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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로스쿨 A교수 ‘성폭력 의혹’ 파장 확산…6개 정당·시민사회, 공정수사 촉구

A교수, 피해 신고 학생·대자보 게시자·기자회견 참가자 등 10여 명 무더기 고소
공대위, “고소의 보복적 맥락 외면한 채 출석 압박…방어권·변호인 조력권 보장해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대학인 서울대 로스쿨 A교수의 성폭력 의혹 파장이 관할 경찰서의 편파·강압 수사로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로스쿨 A교수 성폭력 사건 공동대칙위원회'(이하 공대위)와 기본소득당·노동당·녹색당·여성의당·정의당·청년진보당과 관악공동행동은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 앞에서 6개 정당·지역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관악결찰서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A교수는 성폭력 의혹을 학교 인권센터에 신고한 학생과 이를 지원한 시민·학생 등 10여 명을 무더기 고소했다. A교수는 피해를 신고한 학생뿐 아니라 대자보를 붙이거나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공동대책위원회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까지 고소해 형사절차의 대상이 되었다.

 

이에 6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경찰의 공정한 수사와 피고소인들의 방어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주최측은 “성폭력 의혹의 사실관계를 알리고 피해 신고 학생과 연대한 행위를 하나의 공모 범죄처럼 다루는 것은 시민사회의 정당한 연대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이유만으로 고소인의 주장을 기정사실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피해 신고 열흘 만에 형사 피고소인 돼”

 

공동대책위원회가 공개한 사건 경과에 따르면, 학생은 2025년 7월 1일 서울대 인권센터에 A교수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의 신고를 접수했고, 인권센터는 같은 달 4일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A교수는 신고 약 열흘 뒤인 7월 11일 학생을 무고와 공갈, 협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시민사회 관계자들은 피해를 호소하며 학내 절차를 밟은 학생이 짧은 기간 안에 형사사건 피고소인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고소의 배경과 목적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서울대 인권센터가 해당 신고의 핵심 쟁점과 교수·학생 사이의 권력관계를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A교수 측은 유교신문의 앞선 취재에서 “성폭력이나 성착취에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의혹을 부인했다. 인권센터에 접수된 사안도 이미 결론이 났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는 당시 “인권센터 조사 사항은 관련 규정상 업무 관계자 외에는 학내외 모두 비공개”라며 구체적인 사건 처리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피해 신고학생을 지원하던 활동가 10여 명까지 무더기 고소

 

논란은 올해 7월 A교수가 학생과 시민사회 연대자 등 10여 명을 추가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확대됐다.추가 고소 대상에는 피해 신고 학생과 함께 대자보를 게시한 사람, 서울대 본관 앞 기자회견에서 발언한 사람, 공대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 운영과 사건 공론화 활동에 참여한 학생·시민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관악경찰서로부터 조사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교수 측은 서울대 본관 앞에서 개최된 기자회견과 대자보 게시, SNS를 통한 사건 공론화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대위는 “피해학생의 문제 제기뿐 아니라 이를 알리고 함께 행동한 시민들의 연대까지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며 “성폭력 사건 해결을 촉구한 공익적 활동을 피해학생과의 공모 범죄로 규정하는 것은 전형적인 위축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강수연 민주노총 전국대학원생·비정규연구자노동조합지부 서울대분회장은 연대발언에서 “사건 해결을 촉구하며 대자보를 부착하거나 기자회견에 참석해 목소리를 낸 사람들을 ‘공모자’로 보는 것은 학내 권력관계의 문제에 대해 정당하게 발언한 이들의 입을 막으려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서 교수는 학생의 평가와 연구 환경, 향후 진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교수와 학생이라는 비대칭적 권력관계를 간과한 채 사안을 기계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속·출국금지·수배 가능성 언급”…관악경찰서 수사 방식도 도마

 

집회 참석자들은 A교수의 고소뿐 아니라 관악경찰서의 조사 방식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대위는 경찰이 지난해 학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구속수사와 출국금지 가능성을 언급하고, 최근 추가 고소 사건에서도 피고소인들이 고소장 내용을 충분히 확인하거나 변호사를 선임할 시간을 갖기 전에 출석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소인 측이 고소장 열람과 복사, 변호인 선임을 위한 준비 기간을 요청했음에도 경찰이 반복적으로 출석을 독촉하고 ‘수배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왕복근 정의당 관악구위원장은 “경찰서는 고소장을 접수하는 곳이지 고소인의 주문을 그대로 집행하는 곳이 아니다”며 “고소의 내용이 사실인지, 어떤 배경과 목적으로 제기됐는지 살피는 것이 수사기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쪽에는 교수라는 지위와 법률·경제적 자원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학업과 생계를 이어가며 성폭력 피해 신고와 형사절차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학생이 있다”며 “경찰이 고소인의 보복까지 대신하는 기관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도 “신고인과 피고소인의 진술이 엇갈리는 단계에서 구속이나 출국금지, 수배 가능성을 먼저 거론하는 것은 무죄추정 원칙과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신중해야 한다”며 “피해 신고자와 연대자들을 범죄자처럼 취급하는 수사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별 행위·전체 맥락 모두 살펴야”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관악경찰서에 전달한 요구안을 통해 고소인의 주장만을 전제로 피해 신고 학생과 연대자들을 예단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교수와 학생 사이의 권력관계, 고소가 제기된 시점과 경위, 추가 고소 대상자들이 참여한 활동의 구체적 내용과 공익적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기자회견이나 온라인 활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들을 일괄적으로 ‘공범’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피고소인들이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충분히 확인하고 변호인과 상의한 뒤 조사에 임할 수 있도록 고소장 열람·복사와 적절한 준비 기간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서영 기본소득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학생이 학내 인권센터에 피해를 신고한 지 열흘 만에 형사절차의 피의자가 됐다”며 “피해자 곁에 서면 함께 고소당한다는 메시지가 확산된다면 다른 피해자들도 문제 제기를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경찰은 보복성 고소의 집행기관이 아니라 공정한 수사기관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A교수에 대한 의혹도, 학생과 연대자들에게 제기된 혐의도 각각 객관적인 증거와 절차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 인권기구의 피해자 보호 실효성도 쟁점

 

이번 사안은 A교수와 학생 사이의 사실관계를 넘어 대학 내 성폭력 신고 체계가 신고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는 지난 4월에도 이번 의혹을 교수와 학생 사이의 비대칭적 권력관계 문제로 보고 서울대에 독립적인 진상 조사와 피해 학생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 대학이 사건 처리를 지연하거나 피해 주장자 보호에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학생들의 신고와 문제 제기를 막는 위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유교신문은 앞선 보도를 통해 서울대 인권센터의 조사 지연과 신고 내용 관리, 피해자 보호 조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학내 비판도 전한 바 있다. 인권센터에 신고한 구성원이 오히려 2차 피해를 호소하거나 장기간 조사 지연을 겪었다는 사례들이 제기되면서 제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찰도 성폭력 의혹의 실체와 별개로 각 피고소인의 구체적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증거에 따라 수사해야 한다는 게 집회측의 주장이다. 관악경찰서의 수사가 교수의 고소 내용을 단순히 확인하는 절차에 머물지, 아니면 성폭력 신고 이후 이어진 고소의 전체 경위와 각 피고소인의 행위를 분리해 판단하는 공정한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날 공대위가 주장한 피해자에 대한 구속·출국금지·수배 가능성 언급 여부와 출석 요구 절차, 피고소인의 고소장 열람·복사 및 변호인 선임 기간 보장 여부를 확인하고자 관악경찰서 담당 수사관에게 전화와 문자를 보냈으나 답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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