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가 입소 장애인 사망사건이 발생한 장애인거주시설 ‘예가원’에 대해 행정처분과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관내 장애인거주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특별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시는 사고 이후 예가원을 두 차례 특별점검해 시설장의 복무위반과 소속 직원에 대한 부당지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과정에서 시설 운영 법인에 시설장 인사조치를 공식 요구 '확인된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지난 달 30일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시설장이 입소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사정이 확인되면 형사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예가원은 국비 70%, 도비 4.5%, 시비 25.5%의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장애인거주시설이다. 성남시는 사회복지사업법과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매년 지도·점검과 보조금 정산검사, 상·하반기 시설물 안전점검 등을 실시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건은 지난 7월 21일 발생했다. 예가원 입소자 한 명이 시설 소속 사회복지사에게 폭행을 당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일 만에 숨졌다. 해당 사회복지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 송치됐으며 현재 시설에서 해고된 상태다.
본지는 지난 8월 28일 이 사건을 단독 보도하며 예가원의 이용자 보호체계와 성남시의 관리·감독 책임을 지적한 바 있다.
성남시가 이후 실시한 특별점검에서는 시설장의 근무 이탈 정황이 드러났다. 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시설장은 연가 등 별도의 복무처리를 하지 않은 채 개인 병원 검진을 받기 위해 시설 종사자를 대동하고 자리를 비웠다.
시는 이를 시설장의 복무위반이자 소속 직원에 대한 부당지시로 판단했다. 시설 측에는 시설장 인사조치를 요구했으며, 확인된 위반 사항을 토대로 행정처분 절차를 밟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설장이 입소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사정이 확인되면 형사고발에도 나설 방침”이라 전하기도 했다.
특별점검을 통해 시설장의 근무 이탈 정황은 확인됐지만 사고 당일 시설 내부의 지휘·보고체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추가로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피해자의 이상 상태를 처음 확인한 시점과 119 신고 및 병원 이송 과정, 시설장의 사고 인지·보고 시점도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성남시는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관내 장애인거주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특별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단은 시설 운영과 종사자 복무, 이용자 보호체계 등 운영 실태 전반을 살필 예정이다.
이용인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1대1 면담도 실시한다. 서류 확인만으로 드러나기 어려운 인권침해와 부당한 시설 운영, 내부 신고체계의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전수조사에서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항이 발견되면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설 관리·감독과 인권 보호체계를 강화하는 재발방지 종합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은 기존 인권실태 조사와 정기점검이 현장의 위험을 찾아낼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됐는지에도 의문을 남겼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3월 시와 분당경찰서, 성남시장애인권리증진센터가 함께 실시한 예가원 입소자·종사자 대상 인권실태 조사에서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과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합동 인권실태 조사는 매년 상·하반기에 실시되고 있다.
인권실태 조사에서 ‘특이사항 없음’이라는 결과가 나온 지 4개월 만에 입소자가 시설 종사자의 폭행으로 숨졌다. 기존 조사가 시설 내부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성남시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뿐 아니라 기존 조사에서 위험 요인을 발견하지 못한 원인과 점검 방식의 한계도 함께 밝혀야 한다. 기존 방식을 되풀이하는 조사만으로는 시설 내부의 인권침해를 조기에 발견하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어렵다.
성남시 관계자는 “입소자 사망사고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사실관계 확인과 책임 소재 규명, 시설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과 형사고발 등 가능한 모든 행정적·법적 조치를 취하고, 관내 장애인거주시설 전수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통해 장애인의 인권과 안전을 더욱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성남시의 행정처분 검토와 전수조사는 책임 규명의 시작이다. 시설장의 복무위반과 부당지시 정황이 확인된 만큼 사고 당일 지휘·보고체계와 이용자 보호조치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반복된 지도·점검에도 참사를 막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까지 규명해야 한다.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이 폭행을 당해 숨졌다. 성남시는 전수조사 실시 자체를 대책으로 내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책임자 조치와 점검체계 개선 결과를 구체적인 자료로 공개해야 한다.








1
2
3
4
5
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