 계획도 잡혀 있는 만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더 이상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송전선로 재검토를 위한 전국행동’이라는 송전반대단체에 휘둘리지 말고 지난해 5월 세워진 전력공급 계획을 실행하려는 의지를 밝히고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 정권이 원하는 대로 호남 등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하기로 마음을 굳혔고, 그쪽에도 전력공급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다면 용인 국가산단에 대한 전력공급도 앞으로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계획대로 진행해야 하는 것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책임”이라고 역설했다.
용인 국가산단에는 단계별 전력공급 계획이 필요하다. 1·2기 팹에 대한 전력공급을 시작으로 3·4기 팹, 5·6기 팹에 대한 전력공급 방안이 순차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이 시장은 “삼성전자 국가산단 5·6기 팹에 전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며 “3~6기 팹에 대한 용수공급 계획의 실행 준비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전선로를 둘러싼 갈등도 변수다. 이 시장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송전선로 재검토를 위한 전국행동’ 등 반대단체를 거론하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계획된 전력공급 방안을 실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송전선로 문제는 지역 주민 수용성과 국가 전략사업의 필요성이 맞물린 사안인 만큼 정부 차원의 조정과 설명 책임도 함께 요구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향한 비판도 나왔다. 이 시장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용인 국가산단 등에 공급될 전력의 양이 매우 크다며 삼성전자 팹 등이 전기가 많은 호남으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발언을 해서 용인 국가산단 팹 지방이전론을 부추긴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의 미래를 위한 국책사업을 집권 측에서 흔든 책임이 김 장관에게도 있는 만큼 앞으로 분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는 용인 국가산단 전력공급 문제를 단순한 기술·인프라 문제가 아니라 국가산단 지속 추진 의지와 연결해 보는 이 시장의 인식이 반영된 발언이다.
이번 논란은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구상과도 맞물려 있다. 이 시장은 다른 지역에 대한 신규 투자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용인 국가산단을 축소하거나 투자계획을 줄이지 않는 한 삼성전자가 다른 지방에 신규로 투자하는 것에 굳이 반대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 결정의 과정과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이 시장은 “신규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이나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권력이 용인 국가산단을 흔들면서 다른 곳에 투자하라고 압박하고, 기업은 눈치를 보며 억지로 투자하는 듯한 모양새는 부끄러운 일이며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용인 국가산단을 흔들지 않고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호남 등의 지역에 별도의 신규 투자계획을 정한 만큼 용인과 이들 지역의 투자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용인 국가산단은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의 생산기반, 전력·용수 인프라, 배후도시, 협력기업 생태계가 결합된 복합 국책사업이다. 용인시는 국가산단 유치와 인허가, 보상 준비, 이주대책, 기반시설 협의 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는 입장이다.
이 시장은 “정부는 사업시행자인 LH 사장을 속히 임명해서 2028년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1기 팹 건설을 시작하고, 2030년 하반기에는 1기 팹을 가동한다는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은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동력인 만큼 이미 진행해 온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에 속도를 내 맹추격하고 있는 경쟁국과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더 이상 용인 산단을 흔드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며 “이제는 논란을 끝내고 국가산단 조성이 실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관계기관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용인 국가산단의 다음 단계는 발표가 아니라 실행이다. 계획 승인과 보상 착수, 삼성전자와 LH의 분양계약, 시민들의 지지와 반대운동은 사업 안정성을 높였지만, 부지조성 입찰공고와 전력공급, 용수공급, 기반시설 일정이 맞물려야 실제 착공과 팹 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에서 “욕속즉부달(欲速則不達)”이라 했다. 무리하게 서두르기만 하면 도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용인 국가산단의 속도전도 구호가 아니라 정확한 절차와 실행으로 완성돼야 한다. 정부와 관계기관이 정해진 계획을 늦추지 않고 책임 있게 이행할 때, 용인 국가산단은 시민들이 지켜낸 약속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로 이어갈 수 있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