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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활주로 옆 ‘SAMKU’…아시아나 본사 곁에서 만난 낯선 이름 [독자제보]

BOKUM·NUNPI와 함께 지상이동도에 등재…박삼구 전 회장 연상시키지만 공식 연관성은 확인 안 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김포국제공항을 이용하다 창밖을 바라보면 낯선 이름 하나가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유도로 주변 노란 표지판에 적힌 ‘SAMKU’다.

 

최근 본지에 제보된 사진에도 ‘P-SAMKU’라는 표기가 선명하게 담겼다. 김포공항 유도로에는 A, B1, C2처럼 영문자와 숫자를 조합한 명칭이 주로 사용되는데, 그 사이에 자리한 다섯 글자 ‘SAMKU’는 유독 사람의 이름처럼 읽힌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이름이 자리한 곳이다.

 

아시아나항공 본사인 ‘아시아나타운’은 서울 강서구 오정로 일원에 있다. 김포공항과 맞닿은 생활권으로, 아시아나는 과거 김포공항 인근에 운항센터를 마련하면서 흩어져 있던 관리 기능을 이곳으로 옮겼다.

 

한때 아시아나항공을 이끌었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이름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박 전 회장의 영문 이름은 ‘Sam Koo Park’로 알려져 있다.

 

김포공항 바로 옆에 아시아나항공 본사가 있고, 그 인근 유도로에는 ‘SAMKU’라는 이름이 남아 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묘하고, 그렇다고 두 이름을 곧바로 연결하기에도 근거가 부족한 풍경이다.

 

김포공항의 공식 지상이동도를 살펴보면 ‘SAMKU’의 성격은 조금 더 분명해진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간행물(AIP)에 실린 김포공항 지상이동도에서 SAMKU는 지상대기지점(Intermediate Holding Position)의 정식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지상대기지점은 항공기가 공항 안에서 이동하는 과정에서 관제 지시에 따라 대기하는 위치다. 일반 승객이 직접 사용할 일은 거의 없지만, 조종사와 관제사에게는 항공기의 위치와 이동을 구분하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다.

 

SAMKU처럼 이름을 가진 지점은 또 있다. 같은 지상이동도에는 ‘BOKUM’과 ‘NUNPI’라는 명칭도 함께 등장한다.

 

세 지점은 동편 계류장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A나 B 같은 일반적인 유도로 표기와 달리 모두 한국어 발음을 영문으로 옮긴 듯한 이름이라는 점도 닮았다.

 

여기까지 놓고 보면 SAMKU를 박 전 회장과 연결하기보다는 세 지점에 공통된 별도의 작명 방식이 있었을 가능성이 더 자연스럽다. BOKUM과 NUNPI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나 박 전 회장과 특별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확인되는 지상이동도에도 세 이름은 공식 지점 명칭으로 남아 있다.

 

오히려 궁금증은 이름 자체보다 그 유래에 있다. 항공정보간행물에는 항공기의 안전한 운항에 필요한 시설과 지점, 절차가 상세하게 담겨 있지만 SAMKU와 BOKUM, NUNPI를 누가 언제,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까지 설명돼 있지는 않다.

 

승객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표지판이지만 관제탑과 조종석 사이에서는 실제 운항 과정에서 사용되는 작은 지명인 셈이다.

 

김포공항 곳곳에는 이처럼 일반 승객이 잘 알지 못하는 이름과 표지가 존재한다. 평소에는 무심히 바라보던 활주로와 유도로도 하나의 이름을 따라가다 보면 수많은 지점과 약속, 관제 규칙으로 연결된 하나의 공간이라는 점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SAMKU가 박삼구 전 회장의 이름에서 비롯됐다는 공식 기록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 본사 가까이에 우연히 놓인 비슷한 이름이라는 점이 흥미를 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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