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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전남지부 “전남 학교 시설사업, 절차보다 업체가 먼저”…특별감사 촉구

학교 시설공사·물품구매 파행 사례 공개…전남교육청에 제도 개선 요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남지부가 전남지역 학교 시설공사와 물품 구매 과정에서 절차보다 특정 업체가 먼저 개입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남교육청에 특별감사를 촉구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7일 성명을 통해 특정 업체가 사업 추진 전 학교에 관여하거나, 교사에게 계약·공사 관련 업무가 전가됐다는 제보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에 공개된 사례는 A고등학교 방송실 현대화 사업, B고등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 C초등학교 안심알리미 및 교육물품 구입, D유치원 교육물품 구입, E초등학교 과학실 리모델링 사업 등이다. 학교명은 제보자 보호와 사실관계 확인 필요성을 고려해 익명 처리됐다.

 

전교조 측에 따르면 A고등학교에서는 7000만 원 규모 방송실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현안사업 예산 신청이 이뤄지기 전부터 특정 업체 관계자가 학교에 들어온 것으로 제보됐다. 학교장이 업체 관계자를 학교로 데려와 담당 교사에게 방송장비 교체, 벽체 철거, 집기 교체 계획 등을 설명하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담당 교사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개인 연락처 제공을 거부한 뒤에도 관리자가 업체 관계자를 대동해 교사와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학교 측은 ‘방송실 현안사업 업무담당자 업무거부 사유 등재’라는 제목의 내부 결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 사적 대화 내용이 첨부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단체는 해당 교사가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가를 사용했고,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교육청 상담을 받은 것으로 제보됐다고 설명했다.

 

B고등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서는 학교장이 시공업체를 직접 지정해 사업을 추진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견적·입찰 절차보다 관리자 주도의 업체 결정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다.

 

C초등학교와 관련해서는 이미 안심알리미가 지급돼 있었음에도 학교장이 담임교사들에게 교육청 예산으로 추가 구입을 지시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2025년에는 교사들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약 2,000만 원 상당의 창의융합키트 구입이 강행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D유치원 사례에서는 교육지원청에서 물품 구입 예산이 내려오자 관리자들이 사전 협의를 통해 멜로디언, 난타북 등 품목과 구입 업체를 미리 정한 뒤 담당 교사에게 견적서 확인과 지출품의 상신만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E초등학교 과학실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서도 약 9,700만 원 규모 사업에서 학교장이 특정 업체를 사전에 선정해 추진 중이라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업체가 이전 리모델링 사업도 수행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 추진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들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업체가 사업 추진에 앞서 먼저 학교에 들어오는 구조, 학교 구성원 논의보다 업체와의 협의가 선행되는 구조, 교육 전문성을 가진 교사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구조가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시설공사와 계약 관련 행정이 교사에게 전가되고, 절차상 문제를 제기한 교사가 심리적 압박이나 문서화 대상이 되는 문제도 반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학교가 필요를 결정한 뒤 절차에 따라 업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일부 사례에서는 업체가 먼저 등장하고 학교가 뒤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정황이 반복적으로 제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그동안 물품 구매와 시설공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를 전남교육청에 여러 차례 제기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 사이 업체의 학교 방문과 교직원 접촉, 교사에 대한 압박이 오히려 심해졌다는 것이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전남교육청에 제보 학교 특별감사 실시, 학교 시설공사와 물품 구매 전 과정의 절차 점검 및 투명성 강화, 업체의 학교 방문과 교직원 접촉에 관한 운영기준 마련, 시설공사·계약·견적 등 행정업무의 교사 전가 관행 개선, 문제 제기 교직원에 대한 불이익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교조 전남지부는 “학교는 특정 업체의 영업장이 아니라 학생들의 배움터”라며 “학교 시설사업은 공정한 절차에 따라 추진돼야 하고, 교육보다 사업이 앞서고 절차보다 업체가 먼저인 관행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고 했다. 교육 현장의 시설사업도 편의와 이해관계보다 절차의 정당성과 공공성이 먼저 서야 한다. 학교 예산은 학생의 배움과 안전을 위해 쓰이는 공적 재원인 만큼, 사업 추진 과정 역시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본지는 전남교육청 담당 부서에 관련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남교육청의 반론이나 설명이 도착하는 대로 이를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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