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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의 溫故而知新】 시기(猜忌)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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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으로 불리는 한나라 여태후, TV의 역사 드라마 단골인 조선 왕실의 연산군, 장희빈 등은 왕과 권력을 둘러싼 왕비들의 시기와 질투, 견제와 투쟁이 배경이었다. 임진왜란의 패장 원균 역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지나친 시기심이 비극적 결론의 발단이었다. 그러나 그들만 탓할 일이 아닌 것이 사람은 누구나 시기와 질투의 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재명 정부의 갑작스러운 중폭 개각으로 장관 후보자들이 발표되자 각각의 적합성 여부를 두고 여론마당이 시끌벅적하다. 그중 가장 관심이 뜨거운 후보는 단연 만 서른여섯 살의 국회의원으로서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이다. 앞 문장을 보면 ‘국회의원, 장관, 원내대표’ 등 고위 직책이 무려 세 개나 들어 있다. 더구나 장관에는 ‘지금까지 최연소’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평생에 걸쳐 죽을 애를 써도 셋 중 하나에 오르는 것마저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처지가 대부분인데 대체 어떤 운을 타고나면 저렇게나 출세가 가능한지, 정신마저 혼미하다. 그렇지만 로마제국을 이끌었던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 등 장군, 집정관, 황제들은 대부분 이삼십 대 젊은 나이에 지도자 반열에 올랐고, 조선의 풍운아 남이 장군도 스물여덟 살에 국방부 장관(병조판서)에 올랐으니 국리민복 태평성대를 이룰 능력이 중요하지 나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만, 옛말에 이르길 인생삼고(人生三苦) 중 하나가 소년등과(少年登科)라 했으니 이후의 전개를 지켜볼 밖에!

 

현역 정치인 중 소년등과의 예를 들라면 한둘이 아니겠지만 단연 김두관 전 의원을 꼽겠다. 그의 첫 관직은 스물아홉 살 때 고향인 경상남도 남해에서 선출됐던 이장이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과거 시골 마을의 이장은 나름대로 상당한 권력가(?)였고, 당선 역시 ‘선거 중에 가장 어려운 선거가 아버지, 할아버지 때 있었던 일까지 삼대를 설득해야 겨우 한 표를 얻는 이장 선거’라는 게 대선만 빼고 모든 선거를 다 겪은 김두관만이 할 수 있는 통찰이었다. 뒤이어 그는 서른여섯 살에 최연소 남해군수에 당선됐고, 마흔네 살에 행정자치부(현재 행정안전부) 장관이 되면서 또 최연소 장관이란 꼬리표를 달았다. 이후 경남도지사에 당선되자 여세를 몰아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으나 실패해 소년등과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후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현재는 무관으로 ‘대단히 겸손하게’ 백의종군하며 권토중래를 노리는 중이다.

 

그런데 소년등과가 왜 고(苦)일까? 생물종으로서 인류의 본성은 욕망이라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어쩌면 당연한 사회적 현상이다. 용혜인 장관 후보에 대한 유난한 시시비비로 나라가 떠들썩한 것에는 너무 이른 나이에 너무 잘 나가는 소년등과에 대한 시기심과 견제가 한몫하는 것은 분명한데 이를 탓할 수는 없다. 시기와 질투, 견제와 투쟁은 어느 사회에나 있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니까. 중요한 것은 당사자가 소년등과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일이다. 어떻게? 첫째는 ‘겸손’이다. 모자란 것은 참아도 버릇없는 것은 참지 못하는 국민의 속성에 철저하게 복종해야 한다. 공자께서 벌써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말씀하셨던 것도 다 이런 까닭이었다. 남보다 빨리 더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목에 힘주고, 수시로 가재미 눈을 떴다가 ‘어린놈의 자석이’란 함정에 빠지면 추락은 순식간이다. 둘째는 실력이다. 장관과 국회의원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다. 그것도 연습이 아니라 실전이다. 나이 어린 사람도 얼마든지 장관을 할 수는 있지만 대신 나이 어리다고 무능을 봐줄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 고로, 용혜인 후보는 탁월한 실력 발휘로 나와 같은 소인배의 비합리적 시기와 질투를 일거에 제압해주길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선 국회의 전문성 보강을 위해 존재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은 사퇴해야 도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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