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골한옥마을의 전통 가옥이 목재와 금속, 레진, 도자 등 동시대 공예 작품을 만나는 전시 공간으로 변신한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오는 9월 1일부터 20일까지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에서 ‘2026 남산골 아트 프로젝트 《겹(Layer, 層)》’의 첫 전시인 《재(材)의 집》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공예·아트퍼니처 작가 5명으로 구성된 SOOSOON 수순(手恂)이 참여한다. 작품을 만드는 ‘재료(材)’와 이를 담는 ‘집’의 관계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물성과 제작 방식이 전통 한옥 안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참여 작가는 이진국, 이룩, 김대현, 장서영, 정은태 등이다. 목재와 금속부터 레진, 갈대, 등나무, 도자까지 각기 다른 재료를 다루는 작가들의 작품이 이승업 가옥이라는 하나의 공간에 배치된다.
이진국 작가는 전통 조형 요소와 생활문화에서 얻은 이미지를 현대적인 아트퍼니처로 풀어낸다. 목재의 구조와 반복을 활용한 《찰랑》과 당산나무·병풍 속 나무 이미지를 재해석한 《일렁》을 선보인다.
이룩 작가는 레진을 통해 시간이 흐르며 쌓이는 기억과 감정의 모습을 표현한다. 종유석과 석순이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되는 과정에서 착안한 《Confluence Series―수하(垂下)》가 전시된다.
김대현 작가는 빛을 활용한다. 조명 작품을 통해 한옥의 목재 구조와 주변 공간을 비추면서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공간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장서영 작가는 디지털 설계와 수공예 제작을 결합한다. 반복되는 기하학 형태의 도자 유닛과 금속을 연결해 서로 다른 재료가 하나의 구조로 완성되는 과정을 작품에 담았다.
국가무형유산 소목장 이수자인 정은태 작가는 전통 목공예의 결구 방식을 현대 가구로 확장한다. 사방탁자의 구조와 나무를 연결하는 쐐기 기법 등을 오늘날의 쓰임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을 내놓는다.
이번 전시는 한옥을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배경으로 사용하는 데서 벗어나 공간 자체와 작품의 관계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 후기 도편수 이승업의 가옥이라는 전통 건축 공간에 서로 다른 재료와 제작방식의 작품을 배치해 전통과 현대 공예가 겹쳐지는 장면을 구성한다.
남산골 아트 프로젝트는 첫 전시에 이어 11월까지 계속된다. 10월 6일부터 25일까지 조민열 작가의 두 번째 전시가 열리고, 11월 3일부터 22일까지는 스튜디오 이스트×이스트가 세 번째 전시를 이어간다. 동일한 한옥이 참여 작가와 작품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 관계자는 “전통 한옥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도 작가와 재료, 작품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과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프로젝트의 특징”이라며 “시민들이 익숙한 전통 공간을 동시대 예술과 함께 새롭게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材)의 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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