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교가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 백강 조경한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새롭게 조명하는 강좌를 열었다.
순천향교는 지난 7월 28일 오후 6시 명륜당에서 오관석 전교와 지역 유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강 조경한 선생 재조명 강좌를 개최했다. 강의는 오랫동안 순천 지역사를 연구해 온 박병섭 강사(본지 기자)가 맡았다.
이번 강좌에서는 조경한 선생을 무장독립투쟁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활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로만 바라보지 않고, 독립운동 기록자와 서예가, 민족정신 선양에 힘쓴 유림으로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 강사는 조경한 선생이 순천의 독립운동가 가운데 높은 서훈을 받은 인물이며, 충절의 가문으로 알려진 옥천조씨 출신이라는 점을 소개했다. 국내외에서 항일투쟁을 이어가는 한편, 독립운동 과정에서 생산된 임시정부 관련 기록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켜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조경한 선생이 남긴 자료는 외손자 심정섭 씨에게 전해졌다. 박 강사는 어린 시절 외조부의 부탁을 받은 심 씨가 흩어져 있던 기록을 정리하면서 후대 연구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강의는 국내외 항일독립운동의 흐름을 연대기별로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경한 선생은 3·1운동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한국독립당 창립과 한국독립군 활동에 참여했으며, 동북만주 일대에서 전개된 무장투쟁에도 힘을 보탰다.
1939년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고,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주계장 등 여러 직책을 맡아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광복 이후에는 제6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정부는 1962년 그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했다.
유림으로서의 행적도 소개됐다. 조경한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유학자로서 성균관과 유도회의 정상화를 위해 심산 김창숙 선생과 함께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예 작품과 기록물을 남기고 민족정신을 알리는 일에도 힘썼다.
박 강사는 “지금까지 조경한 선생에 관한 연구는 국외 독립운동 활동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독립운동 기록자와 서예가, 유림으로서 남긴 활동까지 폭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 과정에서 민족진영의 통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반공주의 노선으로 인해 보다 넓은 민족운동으로 나아가지 못한 대목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강의를 들은 유림들은 “막연하게 알고 있던 백강 선생의 삶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 차원의 자료 발굴과 기념사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송정화 장의는 소감문을 통해 “백강 조경한 선생은 순천이 낳은 위대한 독립운동가이지만 고향에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며 “독립운동 자료와 서예 작품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보존해 후세에 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는 기억하는 사람들의 것”이라며 “선생의 이름이 학교와 지역사회, 후손들의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쉬도록 하는 것이 선열들의 뜻을 이어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경한 선생은 1900년 순천시 주암면 한동마을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조종현이고 호는 백강이다. 일제강점기 무장독립투쟁과 임시정부 활동에 참여했고, 광복 이후에도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을 이어가다 1993년 별세했다.
이번 강좌는 지역의 독립운동사를 향교와 유림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조경한 선생이 남긴 기록과 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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