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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100여 일 앞…성적 오른 재수생 83.7% “인간관계 줄였다”

진학사, 성적 상승 재수생 842명 조사…미디어 사용 제한도 74.9%
6월 모평 졸업생 비율 19.8%로 역대 최고…선택형 수능 마지막 해 경쟁 심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성적을 올린 재수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재수 기간 동안 인간관계를 줄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SNS와 유튜브 등 미디어 사용을 제한했다는 응답도 4명 중 3명에 가까웠다. 다만 이번 조사는 성적이 오른 재수생만을 대상으로 한 만큼, 인간관계나 미디어 사용을 줄이면 성적이 오른다는 인과관계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입시정보 플랫폼 진학사가 2026학년도 수능에서 성적이 상승한 재수생 842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9일부터 3월 2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3.7%인 705명이 재수 기간 인간관계를 제한했다고 답했다.

 

‘필요한 연락만 유지했다’는 응답이 58.3%로 가장 많았고, ‘거의 차단했다’는 답변도 25.4%였다. 현역 때와 비슷하게 인간관계를 유지했다는 응답은 7.4%에 그쳤다.

 

미디어 사용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응답자의 62.4%는 미디어를 최소한으로 사용했다고 답했고, 12.6%는 완전히 차단했다고 밝혔다. 두 응답을 합하면 74.9%인 631명이다.

 

현역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미디어를 사용했다는 응답은 20.9%였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를 일률적으로 끊거나 미디어를 무조건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학습 리듬을 흔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점검하고 조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습 계획과 함께 인간관계, 미디어 사용, 휴식 시간을 현실적으로 관리해 수능일까지 유지할 수 있는 생활 리듬을 만드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에는 올해 한층 두터워진 재수생과 이른바 ‘N수생’층이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6월 4일 치러진 2027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지원자 48만 8,343명 가운데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은 9만 6,931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7,044명 늘었으며 전체 지원자의 19.8%를 차지했다. 평가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졸업생 접수 인원이 9만 명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재학생은 39만 1,412명으로 전년보다 2만 2,273명 줄었다. 전체 지원자 수는 감소했지만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은 늘어난 셈이다.

 

실제 수능에서는 N수생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대학에 재학하면서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반수생 상당수가 6월 모의평가에는 응시하지 않고 본수능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입시업계에서는 올해 본수능 N수생이 16만 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만 이는 입시업계의 전망으로 실제 응시 규모는 수능 원서접수 결과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N수생 증가 배경으로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이 함께 거론된다.

 

2028학년도부터 선택과목이 없는 통합형 수능이 처음 도입되고 내신 5등급제가 시행된다. 현행 선택형 수능 체제로 치르는 시험은 올해가 마지막이다.

 

새로운 제도에서 다시 준비하기보다 익숙한 수능 체제에서 한 번 더 도전하려는 상위권 졸업생이 늘었다는 것이 입시업계의 분석이다.

 

재수생의 상위권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진학사 분석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능 국어·수학·탐구 평균 1등급대 수험생 가운데 졸업생 비율은 65.7%였다. 탐구 영역 1등급 수험생 중 졸업생 비율도 65.0%에 달했다.

탐구 선택에서는 사회탐구 쏠림이 이어졌다.

 

6월 모의평가 사회탐구 선택 비율은 66.9%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반면 과학탐구 선택 비율은 33.1%로 낮아졌다. 일부 이공계 모집단위에서 탐구 지정과목이 폐지되면서 학습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탐구로 이동하는 이른바 ‘사탐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N수생 증가와 선택과목 쏠림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올해 수능의 등급 구도와 과목별 유불리를 예측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다만 이번 설문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조사 대상은 2026학년도 수능에서 실제로 성적이 오른 재수생 842명이다. 인간관계를 줄이고 미디어 사용을 제한했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은 재수생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성적이 오른 재수생들이 어떤 생활 방식을 선택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에 가깝다. 관계 단절이나 미디어 차단이 성적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학습을 위해 불필요한 만남과 미디어 사용을 조절하는 것과 사회적 관계를 장기간 끊는 것도 구분해야 한다.

 

국무조정실의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서는 거의 집에만 머무는 고립·은둔 청년 비율이 5.2%로 나타났다. 이를 전체 청년 인구에 적용하면 약 54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화여대 연구팀이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참여자 447명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취업 좌절과 관계 갈등, 진학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집단일수록 우울감과 외로움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사회적 연결망의 약화와 학업·취업 경쟁 심화가 고립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립을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생활 태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수능까지 남은 100여 일 동안 생활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은 중요하다. 불필요한 연락과 미디어 사용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과정이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는 방식일 필요는 없다. 수험생활이 길어질수록 학습 시간뿐 아니라 수면과 휴식, 정서적 지지 관계를 함께 관리하는 균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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