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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석포제련소 오염 논란, 정부로 확산…김성환 장관 ‘직무유기’로 고발

대책위 “카드뮴 오염 기여도 최대 95.2% 확인하고도 4년간 방치”
김수동 대표 “4년간 아무 조치 없어…시민들 할 수 없이 고발”
환경부 담당자 "안동댐 중금속 용출 안 되고 안정화" 입장 전해져
장형진 영풍 고문 사건 광수단 수사...기업·정부 책임 동시 부각 돼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영풍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중금속 오염을 둘러싼 책임 논란이 기업의 환경오염 책임에서 정부의 관리·감독 책임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주민대책위가 정부 자체 조사에서 석포제련소의 카드뮴 오염 기여도가 최대 95.2%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는데도 수년간 실질적인 정화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영풍제련소주변환경오염 및 주민건강공동대책위원회는 1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장관을 형법 제122조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공동대책위는 정부가 국가 예산으로 실시한 과학적 조사를 통해 낙동강 상류와 안동댐 중금속 오염원과 석포제련소의 오염 기여도를 확인하고도 정화명령이나 원상회복, 오염원인자 비용부담 등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책위가 근거로 제시한 것은 당시 환경부가 발주한 2020년 ‘안동댐 상류 수질·퇴적물 조사연구(Ⅱ)’다. 당시 조사에서는 납·아연·카드뮴 동위원소 분석 등을 통해 낙동강 상류와 안동댐 퇴적물의 중금속 오염원을 추적했다.

 

조사 결과 카드뮴과 아연의 오염원이 광산 광미뿐 아니라 석포제련소의 지하수 유출과 분진, 오염토양 등에서도 기원한 것으로 분석됐다는 게 대책위의 설명이다.

 

특히 석포제련소의 카드뮴 오염 기여율은 제련소 인근 하천 퇴적물에서 77~95.2%, 제련소에서 약 40㎞ 떨어진 하류 구간에서 67~89.8%, 안동호 표층 퇴적물에서 57~64%로 조사됐다고 대책위는 밝혔다.

 

앞서 환경부는 2022년 5월 ‘낙동강 상류 수질·퇴적물 측정 결과’를 공개하면서 제련소 부근의 카드뮴 오염 기여도가 최대 95.2%, 40㎞ 하류에서도 최대 89.8%라는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 안동댐 퇴적물의 오염 등급을 ‘매우 나쁨’ 수준으로 평가하고 맞춤형 퇴적물 관리대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공동대책위는 문제는 그 이후라고 지적한다. 대책위는 정부가 자체 연구와 공식 발표를 통해 오염원과 기여도를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약 4년 동안 이에 상응하는 정화·복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기자회견 후 유교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환경부의 입장과 관련해 “어떤 기자분이 환경부 담당자와 통화했는데 그가 안동댐에 퇴적되어 있는 중금속은 용출이 안 되고 안정화돼 있다며 제기되는 문제들은 협의를 해서 해결해 나가도록 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고 전했다.

 

환경부의 이 같은 설명이 사실이라면 현재 안동댐 퇴적물에 축적된 중금속이 수중으로 다시 녹아 나오는 위험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공동대표는 중금속의 현재 용출 가능성 여부와 별개로 정부가 오염원과 기여도를 파악한 이후 실질적인 책임 규명과 정화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제가 제기된 게 4년 전인데 4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우리 시민들은 할 수 없이 고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대책위는 환경정책기본법이 수질·토양오염의 원인이 되는 물질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오염 원인자의 환경 회복·복원 책임을 규정하고 있고, 물환경보전법도 공공수역에 특정수질유해물질 등을 배출하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오염 방지·제거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고발 근거로 들었다.

 

대책위는 2022년 조사결과 발표 이후 현재까지 퇴적물 정화명령, 오염원인자에 대한 비용부담 명령, 원상회복 명령, 손해배상·구상 등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스스로 실시한 연구와 공식 발표를 통해 오염원과 기여도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행정 지연을 넘어 법령상 작위의무를 의식적으로 방임·포기한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향후 공수처 수사가 개시될 경우 장관에게 구체적인 법률상 작위의무가 존재했는지, 어떤 행정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했는지,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의식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동대책위는 이번 고발에 그치지 않고 석포제련소 이전과 낙동강 복원을 위한 제도적 대응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김 공동대표는 향후 활동과 관련해 “국회의 특별법 제정, 총리실 산하에 관련 TF 구성 등 대국민 홍보활동을 지속하면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공동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수처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행정처분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총리실 산하에 ‘영풍 석포제련소 이전과 복원 TF’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고발은 영풍 측의 환경오염 책임을 둘러싼 수사가 다시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11일 장형진 영풍 고문의 환경범죄단속법 및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혐의 고발 사건에 대해 각각 재수사를 지시했다. 집중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면서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이송됐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장 고문을 직접 소환 조사하지 않은 채 각하 취지의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은 장 고문이 2015년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에도 회사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재직 당시 혐의의 공소시효가 지났으며, 관련 사건으로 기소됐던 전·현직 임직원들이 무죄 판결을 받은 점 등을 근거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대책위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장 고문에 대한 대면조사 없이 지배력 행사의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수사가 미진했다며 수사심의를 신청했고, 수사심의위원회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환경부는 2021년 석포제련소 공정액에 포함된 카드뮴이 토양과 지하수를 거쳐 낙동강으로 유출됐다고 판단해 영풍에 28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영풍은 이에 반발해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2025년 2월 영풍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제련소 이중옹벽의 누수 흔적과 하부 바닥의 균열, 카드뮴이 포함된 물의 낙동강 방류 사실을 기재한 내부 문건 등을 근거로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이 낙동강으로 유출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관련 혐의로 기소됐던 영풍 전·현직 임직원 7명에 대해서는 2025년 7월 무죄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오염 가능성과는 별개로 카드뮴의 구체적인 유출 경로와 피고인들의 고의 등을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할 정도로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책임 문제는 이제 기업과 정부 양쪽으로 동시에 향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장형진 고문이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및 정화 문제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다시 들여다보게 됐고, 공수처에는 정부가 이미 확인한 오염 문제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직 장관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어 수사는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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