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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새 2.8배 늘어난 황반변성…“글자 휘어 보이면 안과 검진 서둘러야”

분당제생병원 길현경 주임과장 “황반 손상되면 회복 어려워…조기 진단·치료 중요”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65세 이모 씨는 최근 눈이 침침해졌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안으로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글자가 흔들리고 직선이 휘어 보이는 증상까지 나타나자 안과를 찾았고, 검사 결과 황반변성 진단을 받았다.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은 이 씨는 안구 내 주사치료를 받으며 증상이 호전됐다.

 

노화에 따른 단순한 시력 저하로 여기기 쉬운 황반변성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황반변성 환자는 2020년 19만 9,428명에서 2024년 56만 5,302명으로 약 2.8배 증가했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위치해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뚜렷한 통증이 없고 증상이 서서히 나타날 수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 안과 길현경 주임과장은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시력이 떨어진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황반은 우리 눈에서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인 만큼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반변성에서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신호는 중심 시야의 변화다. 글자가 흐릿하거나 휘어 보이고, 사람의 얼굴이 찌그러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시야 중심부는 흐려지는 반면 주변부는 비교적 정상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눈 안쪽의 망막은 카메라의 필름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신경조직이다. 그 가운데 황반에는 시세포가 밀집해 있어 글자를 읽거나 사물을 선명하게 구별하는 중심 시력을 담당한다.

 

황반변성이 진행되면 황반에 노폐물이 쌓이거나 망막 조직이 위축되고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부종이나 출혈이 발생하면 중심 시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구분한다.

 

전체 환자의 약 80~90%를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은 ‘드루젠’으로 불리는 노폐물이 황반에 쌓이고 망막색소상피세포와 시세포가 서서히 위축되는 형태다. 일반적으로 진행 속도가 비교적 느리지만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변화 여부를 살펴야 한다.

 

반면 습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신생혈관에서 혈액이나 체액이 새어나오면서 황반에 부종과 출혈을 일으킨다. 전체 황반변성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 수준이지만 시력 손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길 주임과장은 “건성 황반변성은 아주 서서히 진행되고 시력 저하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항산화 비타민 등을 복용하면서 정기검진을 통해 경과를 관찰한다”며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에 부종이나 출혈이 발생해 시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습성 황반변성의 대표적인 치료법 가운데 하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의 작용을 억제하는 항-VEGF 약물을 안구 안에 주사하는 방식이다. 비정상적인 혈관에서 발생하는 누출과 부종을 줄여 시력 손상을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주요 목적이다.

 

길 주임과장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시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집에서 시야 변화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암슬러 격자(Amsler grid)’ 검사가 활용된다. 바둑판과 같은 격자를 한쪽 눈씩 바라보면서 직선이 휘어 보이거나 일부가 검게 가려지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황반에 부종이나 출혈이 생기면 격자의 일부분이 끊어져 보이거나 직선이 구불구불하게 보일 수 있다. 특정 글자나 사물의 일부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검사는 반드시 한쪽 눈씩 가리고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쪽 눈에 이상이 있어도 양쪽 눈을 함께 뜨고 생활하면 정상인 반대쪽 눈이 이를 보완해 증상을 늦게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길 주임과장은 “암슬러 격자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한쪽 눈씩 검사해야 한다”며 “직선이 휘어지거나 시야 일부가 보이지 않는 등의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반변성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과 흡연, 비만, 심혈관계 질환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황반에 노폐물이 축적되고 세포 기능이 떨어지면서 발병 위험이 높아지며, 60세 이후에는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번 손상된 황반은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도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다. 부종과 출혈이 반복되면 망막에 흉터가 남고 시세포가 손상돼 영구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력 변화가 없더라도 중장년층부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망막 상태를 확인하고, 흡연자는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식생활과 체중·심혈관계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야외 활동 때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생활습관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영양제 복용은 개인의 황반 상태와 위험도에 따라 적절성이 달라질 수 있어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길 주임과장은 “황반변성은 초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관리하면 시력 저하를 늦추고 시력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특히 40대 이후에는 1~2년에 한 번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고, 고령층은 시력 변화를 단순한 노안으로만 여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글자가 휘어 보이거나 중심부가 흐려지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능한 한 빨리 안과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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