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과 함께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명절로 인식되는 추석을 열흘 정도 앞둔 시점에서 차례와 여행 대신 휴식과 휴일을 생각하는 경향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78년 창립된 이후 한국 최고의 여론조사기관으로 자리 잡으며 각종 결과물을 발표해 온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는 지난 9월 4일부터 9월 7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방법을 통해 파악한 ‘2026년 추석 명절 모임 및 일정 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 따르면 먼저 ‘이번 추석 연휴에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날 예정이 있는가’에 대해 63%의 응답자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혀 지난해 추석(68%)보다 5%포인트, 지난 설(70%)보다 7%포인트 줄어든 수치를 나타냈다.
23%는 ‘만나지 않을 예정’이라 했고, 14%는 ‘따로 사는 가족이 없다’고 했는데 특히 18-29세는 ‘따로 사는 가족이 없다’는 답변이 전 세대 중 가장 높은 29%에 달하여 가족과 함께 사는 비율이 높은 만큼 따로 만날 가족 자체가 적은 것이 당연한 데다가 최근 확산되는 비혼·미혼주의 경향 및 높은 집값·생활비 등으로 인해 부모 집에 함께 거주하는 흐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혼인 상태와 관련하여 기혼 응답자의 ‘만날 예정’ 수치가 73%에 달하여 미혼 49%보다 월등히 높은 점에서 명절에 양가 어른 및 가족을 만나려는 것에 훨씬 적극적임도 확인됐다.
‘따로 사는 친척과 만날 예정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47%는 만날 예정, 47%는 만나지 않을 예정, 6%는 따로 사는 친척이 없음에 답했는데 각각 50%에 달했던 지난해 추석과 지난 설에 비해 3%씩 낮아진 수치이다.
기혼 응답자의 53%, 18-29세의 55%가 ‘만날 예정’이라고 한 반면에 미혼 응답자의 51%, 30대의 64%는 ‘만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함으로써 미혼인 30대가 여기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흐름임을 나타냈다.
‘친구나 지인을 만날 예정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42%의 응답자가 ‘만날 예정’이라고 함으로써 지난해 추석 및 지난 설에 비해 무려 10%나 큰 폭으로 감소했다.
남성 46%, 60대 49%, 미혼 46%로 각각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여성(38%), 40대(33%), 기혼(40%)은 낮았는데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예정된 이번 추석 연휴가 주말까지 포함되어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짐에 따라 가족 외의 만남의 폭을 줄이려는 모습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하여 예정된 연휴가 끝나는 9월 28일(월)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여 하루 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으나 정부, 여당 차원의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봐서 실행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전통명절인 만큼 ‘차례나 제사를 지낼 예정인가’의 질문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는데 지난 해 추석과 지난 설에 비해 5%나 줄어든 30%의 응답자만이 ‘지낼 예정’임을 밝혀 관련 조사상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그동안의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차례나 제사를 지내겠다’는 응답은 2025년 설 40%, 지난해 추석과 지난 설 각 35%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위원장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가 여러 단계의 준비를 거쳐 지난 2022년 9월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주요 언론사 기자, 유림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국민 차례 간소화 기자회견-차례상 표준화 방안’을 발표할 당시부터 언급한 것처럼 일반 국민들의 명절 차례·제사 진행 비율은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점점 낮아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
세대, 성별, 혼인 여부, 종교 등에 상관없이 거의 비슷하게 전개되는 이런 흐름은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는 것은 상놈이나 하는 것이다’라는 인식이 매우 강했던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랐던 지금의 중·장년 이상의 세대에게는 당혹감으로 다가오는 한편으로 자녀 및 자녀의 배우자들과의 꾸준한 대화와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하는 하나의 숙제이기도 하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차례 간소화에 대해 발표하며 여론의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을 때에 일부 유림 및 기성 세대의 반발도 있었으나 최영갑 위원장은 “이것은 어디까지나 권고안이고 옛날의 가정의례준칙처럼 강제적인 처벌 조항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가족끼리 잘 논의하여 각자의 상황에 맞게 해나가길 바란다. 유교전통문화를 지키려는 성향이 강한 유림들도 가족들과 협의하여 진행하되 조상들께서 차례와 제사 등을 강조한 이유 중의 큰 부분이 가족 사이의 화합이므로 여기에 유념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반적인 물가 상승의 흐름 속에서 30만 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추석 명절 음식 준비와 관련하여 ‘차례·제사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이들 중에서 52%는 ‘대부분 직접 만들겠다’, 42%는 ‘일부는 직접 만들고, 일부는 사거나 주문하겠다’, 6%는 ‘대부분 사거나 주문하겠다’고 답했으며 여성(56%), 60세 이상(59%), 월평균 가구소득 300-600만원(57%), 기혼(54%)가 여기에 호응했다.
‘성묘·벌초를 하거나 납골당 방문 계획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45%가 ‘할 예정’, 43%가 ‘하지 않을 예정’, 12%가 ‘묘소·납골당이 없음’으로 답했는데 지난해 추석의 50%보다 5%가 줄고, 지난 설의 39%보다는 6%가 높음으로써 비교적 날씨가 괜찮은 추석 명절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가족을 방문하는 움직임이 강화됨을 알 수 있었다.
남성 47%, 60대 56%, 월평균 가구소득 300-600만원 50%, 기혼 54%가 ‘할 예정’이라고 함으로써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흐름과 일맥상통한다.
예전과 달리 개인의 시간 및 휴식의 기간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점점 강화되는 속에서 ‘국내·해외 여행 예정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13%가 ‘여행 갈 예정’, 87%는 ‘여행 계획 없음’이라고 답하여 예상 밖의 결과를 나타냈다.
‘여행 갈 예정’ 답변이 지난해 추석(29%)보다는 16%나 줄고, 지난 설(14%)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남성 16%, 60대 19%, 월평균 가구소득 600만원 이상 19%, 기혼 17%가 응답했고 18-29세 95%, 미혼 92%는 ‘여행 계획 없음’을 밝혀 추석 명절을 휴식, 휴가의 시기로 생각하는 미혼 청년층의 시각이 강하게 표출됐다.
‘이번 추석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에 대해 ‘가족, 친지와 화합’이 45%,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이 43%,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휴일’이라는 응답이 37%로 나타났는데 특히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휴일’이라는 응답이 1년 전 추석보다 5%포인트나 늘어나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전통문화 및 풍습 체험’이 지난해 추석 9%에서 지금은 11%로, ‘나의 정체성과 뿌리 확인’이 지난해 추석 7%에서 지금 8%로 조금 늘어나긴 했으나 여성은 ‘육체적 피곤함’과 ‘정신적 스트레스’, 남성은 ‘사회적 관계 유지기간’, 60대 이상과 기혼은 ‘가족·친지와의 화합과 조상 추모’, 2·30대 및 미혼·임금근로자·고소득층은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높은데서 알 수 있듯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의 추석 명절은 다양한 생각들이 부딪히는 현실이자 파편화된 사회 구조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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