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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 제43회 순천팔마문화제 마무리…‘말 여덟 필’에 담긴 청렴 되새겨

순천향교, 유복 입고 청렴 선언 동참…최석 부사가 끊어낸 관행을 오늘의 공직윤리로 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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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남문터광장과 문화의 거리 일원에서 열린 ‘제43회 순천팔마문화제’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올해 문화제는 ‘팔마정신, 울림에서 이음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고려시대 관리 최석이 부당한 관행을 거부하며 보여준 청렴의 정신을 문화예술로 풀어내고, 그 가치를 오늘의 시민사회와 공직사회로 잇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팔마’는 한자로 여덟 팔(八), 말 마(馬)를 쓴다. 팔마정신의 유래는 고려 충렬왕 때인 13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승평부로 불렸던 순천에서는 부사가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지역 주민들이 말 여덟 필을 바치는 관행이 있었다. 1278년 승평부사로 부임한 최석도 1281년 임기를 마치고 개경으로 돌아가면서 관례에 따라 말 여덟 필을 받았다.

 

최석은 개경에 도착한 뒤 받은 말 여덟 필을 모두 순천으로 돌려보냈다. 여기에 재임 기간 자신의 암말이 낳은 망아지 한 필까지 보태 모두 아홉 필을 보냈다.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것을 취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이를 계기로 퇴임하는 수령에게 말을 바치던 폐습이 사라졌고, 지역 주민들은 최석의 청렴한 행적을 기리기 위해 ‘팔마비’를 세웠다. 팔마비는 우리나라 지방관의 선정과 청덕을 기리는 이른 시기의 송덕비라는 점에서도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의 팔마비는 정유재란 때 훼손된 비를 1617년 순천부사 이수광이 다시 세운 것이다. 앞면의 ‘八馬碑’ 세 글자는 원진해가 썼으며, 뒷면 비문은 이수광이 짓고 김현성이 썼다.

 

팔마비는 2021년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팔마비를 조선시대 기록유산인 금석각류로 분류하고 있으며, 순천시 중앙로 95에 자리하고 있다. 

 

올해 문화제에서는 이러한 팔마정신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역사와 문화예술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행사장에서는 역사 토크콘서트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현한 최석 부사 영상, 원도심 미션투어 ‘팔마씨를 찾아라’, 심야영화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순천시는 팔마정신을 현대적인 문화 콘텐츠로 풀어내 기존 역사문화제의 무거운 이미지를 덜고,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팔마의 가치와 의미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예술인의 참여도 확대됐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축제 무대를 채웠고, 취타대와 길놀이가 거리 곳곳에서 펼쳐져 시민과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주말의 광장’ 행사와 연계해 문화의 거리에서 남문터광장과 황금로패션거리까지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갔다. 시민과 관광객들이 원도심 곳곳을 걸으며 공연을 관람하고 체험에 참여하도록 축제 공간을 넓혔다.

 

순천향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막식 직전 팔마비 앞에서 열린 청렴 선언문 낭독에 참여했다. 향교 관계자들은 유복을 갖춰 입고 청렴 선언에 동참하며 팔마정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순천향교의 참여는 팔마정신이 유교에서 중시하는 청렴과 염치, 공직자의 책임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유교에서 청렴은 개인의 검소함에 그치지 않고 공적인 권한을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관리의 기본 덕목으로 여겨졌다.

 

최석이 돌려보낸 것은 말 여덟 필만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잘못된 관행을 거부함으로써 백성에게 부담을 지우던 폐습까지 끊어냈다. 팔마정신이 오늘날에도 공직윤리의 상징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순천에서는 팔마비의 뜻을 계승하기 위해 시장과 시의원 등 지역 공직자들이 임기를 시작하기 전 청렴을 다짐해 왔다. 팔마문화제 역시 한 관리의 청렴한 행적을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고, 공직자가 지켜야 할 책임과 시민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는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문화제는 700여 년 전 말 여덟 필을 돌려보낸 한 관리의 선택을 오늘의 언어와 문화예술로 다시 풀어냈다. ‘울림에서 이음으로’라는 주제처럼 과거의 청렴 정신을 시민의 삶과 공직사회의 실천으로 연결하는 것이 팔마문화제가 남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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