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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용 부산 동래구청장, 교육·역사로 그리는 ‘동래 100년’ [인터뷰]

AI교육관·숲속도서관·교육친화공원 추진…“젊은 세대가 머물고 다시 돌아오는 도시 만들 것”
“흩어진 동헌·향교·읍성·고분군 하나의 동선으로”…빨간 운동화 신고 현장 누비는 생활행정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도시는 무엇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장준용 부산 동래구청장이 내놓은 답은 교육이었다.

 

장 구청장은 교육을 학교나 입시만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미래를 위해 자녀에게 투자하듯 지방정부도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교육에 투자해야 하며, 젊은 세대가 아이를 낳고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교육정책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한 시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교육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역사와 문화, 관광과 지역경제, 현장 행정으로 이어졌다.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였지만 장 구청장이 제시한 정책들은 결국 사람이 떠나지 않고, 밖으로 나간 인재가 다시 돌아오는 동래를 만들겠다는 하나의 목표로 모였다.

 

“부모가 자녀에게 투자하듯 도시도 교육에 투자해야”

 

장 구청장은 동래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교육을 꺼냈다. 교육은 특정 학교를 명문으로 만들거나 입시 성적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의 인구와 산업, 생활환경을 지탱하는 근본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사람들이 왜 동래에 오려고 하겠습니까. 아이를 키우기 좋고 교육하기 좋은 도시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을 대표하는 교육지역으로 강남이 거론되듯 부산에서는 동래가 교육도시의 상징이 돼야 한다는 것이 장 구청장의 구상이다. 좋은 교육환경이 조성돼야 젊은 세대가 머물고,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이 외부에서 경험을 쌓은 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구상은 AI교육관과 숲속도서관, 금강공원 교육친화공원 조성사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장 구청장은 이들 사업을 각각 분리된 시설 건립이 아니라, 아이들이 배우고 뛰놀며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교육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저출생 문제 역시 출산 장려금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젊은 세대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권하기에 앞서 이들이 왜 동래에서 살아야 하는지, 아이를 낳은 뒤 어떤 환경에서 키울 수 있는지를 행정이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구청장은 “동래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 경험한 뒤 다시 돌아와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며 “교육이 없으면 동래의 미래도, 부산의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논어』에는 ‘본립도생(本立道生)’, 근본이 바로 서야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가르침이 있다. 장 구청장이 교육을 도시정책의 첫머리에 놓은 이유도 결국 사람을 키우는 일이 도시의 근본을 세우는 일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동래에는 다 있는데 모두 따로 있다”

 

교육에 이어 장 구청장이 강조한 것은 동래의 역사와 문화였다.

 

동래에는 동래부 동헌과 동래향교, 동래읍성, 복천동 고분군, 충렬사, 동래온천과 온천천 등 부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자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각각의 자원이 하나의 이야기와 이동 경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 구청장은 “동래에는 다 있는데 모두 따로 있다”며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흩어진 역사·문화 자산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을 상징하는 동헌과 교육을 상징하는 향교, 임진왜란의 역사를 간직한 동래읍성·충렬사, 고대 부산의 모습을 보여주는 복천동 고분군, 오랜 온천문화가 하나로 이어져야 동래만의 관광 경쟁력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한옥체험마을과 민속박물관 등을 조성해 관람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한국의 전통문화와 생활을 직접 경험하는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장 구청장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복을 입고 서울 경복궁을 거니는 모습을 예로 들며 부산에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바다를 보고 돌아갑니다. 동래에는 바다와 다른 역사가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한 번 보고 지나가는 도시가 아니라 다시 찾는 도시가 될 수 있습니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은 동래가 지닌 역사 자산을 현재의 관광과 생활문화로 연결하려는 장 구청장의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관광객이 머물러야 골목과 시장이 산다”

 

 

장 구청장은 역사문화 자원을 관광으로 연결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광객의 체류가 지역경제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을 찾는 관광객 가운데 동래를 방문하는 비율이 충분하지 않다며, 관광객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동래를 머무르는 도시로 만들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금정산과 동래온천, 온천천, 동래읍성, 충렬사, 복천동 고분군, 전통시장과 지역 음식점을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연결하면 관광객이 사진만 찍고 떠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래의 역사와 생활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구청장은 “관광객이 와서 머물고 쉬고 소비한 뒤 돌아가야 지역경제가 움직인다”며 “관광시설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동래를 일부러 찾아와야 할 이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음식점과 상점도 중요한 문화자산으로 꼽았다. 동래파전과 삼계탕, 한정식, 국밥 등 지역 음식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동래 주민의 삶과 시간이 축적된 생활문화라는 설명이다.

 

“20년, 3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가게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습니다. 오랜 가게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관광객이 그곳을 찾아가도록 연결하는 것도 행정이 해야 할 일입니다”

 

사직야구장 재건축도 같은 관점에서 바라봤다.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야구장을 찾은 관람객이 주변 상권과 관광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과 콘텐츠, 상권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구청장은 도시의 경쟁력은 건물의 크기나 시설 수가 아니라 사람들이 그곳을 찾아와 시간을 보내게 만드는 콘텐츠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정장에 빨간 운동화…“현장에 답이 있다”

 

장 구청장을 상징하는 물건 가운데 하나는 빨간 운동화다. 정장을 입은 날에도 운동화를 신는 이유를 묻자 그는 “현장을 다녀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사가 마무리된 장소를 직접 확인하고, 복지관과 시장, 공원과 온천천을 수시로 살피다 보면 구두보다 운동화가 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외 다른 도시를 방문했을 때도 눈에 띄는 시설과 정책이 있으면 사진과 자료를 남겨 동래에 적용할 방안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장 구청장은 공직자들에게도 기존 방식만 반복해서는 도시를 바꿀 수 없다고 주문한다. 실수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면 새로운 시도와 혁신도 시작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가 공무원들에게 자주 한다는 말은 “공무원이 힘들면 주민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표현만 놓고 보면 다소 강하게 들릴 수 있지만, 공직자가 한 번 더 현장을 찾고 한 번 더 주민의 입장에서 고민하면 주민의 불편은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 된다는 이유를 설명하는 행정보다 가능한 방법을 찾는 행정이 필요합니다. 규정 때문에 주민이 불편하다면 규정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조례와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장 구청장이 말하는 현장 행정은 단순히 주민을 자주 만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민의 불편을 확인한 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와 조직을 움직이는 것까지가 현장 행정이라는 것이다.

 

“구청장이 아니어도 저는 동래에서 살아갈 구민”

 

인터뷰 말미에 장 구청장은 남은 임기보다 임기가 끝난 뒤 자신의 삶을 먼저 이야기했다.

 

“저는 곧 죽어도 구민입니다”

 

웃으며 말을 꺼낸 장 구청장은 “4년 뒤 구청장이 아니더라도 계속 동래에서 살아갈 사람”이라며 “내가 살아갈 동래를 더 깨끗하고 안전하며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교육에서 출발해 역사와 문화, 관광과 지역경제, 현장 행정으로 이어진 인터뷰 전체를 관통했다. 교육에 투자하는 이유도, 흩어진 문화유산을 연결하려는 이유도, 전통시장과 노포를 지키려는 이유도 결국 사람이 오래 머물며 살아갈 수 있는 동래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장준용 구청장이 그리고 있는 ‘동래 100년’은 대규모 개발사업 하나로 완성되는 도시가 아니다. 교육으로 사람을 키우고, 역사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으며, 관광을 지역경제와 연결하고, 현장에서 주민의 불편을 해결하는 과정이 쌓여 만들어지는 도시다.

 

장 구청장은 “정책은 임기 안에 끝나더라도 도시의 미래는 다음 세대까지 이어져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아이를 키우며 정착하고, 동래에서 자란 인재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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