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천 년간 한국전통문화를 만들고 이끌어왔던 유교 종단의 근본이자 사실상의 모든 존재인 전국 유림들이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성균관이 지난 7월 2일 ‘2026년도 제2차 임시총회’ 직전에 기습적으로 개최한 제35대 성균관장 취임식은 대내외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다.
워낙 믿기지 않는 소식이다 보니 창간 57년의 역사를 가진 ‘유교 종단의 대표언론’인 본지에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이웃종단, 정치권, 언론계, 사회지도층은 물론 평소 연락이 뜸하던 유림들마저 “그게 사실이냐?” “매번 몇백 명 이상의 유림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명인사들이 참석하여 진행되던 관장 취임식을 왜 그렇게 졸속으로 진행한 것이냐?” “굳이 몰래 했어야 하는 이유라도 있었던 것이냐?” 등의 다양한 질문을 통해 성균관이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속사정을 알려는 연락이 계속됐다.
한국 유교 종단의 수장인 성균관장 취임식은 심산 김창숙 초대 성균관장 시절에는 국내 주요 언론에 톱뉴스로 실릴 정도로 주목받았고, 당연히 참석자들도 쟁쟁했으며, 이후에도 격변의 한국 현대사와 유림사회의 여러 사건들 와중에도 장관, 국회의원, 주요 정치인, 성균관대학교 이사장 및 총장, 전통문화 관계자, 각 지역의 유림지도자들이 대거 함께해왔다.
지난 2020년 5월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극성을 부리며 정부 및 보건당국이 극도로 경계하는 와중에서도 1천여 명에 가까운 참석자들이 성균관 명륜당 앞마당에 모여 손진우 제33대 성균관장의 취임과 유교 종단의 발전을 기원했으며, 최종수 제34대 성균관장이 취임하던 2023년 4월에도 7백 명이 넘는 인사들이 유교 부흥을 다짐했던 사실이 본지를 비롯한 국내 언론 상당수에 보도되며 유교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성균관장 취임식은 ‘전국 유림의 축제’이자 ‘한국 7대 종단으로서의 새로운 출발 자리’이며 ‘한국전통문화 수호의 결의를 다지는 약속의 장’이므로 최종수 성균관장을 비롯한 성균관 집행부가 본인들의 마음대로 ‘번거롭게 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의미를 왜곡·축소하며 치부할 권한이 없다.
성균관장 취임식이 이번처럼 전국 유림에게 홍보, 공지, 안내조차 없고, 임시총회 참석자들에게조차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사회자의 발언으로 진행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고, 유교·불교·천주교·기독교·원불교·천도교·민족종교로 구성된 한국 7대 종단 역사에서도 없었다.
혹자는 “아무리 취임식을 하려고 해도 도저히 예전처럼 7백~1천 명 가량의 참석객을 만들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최종수 성균관장이 일왕 생일 파티 참석, 12·3 불법비상계엄시 이웃종단 다수의 의견을 무시하고 굳이 계엄 찬성 의견 고수 등을 밀어붙여 ‘상종하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인식되다 보니 당장 이웃종단들부터 수장들이 각종 이유를 대며 참석하지 않을 것이 불보듯 뻔히 예상되어서이다” “그동안 여러 번의 회의에서 각종 명목으로 참석비를 지급하다보니 이번에도 돈을 준다고 해야 자기편 사람들부터 올 텐데 방만하고, 마구잡이 지출로 그럴 돈이 없어서인 것같다”는 의견들을 전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지금이 전시 상황도 아니고, 코로나19와 같은 유행성 질병이 난무하지도 않으며, 자연재해로 이동이 불가능하지도 않는데 아무런 설명이나 변명조차 없이 자기들끼리 현수막과 축하꽃을 준비하고, 바쁜 일정을 쪼개고 상당한 교통비를 들여 참석한 총회 대의원들을 들러리로 세운 채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촌극까지 벌인 점은 유교 종단뿐만 아니라 한국 종교 역사상 희대의 사건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게다가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던 점은 앞선 총회결의무효소송 결과에 따라 지난 3월의 제35대 성균관장 선거가 무효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성균관청년유도회중앙회의 불법 선거에 따른 사퇴 요구, 이미 20억 원을 훨씬 넘기고 지금도 차곡차곡 늘려가고 있는 악성 빚과 함께 악화된 성균관의 재정 구조 등 지금의 혼란한 상황이 정상적인 취임식을 기대하기 어려웠겠으나 그래도 자존심은 지키며 할 일은 하는 의젓한 태도를 기다리던 전국 유림에게 보여준 성균관의 회의 운영 모습이었다.
유교 종단의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총회 자리에서 수정안이 제안되면 당연히 그것부터 가부 여부를 물어 인원 수를 확인하고 의결여부를 밝힌 후 원안에 대해 가부 여부 및 인원 수 확인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에도 수정안들은 모두 무시되고 그저 원안을 급하게 통과시키기 바빴으니 지난 3년 동안 회의 진행을 그렇게나 하고도 아직 그 수준이었다.
최종수 성균관장의 지인과 대의원이 아닌 이들까지 어지러이 뒤섞여 각종 의결 절차에서 제대로 된 구분도 없이 어수선하게 진행된 모습이 이어졌으니 전국 각 지역의 유림단체나 향교에서 개최하는 유림총회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총회라면 진실만을 알리고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회의를 진행한 최종수 성균관장과 김기세 총무처장은 국가나 서울시의 허가 자체가 불가능한 사안인 ‘서울시 성북동 토지에 치매병원 건립’, 사회적으로 아무런 영향력도 만들지 못하는 사안인 ‘AI윤리 제정’, 취임 4년째인 지금까지 일보전진도 하지 못했던 ‘공자탄신일 국가기념일 제정’ 등 하나마나한 약속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했다.
지난 관장 선거 과정에서 최종수 성균관장은 “올해 4월까지 성균관·향교·서원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지원법’)을 개정할 테니 자신을 성균관장에 다시 뽑아달라”고 유림들에게 호소했다는데 10일 이상 입법예고 기간을 거치고, 국민의 의견을 받아야 하는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3,300여 건의 의견 모두가 반대의 뜻을 담고 있다고 하니 이런 절대 다수의 흐름을 지금의 성균관 집행부는 어떻게 반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있기는 한 것인가?
우리가 그렇게 욕을 하는 정치인들은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비판과 문제점이 제기되면 해명자료라도 내놓고, ‘여기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당연한 자세이다’라며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비상식적인 성균관 집행부는 ‘20억 원을 훨씬 넘기고 지금도 각종 명목으로 계속 늘려가는 악성 빚’, ‘몰상식한 이들이나 자행하는 분식회계 실시’, ‘자신들에 대한 문제 제기는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선전·선동’, ‘민주주의의 기본인 의사 표현하는 이들에 대한 몰아내기 작전’ 등을 하면서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후안무치(厚顔無恥), 아전인수(我田引水), 적반하장(賊反荷杖), 인면수심(人面獸心), 방약무인 (傍若無人) 같은 한자성어는 이런 때에 딱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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