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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 “영풍 석포제련소, ‘친환경’ 포장 벗고 낙동강 떠나야” [인터뷰]

“5400억 투자액보다 오염 제거와 환경복원 결과로 평가해야”
“무방류는 공정폐수 관리의 일부…이전·복원·고용대책 묶은 정의로운 전환 필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영풍 석포제련소가 대규모 환경투자와 무방류 시스템을 앞세워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를 표방하고 있는 가운데,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가 “반세기 넘게 축적된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남겨둔 채 투자액만으로 친환경을 말할 수는 없다”며 석포제련소 이전과 낙동강 환경복원을 촉구했다.

 

김 대표는 안동댐과 낙동강의 녹조·수질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낙동강 수계가 사실상 ‘녹조공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비판해 온 지역 환경운동가다. 그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친환경은 기업이 스스로 붙이는 홍보 문구가 아니라 오염원이 실제로 제거됐는지, 훼손된 환경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주민과 노동자의 건강권이 보장되고 있는지를 통해 검증받아야 하는 평가”라고 밝혔다.

 

이번 논쟁은 장세환 영풍이앤이 부회장이 최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행사에서 석포제련소를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로 소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영풍 측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석포제련소 환경 개선에 약 5400억 원을 투자했으며, 2021년부터 무방류 시스템을 가동해 공정폐수를 외부로 방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시설 개선과 환경투자가 이뤄진 사실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투자 규모와 무방류 시스템의 가동만으로 오랜 기간 이어진 환경오염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토양·지하수 정화 실적과 주민 건강, 노동자 안전, 낙동강 생태계 회복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년 10월 31일 기준 토양 정화명령 이행자료를 보면 석포제련소 1공장은 정화 대상 면적 4만7169㎡ 가운데 7544㎡를 정화해 면적 기준 이행률이 16.0%에 그쳤다. 2공장은 정화 대상 3만5617㎡ 가운데 1544㎡로 4.4%였으며, 3공장은 정화를 완료한 것으로 기재됐다. 제련소 주변지역의 면적 기준 정화율도 15.6% 수준이었다.

 

다음은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영풍 측은 석포제련소를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라고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친환경이라는 평가는 기업의 선언이나 홍보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환경지표와 오염 복원 성과, 주민과 노동자의 안전, 지역사회의 신뢰를 통해 검증돼야 한다.

 

석포제련소는 1970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낙동강 최상류에서 토양과 지하수, 하천, 대기오염 문제를 일으켰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주민 건강 문제와 노동자 산업재해도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오염원과 오염된 토양이 남아 있고 정화명령 이행도 충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계적인 친환경 제련소’라고 홍보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얻으려면 먼저 과거와 현재의 오염 책임을 인정하고, 오염원을 제거한 뒤 훼손된 환경을 복원해야 한다. 지금 영풍이 해야 할 일은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석포제련소 이전과 낙동강 복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는 것이다”

 

Q. 영풍은 2019년 이후 환경 분야에 약 5400억 원을 투자했다고 강조한다.

 

“환경시설에 투자한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시설을 개선하고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투자는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얼마를 썼느냐가 아니라 그 투자로 오염원이 얼마나 제거됐고 환경이 어느 정도 회복됐느냐다.

 

2025년 10월 말 기준 핵심 생산시설인 1공장의 토양정화 이행률은 면적 기준 16.0%, 2공장은 4.4%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3공장은 정화를 마쳤지만, 오염이 집중된 주요 공장의 정화가 충분히 진척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염된 토양 일부는 현재 가동 중인 건축물이나 생산시설 아래에 있어 시설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는 근본적인 정화가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투자액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오염의 범위와 정화 방법, 완료 시점, 복원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Q. 무방류 시스템을 통해 공정폐수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는다는 것이 영풍 측의 핵심 설명이다.

 

“무방류 시스템은 공정에서 발생한 폐수를 정화해 재이용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폐수 관리에 의미가 있다. 공정폐수의 외부 방류를 줄이는 것은 필요한 조치다.

 

무방류 시스템이 가동된다고 해서 이미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 하천 퇴적물까지 자동으로 정화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시설에서 누출된 중금속과 오염물질이 토양과 지하수에 남아 있다면 별도의 오염원 제거와 복원 작업이 필요하다.

 

환경부가 2021년 발표한 조사에서는 공장 내부 지하수의 카드뮴 농도가 생활용수 기준보다 최대 33만2650배 높게 나타났고, 공장시설에서 누출된 카드뮴 함유 공정액이 토양과 지하수를 거쳐 낙동강으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현재 수질이 당시와 같다는 의미가 아니라, 과거에 축적된 오염을 근본적으로 정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차수벽과 지하수 차집시설도 오염 확산을 막는 관리수단이지 오염원 자체를 제거한 것은 아니다. 무방류 시스템의 운영 성과와 기존 오염의 복원 문제는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Q.  낙동강 수질과 생태계가 회복됐는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특정 시점과 일부 지점의 수질측정 결과만으로 낙동강이 회복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천수뿐 아니라 지하수와 토양, 하천 퇴적물에 축적된 중금속을 장기간 함께 조사해야 한다.

 

‘낙동강 상류 수질·퇴적물 조사연구Ⅱ’에서는 2020년 조사 당시 제련소에서 약 1.26㎞ 상류부터 하류 20㎞ 구간까지 카드뮴의 제련소 기원 비율을 95.2±4.0%, 하류 40㎞ 지점부터 안동호까지는 89.8±6.6%로 분석했다. 과거 석포제련소가 낙동강 하류의 카드뮴 오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다.

 

최근 일부 공공 수질측정 지점에서 중금속 농도가 낮게 나타났다면 그 변화와 환경투자의 효과는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동시에 토양과 지하수, 퇴적물에 남아 있는 오염이 얼마나 줄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낙동강의 회복 여부는 기업의 자체 설명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장기적인 조사로 판단해야 한다”

 

Q. 석포제련소 주변 주민들이 가장 크게 호소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주민들에게는 건강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크다. 공동대책위가 인용해 온 건강영향조사에서는 주민들의 혈중 또는 요중 카드뮴 농도가 국민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고, 제련소와 가까운 지역에 거주하거나 근무한 경험이 있는 주민에게서 더 높은 수치가 확인됐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제련소 주변에서 생산된 농작물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돼 폐기된 사례도 있었다. 환경오염은 주민 건강에만 머무르지 않고 농작물 생산과 판매, 지역 이미지, 주민의 생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주민 건강조사를 일회성 검사로 끝내서는 안 된다. 장기간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이상 소견이 확인된 주민이 치료와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기업이 책임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Q. 노동자의 산업재해 문제를 환경오염과 함께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민과 노동자는 같은 생산시설에서 비롯된 위험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노출된 사람들이다. 주민은 공기와 물, 토양을 통해 영향을 받고, 노동자는 생산공정 안에서 중금속과 유해물질, 설비사고 위험에 직접 노출된다.

 

석포제련소에서는 노동자 사망사고와 유해물질 중독사고가 이어졌고, 하청노동자의 급성 백혈병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 판결도 나왔다. 환경오염과 산업재해를 별개의 사건으로 떼어 놓아서는 문제의 구조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생산과 이윤을 안전보다 앞세우는 운영구조가 존재한다면 그 피해는 공장 안에서는 노동자에게, 공장 밖에서는 주민과 낙동강에 돌아갈 수 있다. 주민의 환경권과 노동자의 생명권을 하나의 틀에서 다뤄야 하는 이유다”

 

Q. 행정기관의 조사와 처분이 반복됐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조사와 행정처분을 실시하고 정화명령을 내린 것은 의미가 있다. 문제는 반복되는 위반과 정화 지연에 비해 후속 관리와 구조적인 해결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4년 대구지방환경청 점검에서는 황산가스 감지기 7기의 경보기능이 꺼진 채 조업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1기의 측정값 표시기판이 고장 난 상태로 방치된 사실도 확인됐다. 통합환경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사업장이 친환경적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가동 중인 생산시설 아래에 오염토양이 남아 있다면 공장 가동을 유지한 채 접근 가능한 구역만 정화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단순히 정화명령 이행률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오염 범위와 시설 하부의 정화 가능성, 예상 비용과 기간을 전문기관을 통해 다시 검증해야 한다”

 

Q. 환경권을 지키면서도 노동자의 고용과 지역경제 충격을 줄일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환경단체가 노동자의 생존권과 지역경제를 외면한 채 아무런 대책 없이 공장 문부터 닫으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면 석포제련소 이전과 훼손된 환경의 복원, 주민 건강 회복, 노동자의 고용대책을 하나의 전환계획으로 마련해야 한다.

 

오염을 계속 방치하는 것도 해법이 아니고, 환경복원의 비용과 산업 전환의 부담을 노동자와 지역주민에게 떠넘기는 것도 옳지 않다. 정부와 영풍, 지방자치단체, 노동자, 주민, 환경단체가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논의기구가 필요하다.

 

국가는 제련소 이전 부지와 대체산업, 지역경제 전환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은 오염 복원비용과 노동자의 고용·생계 지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이 환경복원과 노동자의 생존권을 함께 지키는 ‘정의로운 전환’이다”

 

Q. 영풍 석포제련소가 친환경 사업장으로 평가받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첫째, 낙동강 최상류에 제련소가 자리한 입지적 한계를 인정하고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 하천 퇴적물과 주변 산림에 대한 근본적인 복원을 완료해야 한다. 셋째, 주민과 노동자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친환경은 시설투자와 홍보로 얻는 이름이 아니다. 오염을 제거하고 환경을 회복하며 피해를 입은 주민과 노동자에게 책임을 다한 뒤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었을 때 비로소 받을 수 있는 평가다. 영풍은 ‘친환경 제련소’라는 포장부터 앞세울 것이 아니라 낙동강을 떠나기 위한 책임 있는 계획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영풍 측은 석포제련소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약 5400억 원을 환경 분야에 투자하고 무방류 시스템과 지하수 차집시설, 대기오염 방지설비 등을 구축해 환경 영향을 줄여 왔다는 입장이다. 토양정화도 관련 법령과 행정기관의 명령에 따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공공 수질자료에서 주요 중금속이 정량한계 미만으로 나타난 점은 환경투자의 성과를 보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달 15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영풍 법인에 204억 741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6월 10일 영풍이 석포제련소 토양·지하수 정화와 관련한 충당부채 등을 과소계상했다고 판단해 감사인 지정과 전 대표이사 해임권고 상당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는 환경법 위반에 대한 처분이 아니라 석포제련소 환경정화 의무와 관련한 회계처리 위반에 따른 제재다. 환경복원 비용과 책임의 규모가 기업의 환경 문제를 넘어 재무제표의 신뢰성과 주주·시장에 대한 설명 책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별도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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