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태권도진흥재단 자회사인 태권도원의 대표이사 선임 방식이 공개모집에서 추천 방식으로 변경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장명수 대표의 경력이나 직무수행 능력도 선임 전에 검토하지 않았으며,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별도의 조사나 조치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 담당자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태권도원이 올해 대표이사를 공개모집하지 않고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으로 선임한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잘 몰랐다”고 답했다.
장 대표의 경력과 직무수행 능력을 사전에 검토했는지에 대해서도 “아니다”며 선임 결과를 사후에 보고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문체부 담당자는 “재단과 자회사 측에서 하는 문제라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재단에서 알아서 할 부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임과 관련한 별도의 확인이나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없다”고 답했다. 선임 과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는지 묻자 “문제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구체적인 판단을 유보했다.
태권도원은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인 태권도진흥재단이 100% 출자한 자회사다. 이전 명칭은 ‘태권도원운영관리’다.
태권도원은 2020년과 2023년 대표이사를 공개모집으로 선임했지만, 올해 4월 장명수 대표를 선임하면서는 공개모집 공고를 내지 않았다.
외부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추천했고, 재단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해 장 대표를 최종 선임했다. 임원추천위원회는 다섯 차례 회의를 열어 최종 면접 대상자 3명을 선정한 뒤 심층면접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은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 제8조 제1항을 근거로 추천 방식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조항은 임원 후보자를 “공개모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단은 두 차례 실시했던 공개모집을 올해 추천 방식으로 변경한 구체적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최초 검토한 후보자가 몇 명이었는지, 후보자들이 누구의 추천이나 어떤 경로를 통해 심사 대상이 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재단 측은 “임원추천위원회가 결정한 사항”이라는 입장이지만 공공기관이 전액 출자한 자회사의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바꾸면서 주무부처에 사전 보고나 협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문체부가 선임 방식 변경뿐 아니라 최종 후보자의 경력과 직무수행 능력도 사전에 검토하지 않고 결과만 보고받았다는 점은 공공기관 자회사 인사에 대한 감독 범위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3년 공공기관 출자·출연기관의 자의적이고 폐쇄적인 운영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면서 임원 공개모집 확대를 권고한 바 있다.
당시 권익위는 불투명한 자회사 임원 선임이 특혜 시비를 낳고 자질과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의 선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개모집을 원칙으로 하고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익위 권고가 법률이나 강행규정은 아니다. 공개모집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장 대표 선임이 위법하거나 특정 인사가 내정됐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현재까지 김중헌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이 장 대표를 직접 추천하거나 심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자료도 확인되지 않았다. 재단은 김 이사장이 후보 추천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며 임원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결정한 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쟁점은 규정 위반 여부보다 공개모집을 추천 방식으로 바꾼 이유와 후보군 구성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됐는지에 있다.
태권도진흥재단은 문체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공공기관이고, 태권도원은 재단이 전액 출자한 자회사다. 재단과 자회사의 자율적인 인사권을 인정하더라도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인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체부는 이번 선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공개모집이 생략된 이유와 후보 발굴 경로에 대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자회사 자율 결정으로만 선을 긋는다면 주무부처의 관리·감독 책임을 소극적으로 해석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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