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을 앞둔 수험생에게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치르는 일은 적지 않은 부담이다. 수능 준비가 한창인 시기에 대학별 논술까지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 관리가 쉽지 않고, 별도의 논술 준비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는 학생도 많다.
연세대, 서울시립대, 홍익대, 성신여대, 가톨릭대 등 수능 이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을 지원했다면 이제 남은 기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논술전형은 교과 성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학생의 독해력과 사고력, 논리적 표현 능력을 별도의 시험을 통해 평가한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대입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논술 준비를 반드시 장기간의 사교육과 동일시할 필요는 없다. 대학들이 기출문제와 출제 의도, 채점 기준, 예시 답안 등을 상당 부분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7주 동안 해야 할 공부를 단계별로 나누고 꾸준히 반복한다면 혼자서도 기본적인 실전 대비 체계를 만들 수 있다.
1~2주 차, 먼저 ‘잘 쓰는 법’보다 ‘정확히 읽는 법’을 익혀야
논술 공부를 시작한 학생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처음부터 완성된 답안을 쓰려고 하는 것이다. 인문논술에서 우선 필요한 것은 화려한 문장력이 아니라 제시문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읽고, 서로 다른 주장과 근거를 구분하는 능력이다.
첫 2주는 지원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와 논술 가이드북, 기출문제를 찾아보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것이 좋다.
특히 문제를 풀기 전에 대학이 공개한 출제 의도와 채점 기준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떤 대학은 요약 능력을 중요하게 보고, 어떤 대학은 제시문 비교와 비판, 자료 해석 능력에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둘 수 있기 때문이다.
기출문제 한 세트를 무작정 푸는 것보다 제시문별 핵심 문장을 표시하고, 한 문단을 한두 문장으로 줄여보는 연습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을 읽은 뒤 핵심 주장과 근거를 짧게 정리하는 훈련을 병행하면 수능과 논술 공부를 따로 떼어놓지 않아도 된다.
3~5주 차, 답안 작성보다 ‘생각의 설계도’를 만드는 훈련
기본적인 독해가 익숙해졌다면 3주 차부터는 제시문을 답안으로 바꾸는 훈련으로 넘어가야 한다.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원고지나 답안지를 가득 채우는 일이 아니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제시문별 핵심어를 뽑은 뒤 이를 어떤 순서로 연결할 것인지 개요를 작성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우선이다.
예를 들어 비교형 문제라면 ‘공통점-차이점-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구분하고, 비판형 문제라면 ‘상대 주장의 핵심-문제점-비판의 근거’가 무엇인지 먼저 적어본다. 자료 해석 문제가 포함됐다면 수치나 도표를 단순히 옮겨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자료가 어느 주장을 뒷받침하는지 연결해야 한다.
하루 한 문제를 모두 쓰기 어렵다면 제시문 두세 개를 읽고 20~30분 동안 개요만 만드는 훈련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답안을 쓰기 전에 무엇을 말할 것인지부터 정리하는 습관이 생긴다.
결국 논술에서 요구하는 것은 글을 길게 쓰는 능력이 아니라 **문제를 읽고, 필요한 정보를 골라내고, 그것을 논리적인 순서로 재구성하는 능력**이다.
6~7주 차, 이제 시간 안에 끝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지막 2주는 공부의 성격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가 독해와 논리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이때부터는 실제 시험장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답안을 완성하는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주말에는 지원 대학의 기출문제를 실제 시험시간과 동일하게 맞춰 풀어보는 것이 좋다. 휴대전화나 참고자료를 보지 않고, 실제 답안지와 비슷한 환경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작성해야 자신의 시간 배분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시험이 끝났다고 연습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작성한 답안을 대학이 공개한 예시 답안이나 채점 기준과 비교하면서 ‘제시문의 핵심을 빠뜨리지 않았는지’, ‘문제에서 요구하지 않은 내용을 장황하게 쓰지는 않았는지’, ‘주장과 근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를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이른바 ‘자기 첨삭’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지만 같은 기준으로 여러 답안을 반복해서 점검하다 보면 자주 범하는 실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문장이 지나치게 길거나, 근거 없이 자신의 의견부터 쓰거나, 문제의 일부만 답하는 습관도 이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다.
혼자 준비하더라도 ‘피드백’까지 혼자 감당할 필요는 없다
독학에서 가장 부족하기 쉬운 부분은 자료가 아니라 피드백이다. 자신이 쓴 글의 문제점을 스스로 발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주변의 공교육 자원을 활용해 보완할 수 있다.
EBS에서 제공하는 논술 관련 강좌와 대학별 기출문제 해설 자료를 활용하면 기본적인 논술 유형과 접근법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 학교에서도 국어나 사회 교과 교사에게 자신이 작성한 답안의 논리적 비약이나 제시문 이해가 적절한지 조언을 구할 수 있다.
교사에게 답안 전체의 첨삭을 요구하기보다 “이 문단에서 제시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제 주장과 근거가 연결되는지”처럼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편이 학생에게도 도움이 된다. 결국 다른 사람에게 답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고 과정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확인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7주 논술 준비는 독해, 개요 작성, 실전 답안, 자기 첨삭, 외부 피드백이 차례로 이어지는 하나의 과정이다. 각각을 별개의 공부로 생각할 필요가 없다.
논술이 마지막에 묻는 것은 ‘어떻게 생각했는가’
논술은 암기해 둔 문장을 얼마나 그럴듯하게 옮겨 적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 아니다. 주어진 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구분하며, 자신의 판단을 근거와 함께 제한된 분량 안에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그래서 논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도 ‘모범답안을 외우면 된다’는 생각이다. 같은 주제를 다룬 문제라도 제시문과 질문이 달라지면 답안의 논리 역시 달라져야 한다.
7주라는 시간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만들 만큼 긴 기간은 아니다. 그렇다고 처음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도 아니다.
처음 2주는 정확하게 읽고, 다음 3주는 생각의 구조를 만들며, 마지막 2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그것을 글로 완성하는 훈련에 집중해 보자. 여기에 자기 첨삭과 교사의 피드백을 더한다면 혼자 준비하는 학생도 자신의 약점을 하나씩 고쳐나갈 수 있다.
논술 준비의 진짜 성과는 몇 개의 모범 문장을 외우는 데 있지 않다.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읽고 스스로 질문하며, 자신의 생각을 근거와 함께 정리하는 힘을 기르는 데 있다.
그 힘은 논술 시험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험생이 스스로 읽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 그것이 7주 동안 펜을 놓지 않아야 할 가장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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