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향교 유도회 부회장 손은수 장의가 일상에서 마주한 자연과 사람, 지난 삶의 기억을 글과 그림, 사진으로 기록한 ‘북 오브 라이프 로그 손은수’를 펴냈다.
총 3권으로 발간된 책은 제목 그대로 저자가 살아온 시간과 하루하루의 생각을 담은 ‘삶의 기록’이다.
거창한 사건보다는 평범한 일상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풀과 꽃, 나무를 비롯해 이름 모를 풀벌레와 산새의 울음까지 눈길을 둔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풍경을 바라보고 그 속에서 떠오른 생각을 글과 이미지로 남겼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으로 이어진다. 밤하늘의 불빛을 보며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어린 시절의 기억을 현재의 풍경과 겹쳐 바라본다.
60대에 접어든 뒤 다시 떠오른 어린 시절의 생활환경과 오늘의 모습을 비교하며 느낀 감정도 담았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간직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묻는 기록이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쓴 글에서는 ‘효(孝)’의 의미를 다시 짚는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 사람이 살아가며 지켜야 할 도리로 생각의 폭을 넓힌다.
향교와 유림 활동을 하면서 접해온 인의예지(仁義禮智)에 대한 생각도 책 곳곳에 녹아 있다. 인(仁)과 의(義), 예(禮)와 지(智)를 관념적인 가르침으로 설명하기보다 자신의 생활과 경험 속에서 바라본 것이 특징이다.
정년 이후 시작한 취미생활 역시 또 하나의 기록이 됐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직접 그리고 촬영하면서 발견한 즐거움은 나이가 들어서도 삶의 영역을 넓혀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책에는 글뿐 아니라 저자가 직접 바라보고 기록한 그림과 사진이 함께 실렸다. 같은 풍경도 글과 그림, 사진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남기면서 한 사람의 생각과 시간이 어떻게 기록으로 축적되는지를 보여준다.
부제인 ‘디지털 SNS에 아날로그 감성을 입히다’도 이 같은 작업 방식을 압축한다. SNS라는 디지털 공간에 하루의 생각과 풍경을 기록하고, 여기에 사진과 그림을 더한 뒤 다시 종이책으로 엮어냈다.
손 장의의 기록은 특별한 경험을 가진 사람만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데 닿아 있다. 자신의 주변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그 순간의 생각을 남긴다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 길에서 만난 작은 풀 한 포기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문득 떠오르는 어머니와 어린 시절의 모습까지 그의 기록에서는 모두 한 편의 이야기가 된다.
‘북 오브 라이프 로그 손은수’(불럭북 출판)는 그렇게 평범한 하루를 흘려보내지 않고 차곡차곡 남긴 한 사람의 생활 기록이다. 동시에 자연과 사람, 가족과 전통의 가치를 자신의 일상에서 다시 바라본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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