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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강요미수 재판, ‘비상장주식 압박’ vs ‘별건수사 산물’ 공방 [법정문답]

검찰 “가족 압박한 계획범죄” 주장…조 전 부사장 측 “계열분리 과정이 강요 사건으로 둔갑” 반박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간 형제 갈등이 강요미수 재판에서 다시 쟁점화되고 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비상장주식 정리를 위해 가족을 압박한 계획범죄라고 주장하는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효성과의 계열분리 과정이 별건 수사를 거쳐 강요 사건으로 바뀐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는 지난 6월 19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공판갱신절차를 진행했다. 재판부 변경에 따라 열린 이날 절차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각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사건 경위와 핵심 쟁점을 다시 정리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가 2013년 당시 법률대리인을 통해 효성 측에 보도자료 배포와 조현준 회장 관련 비리 자료 제출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했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 배우자 관련 사안에 대한 사과 요구와 수사 가능성 언급도 공소사실의 한 축으로 제시됐다. 검찰은 효성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실행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협박한 강요미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사건의 배경으로 조 전 부사장이 보유했던 동륭실업 등 비상장사 지분을 지목했다. 해당 지분은 효성 오너 일가 외에는 매각이 쉽지 않은 구조였고, 조 전 부사장 측 문건으로 지목된 자료에는 조 회장을 압박하는 방안과 지분 정리 전략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 측이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구사했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과 고 조석래 명예회장을 상대로는 고발·소송·압박성 발언을 활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언론인 등을 통해 비상장주식 정리 필요성을 우회 전달했다는 취지다. 박 전 대표에게 지분 정리 성과에 따라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다는 점도 검찰은 공소유지 근거로 들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6일 보도에서 검찰 측 자료를 인용해 조 전 부사장 사건을 “개인적 이익, 주식 매각대금 취득을 위해 효성 측을 압박한 사건”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는 검찰이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의 공모 구조, 비상장주식 정리 전략, 언론인을 통한 우회 메시지 전달 의혹 등을 공소유지 근거로 제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사건 자체가 검찰의 별건 수사에서 비롯됐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박 전 대표의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노트북 자료 가운데 수사 대상 범죄와 무관한 조 전 부사장 관련 이메일과 문건이 압수됐고, 검찰이 이를 조 회장 측에 제시하면서 고소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공소사실 변경 과정도 쟁점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당초 조 회장이 비상장주식 고가 매입 요구를 이유로 공갈미수 혐의 고소를 했으나, 친족상도례와 고소기간 문제가 불거지자 검찰이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공소시효 문제도 제기됐다. 변호인 측은 검찰 공소장에 적시된 보도자료 관련 행위가 2013년 2월, 이른바 ‘찌라시’ 관련 행위가 같은 해 7월 종료됐다고 보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강요죄 공소시효 7년은 2020년에 이미 만료됐다는 입장이다. 조 전 부사장의 해외 체류 역시 형사처분 회피 목적이 아니라 독립경영 추진과 사업 활동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위법수집증거 여부도 재판의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이메일과 문건이 영장 범위를 벗어난 자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조 회장의 고소와 효성 관계자 진술도 해당 자료를 토대로 확보된 만큼 ‘독수의 과실’에 해당한다는 논리다. 독수의 과실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를 통해 확보한 2차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형사소송법상 원칙을 말한다.

 

검찰은 이에 대해 관련 범죄 여부는 혐의 사실과의 객관적·인적 관련성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 전 대표가 수사 대상자였던 만큼 인적 관련성이 인정되고, 해당 자료도 변호사법 위반 사건의 동기와 경위, 범행 수단을 입증하는 자료로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사건의 본질을 둘러싼 시각 차이도 크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동륭실업 지분을 유리한 조건에 정리하기 위해 조 회장을 압박했다고 보고 있다. 조 전 부사장 측은 비상장주식 매각이 아니라 효성과의 계열분리 및 독립경영이 목적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는 공승배 변호사와 이상운 전 효성 부회장 간 대화 녹음파일도 재생됐다. 조 전 부사장 측은 해당 녹취에서 공 변호사가 요구한 내용은 조 전 부사장의 사임 처리, 등기 정리, 인감도장 사용 중단, 측근 직원들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금지 등에 관한 것이며, 검찰이 주장하는 비상장주식 매각이나 보도자료 강요와는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재판의 분수령은 오는 8월 예정된 조 회장 증인신문이 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당초 지난 4월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증인신문은 8월 21일과 28일 두 차례 예정돼 있다.

 

조 회장이 법정에 출석할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이른바 ‘효성 형제의 난’ 이후 형제 간 첫 법정 대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는 조 회장 증인신문을 끝으로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효성그룹을 떠난 뒤 2014년 효성 계열사 대표들과 조 회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조 회장 측도 2017년 조 전 부사장을 협박 혐의로 맞고소했다. 검찰은 2022년 11월 조 전 부사장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한편, 선데이저널은 지난 2022년 11월 10일 보도에서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가 조 전 부사장과 박 전 대표를 강요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전했다. 선데이저널은 당시 기사에서 조 전 부사장이 2013년 효성을 떠난 뒤 2014년 조 회장 등을 고발했고, 조 회장 측은 2017년 조 전 부사장을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재판은 단순한 가족 간 갈등을 넘어, 비상장 지분 정리 요구가 정당한 계열분리 협의였는지, 형사상 강요에 해당하는 압박이었는지, 별건 압수자료의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는지를 가르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교에서 말하는 가도(家道)는 사적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과 질서의 문제다. 재벌가 승계와 지분 정리를 둘러싼 갈등이 법정으로 넘어온 이상, 이번 사건은 가족 윤리를 넘어 기업 지배구조와 형사절차의 적법성을 함께 묻는 재판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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