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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봉 칼럼】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라는 스타벅스…정작 장애인은 화장실 앞에서 멈춘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 전문점이 아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같은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3의 공간(Third Place)'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집과 직장 사이에서 누구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해 왔다.국내 스타벅스 역시 이러한 철학을 앞세워 "모두에게 열린 공간"을 강조하고 있으며, 1999년 이대점 1호점을 시작으로 2025년 말 기준 전국 2115개 매장을 운영하는 세계 3위 규모 시장으로 성장했다.

 

신세계그룹 역시 스타벅스를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일상과 문화를 담는 생활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방향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실제 스타벅스는 커뮤니티 스토어 운영, 장애인 바리스타 채용 확대, 친환경 캠페인, 지역사회 공헌 활동 등을 통해 ESG와 포용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애인의 눈으로 바라본 스타벅스는 과연 "모두에게 열린 공간"일까?

 

스타벅스 현실은 기업이 내세우는 철학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전국 수천 개의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상당수는 장애인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화장실이 아예 없는 곳도 있고, 설치되어 있더라도 휠체어가 회전할 공간이 부족하거나 출입문 폭이 좁아 실질적인 이용이 어렵다.장애인용 화장실 주변에는 청소도구와 물품이 쌓여 사실상 창고처럼 사용되는 사례도 있다.

 

2층 또는 3층 매장은 더욱 심각하다. 대부분 화장실이 2층에 있지만 엘리베이터나 리프트가 설치되지 않아 휠체어 이용자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적지 않다. 커피는 주문할 수 있지만 화장실은 갈 수 없는 공간. 이것이 과연 스타벅스가 말하는 '제3의 공간'이며 '모두에게 열린 공간'인지 묻고 싶다.

 

물론 스타벅스에도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을 것이다. 많은 매장이 기존 건물 일부를 임차해 운영되고 있어 구조적인 제약이 있고, 장애인 화장실은 일반 화장실보다 훨씬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한다. 면적이 늘어나면 좌석 수가 줄고 이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이라면 법적 최소 기준만 충족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진정한 ESG는 법을 지키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법이 미처 담지 못한 사회적 책임까지 실천하는 데서 완성된다.

 

스타벅스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장애인도 아무런 불편 없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하고, 휠체어를 탄 고객도 비장애인과 똑같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광고 속 포용성과 실제 매장의 포용성이 다르다면 소비자는 결국 기업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은 특별한 배려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이며,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할 기본적인 생활권이다. 스타벅스가 진정으로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한다면 이제는 커피 맛과 인테리어를 넘어 접근권까지 프리미엄이어야 한다. 신규 매장은 장애인 접근성을 최우선 설계 기준으로 적용하고, 기존 매장도 단계적인 개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건물 구조를 이유로 손을 놓기보다 건물주와 협력해 현실적인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스타벅스가 진정한 '제3의 공간'이라면 그 공간은 건강한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도,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도, 아이와 함께 방문한 부모도, 누구 하나 배제되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모두에게 열린 공간"

 

이 말이 기업 홍보 문구에 머물지 않고 실제 매장에서 증명되는 날, 그때 비로소 스타벅스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다운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평가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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