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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리포트

온라인 아웃도어 식품 28종 조사…안전성은 기준 적합, 포장·표시는 미흡 [민생암행어사]

한국소비자원, 캠핑용 식품 안전실태 점검…‘무방부제’ 표시 제품서 보존료 검출

 

한국소비자원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캠핑용 아웃도어 식품 28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식중독균과 유해물질 등 안전성 항목은 모두 기준에 적합했지만 일부 제품에서 포장 파손과 표시·광고 미흡 사례가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1일 닭꼬치, 꼬치형 감자튀김, 마시멜로, 구워먹는 치즈 등 온라인 판매 아웃도어 식품 4개 품목 28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됐다.

 

캠핑과 차박, 글램핑 등 야외 여가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 거래 특성상 소비자가 구매 전 포장 상태와 표시 내용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품 사진과 상세 설명, 표시 정보가 사실상 소비자 판단의 기준이 되는 구조다.

 

조사 결과 안전성 항목에서는 큰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28개 전 제품에서 살모넬라와 리스테리아 등 식중독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초벌 닭꼬치의 벤조피렌, 꼬치형 감자튀김의 아크릴아마이드, 납·카드뮴 등 중금속도 모두 기준에 적합했다.

 

성분 안전성은 기준을 충족했지만, 소비자가 실제 제품을 받아 사용하는 과정에서는 다른 허점이 드러났다. 조사대상 28개 제품 중 4개 제품은 꼬치가 포장을 뚫어 파손된 상태였고, 2개 제품은 포장이 변형된 상태로 배송됐다. 파손 또는 변형이 확인된 6개 제품은 모두 폴리에틸렌(PE) 재질 포장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 파손은 단순한 외관 문제가 아니다. 꼬치가 포장지를 뚫거나 포장이 변형되면 이물 혼입, 외부 오염, 냉장·냉동 상태 유지 실패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야외에서는 냉장 보관과 조리 위생 관리가 실내보다 어렵기 때문에 작은 포장 훼손도 소비자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표시·광고 문제도 함께 확인됐다. 조사대상 28개 제품 중 6개 제품에서 총 8건의 표시 미흡 사례가 나타났다. ‘무방부제’라고 표시한 1개 제품에서는 보존료인 소브산이 0.8g/㎏ 검출됐다. 검출량은 기준치인 3.0g/㎏ 이하였지만, 제품 표시와 실제 성분이 일치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시가 빠진 사례도 있었다. 3개 제품은 밀, 대두, 닭고기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 1개 제품은 ‘50g×10개’로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5개만 들어 있었고, 판매원 정보가 실제와 다르거나 부정·불량식품 신고 문구를 빠뜨린 제품도 확인됐다.

 

온라인 식품 거래에서 표시 정보는 소비자의 사실상 첫 번째 안전장치다. 소비자는 제품을 직접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아볼 수 없고, 포장 뒷면을 확인한 뒤 구매할 수도 없다. 특히 알레르기 유발물질 정보는 취향이나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직결되는 정보다.

 

예컨대 가족 캠핑을 떠나는 소비자가 ‘무방부제’ 표시를 보고 아이 간식용 식품을 골랐는데 실제로는 보존료가 들어 있었다면, 기준치 이내라 하더라도 소비자의 선택권은 이미 훼손된 셈이다. 또 밀이나 닭고기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를 위해 성분표를 확인하고 제품을 골랐는데 알레르기 표시가 빠져 있었다면, 야외 현장에서 작은 표기 누락이 곧 안전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포장 문제도 마찬가지다. 꼬치가 포장을 뚫은 냉동식품을 캠핑장에 도착한 뒤 뒤늦게 발견했다면 소비자는 폐기할지, 조리할지 현장에서 판단해야 한다. 실내 주방보다 위생 관리가 어려운 야외에서는 이런 작은 훼손이 더 큰 불안으로 이어진다.

 

한국소비자원은 해당 사업자들에게 포장 파손 방지와 표시·광고 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6개 사업자는 개선 계획을 회신했고, 2개 사업자는 판매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원은 앞으로 사업자정례협의체와 협력해 ‘배송 중 파손 우려 식품 안전포장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할 계획이다. 소비자에게는 배송 직후 포장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냉장·냉동 식품은 즉시 수령해 보관하며, 야외 조리 시 충분히 가열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조사는 식품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품의 성분이 기준에 맞더라도 표시가 부정확하고 포장이 허술하면 소비자의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온라인 장바구니에서 소비자를 지키는 것은 화려한 광고 문구가 아니라 정확한 표시와 안전한 포장이다.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에서 정치의 첫걸음으로 “필야정명호(必也正名乎)”, 곧 이름을 바로잡는 일을 말했다. 오늘의 시장에서도 다르지 않다. ‘무방부제’라는 이름, ‘10개’라는 표시, 알레르기 정보 한 줄이 실제와 맞아떨어질 때 소비자의 신뢰가 선다. 이름과 실제가 어긋난 상품에는 여전히 민생암행어사의 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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