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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들, 회생법원에 의견서 제출 “MBK 책임분담 없는 회생 재개시 안 돼”

9일, 1인 시위 이어가며 "채권자 형평·DIP 조건 공개 요구"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 피해자들이 서울회생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회생절차 재개시의 전제로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실질적 책임분담과 부실 원인 조사를 요구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서울회생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법원 앞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비대위는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다시 논의될 경우 기존 피해자 구제와 지배주주 책임 문제가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2025년 3월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매출채권과 카드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유동화전자단기사채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비대위 측은 전단채 피해 규모를 약 4019억 원으로 보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개인 피해자 676명의 피해액을 약 2075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생계획안 수행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었다. 특히 최소 운영자금 2000억 원이 조달되지 않은 점이 폐지 결정의 주요 배경으로 거론됐다.

 

법원은 즉시항고 기간 안에 자금 조달 등 사정 변경이 있을 경우 재도의 고안을 통해 폐지 결정을 다시 판단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비대위의 이번 의견서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재개시 또는 회생계획안 재상정을 시도할 경우 피해자 구제와 책임분담 원칙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로 제출됐다.

 

비대위가 가장 먼저 문제 삼은 부분은 전단채 피해자들의 지위다. 전단채와 연결된 채권은 회생계획안에서 카드채권으로 분류돼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해당 채권자는 개인 피해자가 아니라 롯데카드 2286억 원, 신한카드 280억 원, 현대카드 2245억 원 등 카드사 명의로 기재돼 있다.

 

비대위는 이 같은 구조에서 실제 피해자들이 회생계획안 안에서 직접적인 채권자로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카드사 뒤에 가려진 이른바 ‘그림자 채권자’처럼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변제 계획의 실현 가능성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비대위는 회생계획안상 카드채권 변제가 회생 6차연도부터 10차연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당 금액이 10차연도에 집중돼 있어 명목상 원금 변제와 실제 회수 가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비대위는 조기변제 할인율을 반영할 경우 카드채권의 현재가치가 명목 원금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100% 변제’라는 표현만으로 피해자 구제가 충분히 담보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대위는 회생절차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노동자, 협력업체, 지역상권과 연결된 대형 유통기업인 만큼 영업 계속의 공익적 필요성은 인정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회생의 부담이 기존 채권자와 피해자에게만 전가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비대위는 의견서에서 회생절차가 다시 논의될 경우 다섯 가지 사항을 우선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첫째, MBK 인수 이후 인수금융, 자산유동화, 점포매각, 세일앤리스백, 배당과 수수료 등 홈플러스 부실 원인에 대한 독립조사다. 둘째, 신규 DIP 금융 2000억 원이 기존 회생채권자의 실질 회수율을 개선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별 검증이다.

 

셋째, MBK와 김병주 회장의 단순 보증이 아닌 현금성 출연, 후순위 대여, 손실분담 확약 등 실질적 책임분담이다. 넷째, 메리츠금융그룹이 참여하는 DIP 금융 조건의 투명한 공개다. 다섯째, 이 같은 사항이 확인되기 전 회생절차 재개시와 관계인집회 진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요청이다.

 

DIP 금융은 회생절차에 들어간 기업의 영업 유지를 위해 새로 공급되는 자금이다. 회생기업에는 필요 자금이지만, 신규 자금 제공자가 우선 변제 지위를 확보할 경우 기존 채권자의 회수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비대위는 신규 자금 조달 자체보다 그 조건과 손실분담 구조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비대위는 “책임 없는 회생, 지배주주의 희생 없는 회생, 피해자 구제 없는 회생은 공정한 회생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조건 없는 회생 재개시나 기한 연장은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손실 전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사안은 단순한 기업 회생 절차를 넘어 사모펀드 대주주의 책임, 유동화 금융상품 피해자 보호, 회생채권자 사이의 형평 문제로 번지며 사회적 쟁점으로 확산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카드사 명의 채권 뒤에 놓인 구조라면, 법원이 회생계획안 심리 과정에서 실질 피해자의 이해관계를 어디까지 살필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MBK파트너스에 대해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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