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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 지도자들의 책임이다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 또는 힘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인간 생활의 고뇌를 해결하고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추구하는 문화 체계’라고 정의되는 종교는 우리 인간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지금의 문명을 이룩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는 것이 통설이다.

 

게다가 인공지능(AI)으로 상징되는 현재에 이어 미래 사회에서도 ‘치열한 경쟁’ ‘개인 위주의 생활’ ‘군중 속의 고독’ ‘인간성 상실’ 등의 모습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이런 내일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과 고민의 방향들이 모색되고 있다.

 

그런데 이 시대 한국 종교계의 현실은 어떠한가.

 

수천 년을 함께해 온 종교계의 신뢰도가 대기업보다 낮아진 지 오래이고, 믿는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이미 과반을 훨씬 넘었으며, 특히 18~29세 청년층의 ‘종교가 없다’는 응답은 70%를 웃돌고 있다.

 

다양한 이유와 원인이 작용하여 나타난 결과이지만 ‘공정와 정의’에 대한 가치 평가에 민감한 젊은이들에게는 종교계 지도자들이 보이는 도덕적 파산과 재정 비리, 반(反)민주적인 모습 등이 위험 수위를 넘어 임계점에 도달한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력 위조, 종손 사칭, 일왕 생일파티 참석, 불법비상계엄 찬성, 도박 장면 적발, 돈 봉투가 오가는 선거판, 자신들의 규정마저 위반한 채 강행되는 연임·재선, 수시로 바뀌는 종헌·종규, 불법 대의원 추가로 시도되는 선거, 정당한 검증요구를 외면하는 선거관리위원회 운영 등의 도덕적 파산 행태는 “지금도 그런 게 가능하냐?”는 일반인들의 놀라움을 불러일으킨다.

 

정확하게 얼마의 돈이 들어오고 나가며, 지도자가 사용하는 각종 비용이 얼마이며, 회의 보고 내용과 실제 내용이 일치하는가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부재한 가운데 진행되는 재정 비리는 정부와 사법부가 종교 단체를 되도록 건드리지 않는다는 오랜 사회적 관행을 악용하는 통로이다.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에 대한 온갖 흠집 잡기와 악성 소문 배포, 종종 바꾸는 당선인 선출 방법, 개인정보보호라는 명목하에 꽁꽁 감추는 대의원 명단, 자기들 편에게만 공유되는 대의원 정보 등의 반(反)민주적인 모습은 세계가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준과 한창 뒤떨어졌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부정적인 모습들이 지속되면 당연히 고치고, 개선해나가야 할 텐데 각 종단마다 서로의 편법을 공유하며 따라하고, 속사정을 알고도 모른 척하며, 어떻게든 연임·재선에 성공해야 마치 큰 업적을 이룬 것처럼 자화자찬하는 분위기가 공존하는 점이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익히 알고 있듯이 일부 종교는 정교분리를 명시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을 위반하여 특정 정치세력과 야합하거나 심지어 그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오랜 숙원을 불법적으로 해결하려다가 그 일부가 세상에 드러나 사법체계의 과정을 통해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므로 문제삼는 측에서는 위법의 사실, 방어하는 측에서는 항변의 내용을 서로 검증해 나가면 되는데 실정법을 어긴 점들이 드러난 몇몇 종교 세력은 알려지지도 않은 해외 인사들의 의견이라며 자신들의 지도자를 풀어줄 것을 요구한다.

 

한편으로, 기존의 한국 7대 종단에 속하는 일부 인사들을 동원하여 마치 대부분의 종교계의 생각인 것처럼 포장하는 작업에도 몰두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면 대표적인 종교 지도자들은 자신의 종단을 단속하고, 불의의 목소리가 지배하지 않도록 해야 할 텐데 알고도 모른 척하거나 아예 모르는 척하며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니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과 크게 대비된다.

 

우리 유교 종단의 모습은 또 어떤가.

 

전통 유교 공동체의 도덕성을 대변해야 할 성균관장은 물론이고 각 유림단체의 전·현직 지도자들의 각종 불법과 비리, 괴상한 행동 등이 수시로 알려지고 보도까지 되고 있는데 종단 차원의 대응은 아예 볼 수조차 없다.

 

의혹을 제기하는 구성원들을 향해 “내부의 문제를 굳이 외부로 노출시키는 해종 행위”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이런 부분은 잘못되었으니 해명해 달라”는 정당한 요구에 대해 “모든 것을 정당하게 했으니 걱정 말라”며 그냥 넘기며, “당신들의 임기가 끝나도 남게 되는 엄청난 빚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도 묵묵부답이다.

 

정부와 사법기관, 그리고 언론이 구축한 거대한 ‘침묵의 카르텔’은 헌법 제20조에 명시된 ‘정교분리 원칙’과 ‘종교의 자율성 보장’이라는 미명하에 유교 종단을 비롯한 한국 종교계의 모순과 잘못을 거의 못 본 체하는 바람에 정치권, 이웃종단, 사회지도층 인사들 대부분 공공연하게 아는 사실들이 여전히 지속된다.

 

하지만 정교분리 원칙은 국가가 특정 종교를 우대하거나 간섭하지 말라는 정치적 선언이지, 종교 지도자들에게 법망을 피해 갈 수 있는 사법 불입권(不入權)이나 치외법권적 면죄부를 주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공권력이 칼날을 거두는 진짜 이유는 종교 집단이 쥔 수많은 표심과 사회적 영향력에 눈치를 보기 때문이다.

 

사법기관은 ‘내부 사정’이라는 핑계로 수사를 차일피일 미루며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고, 정부는 국고보조금 횡령이나 불법의 정황이 명백하게 나와도 행정적 제재를 주저하며, 사회의 소금이자 감시자 역할인 언론도 축소 보도하거나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부패한 종교 지도자가 자리를 보존하고, 진실을 말한 의인이 고통에 신음하는 사회는 결코 정의롭지 못하다.

 

정부와 사법기관, 언론이 범죄를 방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종교 범죄의 적극적인 공범이 되는 길이므로 이제라도 모든 권력 기관은 비겁한 침묵과 직무유기를 멈추고, 법의 엄중함과 법 앞의 평등정신을 실현해야 한다.

 

우리 사회 역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내부 고발자들의 든든한 방패가 되어 무너진 상식과 사회적 공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예전에는 종교가 사회를 걱정하고, 사람들을 다독였다. 지금은 사회가 종교를 걱정하고, 뜻있는 종교인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 ‘침묵의 카르텔’은 끝나야 하고, 정의는 실현되어야 한다. 그게 종교의 참모습이자 지금도 떠나가는 이들을 되돌리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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