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을 만나러 갈 때 막걸리 한 병을 가져갑니다”
사진을 찍으러 가는 사람이 카메라 대신 막걸리부터 챙긴다면 조금은 이상하다. 그런데 사진작가 강갑회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장승을 찾아가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막걸리 한 잔을 올린 뒤 주변을 살핀다.
인간에게 생사가 있듯 장승에게도 생사가 있음을 보았기 때문에 주변을 먼저 살피는 것이다. 그런 후에 셔터를 누른다. 그렇게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전국의 마을과 사찰 입구, 들판, 들길과 산길을 찾아다니며 찍은 장승 사진 44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2026년 울산예술지원 선정 사업인 강갑회 사진전 《장승_마음 기둥》이 오는 8월 26일부터 9월 1일까지 울산 남구문화원 ‘갤러리 숲’에서 열린다. 전시와 함께 흑백사진 86점을 수록한 사진집도 발간되었다.
그냥 ‘장승 사진전’이라고 생각하고 가면 조금 뜻밖의 사진을 만나게 된다. 장승의 얼굴은 잘생기지도, 반듯하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다. 퉁방울눈에 주먹코, 합죽이 입, 삐뚤어진 수염. 몸통도 반듯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눈길이 간다. 이는 장승의 ‘불완전성’ 때문이다.
강 작가는 ‘불완전성이 장승의 미학’이라고 한다. 장승은 조형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장승은 완벽하게 다듬어진 조각이 아니라 어긋나고 울퉁불퉁한 모습인데, 이 모습에서 오히려 기층민의 삶과 마음의 결을 읽을 수 있다.
강 작가는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킨 장승을 통해 사람을 이야기한다. 그가 장승을 ‘마음 기둥’이라고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가는 “사는 것은 이런 것인가 봅니다. 제자리에서 제때 자기 일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마치 장승처럼......
옛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장승을 세우고 마음의 안정과 마을의 안녕을 소망했다. 그렇다면 과학과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처럼 보이는 오늘날에는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지켜주고 있을까. “당신에게는 마음을 기대고 있는 기둥이 있습니까?”라고 관람객에게 묻는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가능하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