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를 달구던 극한 폭염이 8월 들어 한층 강해지면서 수도권으로 확장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입추인 7일 오후 서울 노원구에 설치된 기상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 기록에 40.2도가 찍혔다. 서울시내에서 40도를 넘는 기온이 기록된 것은 2018년 이후 8년만이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소나기가 내리면서 더위가 주춤하겠지만 폭염이 완전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7월에 경상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고온이 나타더니 이달 들어서는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청·전라 내륙까지 37~39도에 이르는 극한 폭염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올해 7월부터 더위의 강도는 이미 평년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다. 기상청의 ‘2026년 7월 기후분석정보’에 따르면 전국 평균기온은 26.8도로 평년보다 2.2도 높아 1973년 이후 세 번째로 높았다. 평균 최저기온은 23.4도로 역대 1위였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8.9일로 평년 4.1일의 두 배를 넘었고, 열대야일수는 9.7일로 평년 2.8일의 3.5배에 달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영남권의 폭염이 7월 가장 두드러졌다. 경상지역에서는 폭염일수가 15일 이상인 곳이 속출했다. 양산시는 41.4도, 김해시는 39.8도, 의령군은 39.7도, 창원은 39.0도, 부산은 38.8도를 기록해 각 관측지점의 일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쓴 곳도 잇따랐다. 부산과 밀양에서는 평년 같은 시기보다 현저하게 높은 최고기온이 나타난 날이 각각 16일에 달했다.
영남의 폭염은 가뭄과 겹쳤다. 7월 경남 강수량은 68.0㎜로 평년의 21.9%에 그쳐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지난달 31일 기준 전라·경상지역을 중심으로 48개 시·군에 기상가뭄이 나타났고 부산과 김해, 울주에서는 ‘심한 가뭄’이 관측됐다. 기상청 영향예보에는 이달 들어 경남에서 단감·배 981㏊가 햇볕 데임 피해를 입고, 함양에서는 벼 고사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수도권과 중부지방은 7월 정체전선의 영향을 자주 받으며 낮 폭염은 남부보다 상대적으로 약했다. 서울의 7월 폭염일수는 2일에 그쳤고 중부와 전라지역의 폭염일수도 지난해보다 대체로 적었다. 하지만 서쪽지역과 대도시를 중심으로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열대야가 빈번했다. 인천에서는 최저기온 기준 이상고온이 17일, 청주에서는 19일 발생했다.
상황은 8월 들어 급변했다. 서울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매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었고, 6일에는 37.9도까지 치솟더니 7일 노원구가 40.2도를 기록했다. 6일 수원은 36.1도, 춘천 37.5도, 홍성 37.2도, 청주 37.0도, 전주 37.8도, 광주 36.5도, 안동도 36.4도를 기록했다. 7일에는 폭염중대경보 지역이 수도권과 강원 내륙, 일부 전라·경북지역으로 확대되면서 7월의 ‘남부 중심 폭염’이 8월 들어 전국 내륙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호남과 제주도 밤더위 역시 감각했다. 7월 최고기온 기준 이상고온은 완도에서 17일, 여수와 고흥에서 각각 13일 발생했다. 제주 서귀포도 15일을 기록했다. 열대야는 서쪽지역과 남해안, 제주, 대도시를 중심으로 10일 이상 나타났다. 낮 폭염뿐 아니라 밤에도 열이 식지 않는 ‘주야간 복합 폭염’이 올해 더위의 특징인 셈이다.
다만 주말에는 더위의 강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8일 전국 낮 최고기온은 27~36도, 9일은 26~35도, 10일은 27~34도로 예상된다. 8일 오후 수도권과 강원 내륙, 충청·전라·경상 내륙에는 5~40㎜의 소나기가 예보됐고, 강원 동해안·산지에는 8~9일 3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동해안은 비와 동풍의 영향으로 폭염이 비교적 크게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비가 폭염의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상청은 11~17일 전국 아침 기온을 21~26도, 낮 기온을 28~35도로 전망했다. 평년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 내륙은 35도 이상 오르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중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서울은 15~16일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폭염 피해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기상청이 7일 폭염 영향예보에서 인용한 질병관리청 잠정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천665명, 추정 사망자는 23명이다. 질병관리청은 하루 전인 4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33.8%를 차지했고, 특히 80세 이상은 인구 대비 발생률과 사망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고령층 보호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는 가운데 강한 햇볕까지 더해져 폭염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월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기록적 고온이 8월 들어 중부까지 확산한 데다 밤 기온까지 높은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지속시간과 열대야, 지역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극한 폭염'이 일상화, 전국화 단계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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