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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특별법, 9월 정기국회 분수령…충청권 넘어 전국 연대 “연내 제정”

국회서 1,000여 명 범국민 결의…입법공청회 거쳐 법안소위·병합심사 앞둬
세종 행정수도 법적 지위 명문화 요구…“충청권 아닌 대한민국 국가운영체계 문제”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구글 검색에서 유교신문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20년 넘게 이어져 온 세종 행정수도 논의가 다시 국회로 향했다.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국회 세종의사당, 대통령 세종집무실 등 행정수도를 구성할 물리적 기반이 하나씩 갖춰지는 가운데, 세종을 법률상 행정수도로 명확히 규정하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충청권을 넘어 전국 지방의회와 시민사회로 확산하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와 ‘행정수도 특별법 연내 제정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범국민 결의대회를 열고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을 처리해 줄 것을 국회에 요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조상호 세종시장과 충청권 시·도지사, 시·도의회 의장, 강준현·김종민·황운하 의원을 비롯한 국회의원, 전국 지방의회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13일 세종에서 범국민대책위가 출범한 데 이어 국회 앞에서 정치권과 지방정부, 시민사회의 요구를 하나로 모은 것이다.

 

결의대회에서 반복해서 나온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행정수도 완성을 세종이나 충청권에 대한 지역 지원책으로 볼 것이 아니라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운영체계 개편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대책위원회 황지환 상임대표는 행사 시작부터 “단순히 하나의 법안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며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살고 대한민국 어디에서 태어나고 살아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행정수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같은 요구의 배경에는 20여 년에 걸친 행정수도 추진 과정이 자리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된 신행정수도 건설은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이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방향을 바꿨다. 이후 다수의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으로 이전했고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세종지방법원 설치를 위한 법적 기반도 단계적으로 마련됐다.

 

행정 기능은 세종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정작 세종을 ‘행정수도’라고 규정하는 법적 지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결의대회를 관통한 핵심 주장이다.

 

현재 관련 법안은 선언적 요구를 넘어 국회 심사 단계에 들어서 있다.

 

 

강준현 의원은 현장에서 지난 20여 년간의 추진 과정과 현재 국회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행정수도 관련 특별법들이 발의된 뒤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정부 입장을 반영한 법안이 마련됐고,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야 간사가 함께 참여하는 법안 발의로 이어졌다.

 

이어 올해 5월 국토교통위원회 입법공청회까지 마치면서 법안은 법안소위 심사를 앞두게 됐다.

 

강 의원은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공청회 결과를 토대로 관련 법안에 대한 병합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법안소위와 상임위를 넘어 본회의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여 년 동안 이어온 행정수도 완성의 마지막 퍼즐은 세종에 행정수도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하나로 조정하고 여야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느냐가 행정수도 논의의 다음 관문이 된 셈이다.

 

충청권 광역단체장들도 행정수도 문제를 지역 간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가균형성장의 문제로 꺼내 들었다.

 

신용한 충북지사는 행정수도 완성과 함께 청주공항과 KTX 오송역이 국토 중심 교통망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세종과 충청권이 함께 국가의 새로운 성장축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역시 세종의 행정수도 완성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로 규정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이 처리될 수 있도록 충청권이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종완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한발 더 나아가 수도권 집중과 지역소멸의 구조를 행정수도 문제와 직접 연결했다.

 

홍 부지사는 “수도권에 사람과 일자리, 기업과 자원이 지나치게 집중되면 지방의 성장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세종은 이미 수많은 중앙행정기관이 자리 잡은 대한민국의 행정 중심지인 만큼 이제 현실에 걸맞은 법적·제도적 기반을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수도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고 국회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국가 주요 기능의 분산을 뒷받침할 제도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의대회가 충청권 내부 행사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전국 지방의회와 수도권 지방의회 인사들이 참석하면서 행정수도 논의의 외연을 전국으로 넓히려는 움직임이 확인됐다.

 

남종섭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은 “행정수도 완성은 충청권 발전에만 머무는 과제가 아니다”며 “수도권은 경제와 산업의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세종과 충청권은 국가 행정의 중심으로 역할을 다하면서 지방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드는 것이 국가균형발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충북·충남·대전 지방의회도 특별법 제정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과정에서 행정수도 문제를 수도권과 지방의 대립 구도로 접근하기보다 기능을 분산하고 지역별 성장 기반을 만드는 국가 차원의 재편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표현도 나왔다.

 

김종민 의원은 행정수도를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움직일 ‘방아쇠’에 비유했다. 수도권 과밀과 지방소멸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관과 기업, 대학과 인구가 전국으로 분산돼야 하고 그 출발점 역할을 행정수도 완성이 해야 한다는 취지다.

 

황운하 의원은 국회와 대통령실의 완전한 이전을 뒷받침하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행정수도특별법의 조속한 입법을 요구했다. 특히 2004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제기돼 온 법적 논쟁에 대해서도 국회가 입법을 통해 다시 판단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행정수도 완성을 정치권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지형일 대한민국 주민자치협의회장은 수도권 집중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하며 지역소멸을 넘어 국가 지속가능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주민자치 조직도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위한 연대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윤희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행정수도 문제가 “세종시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시민들의 문제”라며 지역분권과 균형발전, 시민주권과 주민자치라는 관점에서 행정수도 논의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사무총장은 특별법의 성패를 정치인들의 약속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시민들이 국회의 입법 과정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법안 처리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행정수도 논의가 정치권의 선언에서 끝나지 않도록 시민사회가 입법 과정을 감시하고 견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행사의 마지막에 나선 조상호 세종시장도 행정수도 문제를 세종의 지역 발전 문제로 한정하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조 시장은 “행정수도는 세종이 잘살자거나 충청도가 나아지자는 제안이 아니다”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수도특별법이 제정되는 그 순간까지 세종시민과 충청인,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행사 말미 공동행동 선언문을 낭독하고 9월 1일 개회하는 정기국회에서 행정수도특별법을 제정해 세종의 행정수도 지위를 법률에 명확히 규정할 것을 요구했다.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전국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확대하고 국회를 상대로 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20여 년 전 신행정수도 구상에서 출발한 세종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거쳐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까지 국가 기능을 하나씩 끌어안고 있다. 이제 논의의 무게중심은 시설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서 세종의 법적 지위를 어떻게 규정하고 국가 기능을 어디까지 이전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오는 정기국회에서 예정된 법안소위와 관련 법안 병합심사는 그 방향을 결정할 첫 관문이다. 충청권의 오랜 요구가 전국적인 국가균형발전 논의로 확장된 만큼, 행정수도 문제를 실제 법률로 완성할 수 있을지는 결국 국회의 입법과 여야 합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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