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난 뒤 꿈을 떠올리면 사람도, 장소도, 사건도 어느새 흐릿해진다. 분명 무엇인가를 보았지만 손에 잡히지 않은 채 사라지는 꿈의 잔상을 하미옥 작가는 사진으로 붙잡았다.
루시다 갤러리는 9월 3일부터 13일까지 하미옥 작가의 개인전 《꿈에(In a Dream)》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꿈속에 남은 무의식의 흔적을 추적하고 이를 사진예술로 확장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이번 작업은 하 작가가 2025년 첫 사진전 《영화상상전_비닐하우스 태우기》에서 선보인 꿈 작업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반복되던 꿈을 작품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일종의 치유를 경험한 작가는 이를 계기로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7개월 동안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꿈을 기록했다.
전시는 파편적이고 비논리적인 꿈의 장면을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하 작가는 카를 융(Carl Jung)의 분석심리학을 바탕으로 꿈속에 반복해 나타나는 원형과 상징을 추적하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작품에는 의식과 무의식을 통합하고 마음의 중심인 ‘자기(Self)’에 다가가려는 작가의 여정이 담겼다. 꿈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과정은 내면의 균형을 찾아가는 정신적 성장의 기록이기도 하다.
하 작가는 꿈이라는 비이성적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포토몽타주와 초현실주의적 연출 방식을 활용했다. 아이디어를 스케치한 뒤 작품에 필요한 요소를 직접 촬영하고 디지털로 합성하는 과정을 거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꿈속 장면을 하나의 이미지로 완성했다.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적 표현과 에릭 요한슨의 작업 방식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은 익숙한 현실의 요소를 낯선 방식으로 결합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흐려진 화면은 관람객에게 자신의 기억과 무의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하 작가는 “꿈은 기억하는지와 관계없이 매일 찾아와 우리의 생각과 경험을 원형과 상징으로 드러내고 삶의 균형을 잡아준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이 자신의 무의식과 내면세계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현실에서 본 듯하면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낯선 장면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그것이 작가의 꿈인지, 자신의 기억 어딘가에 남아 있던 장면인지 경계는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꿈에》가 던지는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우리는 과연 깨어 있을 때만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가?
작가와의 대화는 9월 9일 오후 6시에 열린다. 전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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