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자색 양파가 왔다. 남쪽 어느 마을 덤바우 농장에서 부부 농부가 자신들의 삶을 갈아 넣어 만든 신비의 묘약과도 같다. 단단하기가 100년을 입어도 안 찢어지는 ‘도깨비 빤쓰(?)’를 닮았다. 허니, 이 양파들이 생명을 다하는 날까지 맛이 변함없을 터다. 변절하지 않는 단맛이겠다. 그러니 어찌 이웃과 나누지 않겠는가. 올해도 여러 푸대를 주문해 이 집 저 집에 돌렸다. 좋은 건 나누는 게 우리네 정서 아니겠는가.
사촌이 땅을 사면 축하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배 아파해서는 안 된다는 조상님들의 가르침을 굳이 운운하지 않아도 말이다. 못 먹는 감 찔러 보다 제 손에 상처만 남긴다는 교훈은 덤이겠다.
최근 이해도 안 되고 이해할 수도 없는 행사가 출몰한다는 소식에 서론이 길었다.
용인시 최초 재선 시장이라는 신화를 쓴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민선 8기에 들어서면서 시민들과 함께 혼신을 기울여 추진했고, 흔들림 없이 진행되기로 일단락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흙탕물을 끼얹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행사가 열린다는 소문이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돼야 하는 이유 설명회’라는 제목으로 7월 8일 오전 10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다는 행사가 그것이다. 행사 진행을 경기도환경운동연합 측에서 맡는다고 하니, 주도하는 쪽이 어디인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물론 막대한 자금이 투자되고 국가 발전의 미래가 달린 대사이니 검증은 당연하고,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려는’ 심정은 십분 이해한다. ‘국가지대사에 대한 충정’으로도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그동안 7개월에 걸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흔들기’가 계속됐고, 이상일 시장을 중심으로 용인 시민들이 펼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반대 투쟁’이 ‘계속 추진’이라는 결실을 맺은 지 잉크도 안 마른 시점에 다시 행사가 열린다니 의아하다.
‘중단 없는 전진 정신’으로 세계와의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이 무슨 딴죽인가’라는 합리적 의심은 그래서 당연하다.
이상일 시장은 이 일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언급했다.
“전 정부 때 결정된 국가산단 조성과 관련해 그간 논란과 혼란을 방치하다시피 한 현 정부는 마침내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라며 “삼성전자도 호남 등에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하는 대신 용인 국가산단에 계획된 반도체 생산라인, 즉 팹 6기는 반드시 세우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시장, 참 피곤하겠다.
이어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지난 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판결을 통해 절차적 정당성을 인정했습니다”라며 “용인 국가산단을 둘러싼 논란과 혼선이 이처럼 말끔히 정리된 시점에 또 시비를 걸겠다는 이들이 8일 경기도의회에 모인다고 합니다. 양식이 있는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양식 있는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함께 가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험난하다. 모두가 힘을 모아도 녹록지 않다. 그런데 검증을 빌미로 이런 소모적 행사를 벌인다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 ‘누구 좋으라고 이러는 건가’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의구심을 더 확장하고 싶지만 여기서 접는다.
이상일 시장, 참 피곤하겠다. 하지만 어쩌겠나. 길은 가야 하고, 그 길이 역사가 되는 것을. 사촌이 땅을 사면 축하해 주고, 같이 기뻐해 주는 공동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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