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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명 줄고 177명 늘고…선관위 투표자수 ‘조작 의혹’ 확산

서울 337개 동서 잠정·최종 수치 불일치…‘분산 수정’ 지침까지 드러나
국정조사 이어 선관위 특검법 통과…과거 대선·총선으로 검증 확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시작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논란이 투표자 수 허위 입력과 사후 수정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선거 당일 공개된 시간대별 투표자 수와 개표 이후 확정된 투표자 수가 서울 상당수 지역에서 일치하지 않은 데 이어, 중앙선관위가 잘못 입력된 투표자 수를 다른 투표소에 분산해 수정하도록 안내한 내부 자료까지 공개됐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2024년 국회의원선거에서도 투표자 수 수정 사례가 다수 확인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수사와 검증 대상을 과거 선거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서울 10곳 중 8곳 수치 불일치

 

서울 관악구 삼성동은 지방선거 당일 오후 6시 기준 투표자 수가 7680명으로 집계됐지만, 개표 후 공개된 최종 투표자 수는 7299명이었다. 투표 종료 시점보다 381명이 줄어든 것이다. 성북구 삼선동도 7454명에서 7270명으로 184명 감소했다. 반면 광진구 구의제1동은 7603명에서 7780명으로 177명 늘었다. 중랑구 묵제1동과 강남구 개포2동도 각각 157명과 147명 증가했다.

 

서울 427개 행정동 가운데 당일 집계와 최종 투표자 수가 일치하지 않은 곳은 337곳으로 전체의 78.9%에 달했다.

 

선관위는 시간대별 투표자 수는 투표율 추이를 알리기 위한 잠정 통계이며, 입력 시점과 취합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종 투표자 수는 개표가 끝난 뒤 확정되기 때문에 잠정 수치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투표 마감 시점의 수치까지 수백 명씩 달라진 지역이 나타나면서 단순 입력 착오라는 해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관위 “전체 숫자 줄면 의혹”…다른 투표소에 나눠 입력

 

논란을 키운 것은 중앙선관위의 이른바 ‘분산 수정’ 지침이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 진천군 진천읍 제2투표소에서 투표자 수가 과다 입력되자 중앙선관위는 초과분을 같은 지역의 다른 투표소에 나눠 입력하는 방안을 안내했다.

 

해당 투표소의 수치만 실제 인원으로 줄이면 이미 공개된 진천군 전체 투표자 수가 감소해 외부에서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설명도 자료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김포시 구래동에서도 과다 입력된 수치를 다른 8개 투표소에 분산해 수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선관위는 투표소별 시간대 수치는 잠정 자료이며, 구·시·군 전체 투표자 수에는 변동이 없도록 내부 수치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잘못 입력된 투표소의 수치를 직접 정정하지 않고 관련 없는 다른 투표소의 숫자까지 바꾼 것은 원자료와 통계 신뢰성을 훼손한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외부 의혹을 우려해 전체 숫자를 유지했다는 대목은 정확한 정보 공개보다 숫자의 외형을 맞추는 데 집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우고 있다.

 

대선 81건·총선 65건 수정

 

투표자 수 수정은 이번 지방선거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시간대별 투표자 수 사후 수정이 81건,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65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투표자 수 1294명을 1994명으로 입력했다가 고쳤고, 경남 하동에서는 0명으로 입력된 수치가 65명으로 수정된 사례도 확인됐다.

 

국민의힘은 총선 당시 서로 다른 투표소의 시간대별 투표자 증가 폭이 동일하게 나타난 이른바 ‘쌍둥이 투표구’도 발견됐다며 고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입력 담당자가 어떤 원자료를 근거로 수치를 작성했는지, 수정 전후 기록과 전산 로그가 보존돼 있는지, 최종 투표지 수와 개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검증할 사안이다.

 

합수본 수사 확대…수정 지시·승인 여부 조사

 

검찰과 경찰의 합동수사본부는 중앙선관위와 서울·경기 지역 선관위 등을 압수수색해 전산 자료와 내부 보고 문건을 확보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팀은 투표 종료 이후 투표자 수가 수정됐는지, 분산 수정 과정에서 중앙선관위 간부의 지시나 승인이 있었는지, 이 같은 방식이 다른 선거에서도 반복됐는지를 조사중이다.

 

수사의 핵심은 단순 업무상 착오인지, 오류를 숨기기 위한 의도적인 수정인지, 조직적 관행에 따른 통계 관리였는지를 가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선관위 서버의 접속·수정 로그와 승인 기록, 투표소별 투표록, 선거인명부, 실제 투표지 수와 개표상황표를 대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정조사 이어 특검 수사 국면

 

8월말까지 활동기간이 연장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도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과 투표자 수 집계, 전산 시스템 관리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특위는 중앙선관위 현장조사와 두 차례 청문회를 통해 투표용지 인쇄 물량 축소 과정, 선거 당일 보고 체계, 투표자 수 입력·수정 경위와 서버 공개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또 국회가 지난달 30일 통과시킨 선관위의 투표용지 부족과 선거 통계 조작 의혹 등을 수사할 특별검사도 곧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특검 수사 대상에는 투표용지 부족과 개표 강행 의혹, 투표율 집계 오류와 통계 조작, 선거 시스템 관리 부실, 선관위 채용·계약 비리 등이 포함됐다. 특검이 출범하면 기존 합동수사본부가 확보한 자료와 국정조사 기록을 넘겨받아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 조작과 선거 결과 조작은 구분해야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선관위가 투표자 수 통계를 얼마나 정확하고 투명하게 관리했는지를 밝히는 데 있다.투표자 수를 다른 투표소에 분산해 입력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선관위가 “최종 합계는 맞다”거나 “잠정 통계에 불과하다”는 설명만으로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공통된 목소리다.

 

앞으로 출범할 특검은 원래 입력값과 수정값, 수정 시각과 담당자, 승인자, 수정 사유가 남아 있는 전산 이력을 공개하고 실제 투표지와 투표록이 일치하는지를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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