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교(전교 오관석)가 1962년 발생한 ‘8·28 수해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위령행사에 올해도 참여하며 지역사회의 아픔을 함께했다.
올해 위령제는 당초 여순10·19평화공원(옛 장대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오랜 가뭄 끝에 비가 내리면서 문화공간 ‘소리골 남도’에서 실내 행사로 진행됐다. 오후에 이어진 동천문화제는 팔마체육관에서 열렸다.
순천의 8·28 수해 참사는 1962년 8월 27일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이어진 집중호우로 발생했다. 당시 순천시 서면 동천 상류의 산정저수지와 향동 옥천 상류의 와룡저수지가 붕괴하면서 동천 제방이 무너졌고, 순천 시가지의 약 3분의 2가 물에 잠겼다.
이 재해로 가옥 731동이 전파되고 469동이 반파됐으며, 716동이 침수됐다. 인명피해도 컸다. 224명이 목숨을 잃고 13,964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면서 순천 지역의 대표적인 수해 참사로 기록됐다.
당시 정부는 수재민을 위한 주택단지 2곳을 건설하는 등 복구사업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순천 시가지 구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위령비도 옛 동순천역 입구 동천 제방에 세워졌다.
지역 차원의 추모행사는 2008년 11월 문화공간 ‘소리골 남도’가 위령제와 문화행사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듬해인 2009년부터 ‘8·28 가신 이 위령제 및 동천문화제’가 열리기 시작했고, 순천향교 유림들도 지역사회의 아픔을 함께 나눈다는 뜻에서 위령제 봉행에 참여해 왔다.
이날 1부 위령제는 개회사와 국민의례, 내빈 소개, 경과보고에 이어 순천향교의 전통 제례, 분향·헌화, 추모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순천시의회 최미희·김재진·강희강 의원과 김미란 순천시 문화예술과장, 김준희 태백산맥문학기행 단장, 오관석 순천향교 전교를 비롯한 지역 유림 등이 참석했다.
순천향교는 최성지 원임 유도회장을 초헌관으로 분정하고 조연원 장의와 소리골 남도 배양순 이사장 등이 헌관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남상현 유림이 집례를 맡았으며, 대축 유형천, 집사 이용우, 봉로·봉작 문병빈, 봉향·전작 송기숙, 사세·사준 이정례 유림 등이 제례 절차를 맡았다.
행사장 동쪽 중앙에는 제상을 마련하고 ‘8·28 가신 이 신위(神位)’라고 적은 위패를 모셨다. 소리골 남도가 준비한 제수를 순천향교 유림들이 전통 예법에 따라 진설한 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제례를 봉행했다.
순천향교의 제례가 끝난 뒤에는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 공연이 이어졌고, 참석자들은 차례로 분향과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순천시의원들과 김미란 문화예술과장의 인사말에 이어 참석자들이 음식을 나누며 위령제의 의미를 되새겼다.
배양순 소리골 남도 이사장은 “순천 위령제를 준비하는 동안 접한 네팔 참사 소식에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옛 동순천역 입구에 있는 8·28 희생자 위령탑을 시민들이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옮기고, 수해 참사 유족 모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관석 순천향교 전교는 “지역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순천향교가 일찍부터 위령제에 참여해 왔다”며 “진혼의 마음까지 담아 동천문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소리골 남도의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수해의 기억을 지역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3월 순천고등학교 동편 수해 복구 주택단지인 순천 C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면서 옛 조산원으로 사용됐던 우석1길 17 건물을 ‘수해전시작은도서관’으로 조성했다.
도서관 한쪽에는 1962년 당시 피해 상황과 복구 과정을 담은 글과 기록사진, 영상 자료가 전시돼 있다. 6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순천향교와 지역사회가 이어가는 위령제는 자연재해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지역의 아픈 역사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추모의 자리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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